서 론
고래류를 포함한 해양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종 보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2006년에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또한 2023년 12월 일부가 개정되어 해양수산부는 관련 법에 근거해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는 종, 학술적 경제적 가치가 높은 종, 국제적으로 보호 가치가 높은 종을 기준으로 고래류 15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2011~2017년 국내 연안 고래류의 혼획 특성을 살펴보면, 약 12,000마리의 고래류가 혼획된 것을 알 수 있다(Lee et al., 2018). 주로 혼획된 고래류는 상괭이, 참돌고래, 밍크고래, 낫돌고래로 각 고래 종별 혼획 특성이 상이하게 나타났다. 특히 상괭이(Neophocaena asiaeorientalis)는 전체 고래류 혼획의 67.6%를 차지하는 매우 높은 비율을 보였다(Lee et al., 2018).
상괭이(Neophocaena asiaeorientalis)는 우리나라 연안 해역뿐만이 아니라 일본 연안, 대만, 중국, 보르네오, 수마트라, 싱가폴 등 아시아에 서식하며 국제적으로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 남해 연안과 동해 남부 일원에서도 관찰되며 특히 서해에서는 수심이 낮기 때문에 비교적 먼바다에서 발견된 바가 있다(Sohn et al., 2012). 개체수 또한 서해에만 36,000마리에 달해 한반도에서 가장 풍부한 고래류로 알려져 있다(Park et al., 2007). 최근 어업활동에 의한 혼획, 연안개발과 환경오염에 의한 서식지 훼손 등으로 상괭이 개체수가 2004년에 36,000여 마리에서 2016년에는 17,000여 마리로 급감하였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100여 마리의 상괭이가 폐사하였으며, 이 중 혼획으로 인한 폐사는 총 4,545마리(연평균 909마리)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2016년 상괭이를 해양 보호 생물로 지정하고 2019년에는 경남 고성군 하이면 주변 해역을 국내 최초의 상괭이 해양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으나 여전히 각종 어구에 의한 혼획이 문제되고 있으며, 서해 안강망에 의한 혼획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NFRDI, 2008). 혼획된 상괭이의 위 내용물을 분석하여 상괭이의 주요 먹이가 새우류 및 소형 어류임을 밝혔는데, 혼획 개체수가 증가하는 4~6월에 먹이를 따라 이동하던 상괭이가 안강망에 혼획되는 것으로 보인다(Park et al., 2011). 남해안에 분포하는 상괭이는 주로 섬 주변과 내만에서 발견되며 대체로 수심이 낮은 해역에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다. 남해안 동부 해역에서는 통영 앞바다, 거제도 및 욕지도 주변 해역에서 다수가 관찰되었으나 남해서부 해역에는 거의 나타나 있지 않아 혼획 및 좌초(표류)가 거의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Choi et al., 2010). 상괭이가 혼획된 어구는 안강망 외에도 저인망, 자망, 선망, 연승, 정치망으로 다양한 어업활동에서 혼획되고 있으며, 혼획저감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Kim et al., 2013;Cha et al., 2015;Lee et al., 2021;Choi et al., 2023;Kim and Kim, 2023).
전 세계 수역에서 상괭이의 혼획저감을 위하여 핑거(pinger), 음향 경고 또는 접근 억제 장치(Acoustic alerting or deterrent devices)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실용성과 효과가 다수의 연구에서 입증된 바가 있다 (FAO, 2018;2019;2021). 하지만, 핑거와 음향 경고장치의 억제 효과(혼획저감)는 장치의 유형과 배치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 어구에 음향 장치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수백에서 수천 달러의 비용이 들며, 이는 일부 어업에서는 충당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또한 최신 모델을 제외한 모든 기종은 유지 관리에 추가 비용이 상당히 소요된다. 예를 들어, 장치 한 개의 비용이 대략 미화 100~1,000 달러이며 일부 배터리의 수명은 2년 이상이지만, 음향 발생 횟수가 많아지면 수명이 짧아진다(Dawson et al., 2013). 자망은 그물줄을 따라 다양한 간격(50 m 간격 등)으로 여러 개의 핑거를 설치해야 하므로 어업인은 다수의 핑거가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으로 상괭이 종에 대한 시계열 및 공간적인 분포 특성, 먹이 생물 및 해양 환경과의 상호 관련성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한 핑거의 국산화 연구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우선적으로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서식하는 상괭이 종의 출몰 및 음향 특성을 분석하여 한국형 핑거 및 음향 경고 시스템의 개발 및 활용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현장조사
남해안 상괭이의 음향 특성 조사는 경남 하동시 중평항에 위치한 가두리 양식장에서 2023년 7월 8일부터 8월 16일까지 수중청음기(F-POD, Chelonia Limited, UK)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Fig. 1). 맞춤형으로 제작한 고정틀 안에 수중청음기를 넣고 볼트를 사용하여 단단히 고정한 후, 수중청음기에서 1 m 아래쪽에 6 kg의 납 4개를 연결하여 총 24 kg의 무게추를 연결하였다. 때문에, 조류나 외압에 의해 장비가 흔들리거나 기울어지는 것을 방지하였다. 수중청음기는 조사에 사용한 가두리 양식장의 가운데(34°57'39"N, 127°54'36"E)에 위치시켰다.
목시조사는 8월 14~16일까지 수행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목시조사 첫째 날인 8월 14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둘째 날과 마지막 날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관측하였다. 목시조사자 3명(Fig. 1의 1, 2, 3)은 26.4 m의 가두리 양식장에서 목시관측 간격을 8.5 m 간격을 둔 목시조사 지점을 정하여 목시조사를 수행하였다. 이 해역의 수심은 약 25 m이었다. 목시조사 지점에서 거리를 가늠할 수 있는 부표나 어떠한 해상 구조물이 존재하지 않아 관측자로부터 가장 가까운 섬인 장구섬과의 거리가 약 996 m인 것을 감안하여 상괭이를 계수 하였다. 또한 두 번째 목시조사자의 지점, 즉 가두리 양식장의 가운데를 중심으로 상괭이가 출몰하는 방향을 왼쪽(연안 쪽)과 오른쪽(보다 외해 쪽)으로 구분하여 관찰하였다. 관측자 옆에 삼각대를 이용하여 고프로를 설치하여 목시조사 전 기간 중 관측된 상괭이를 촬영하고자 하였으며 고프로 이외에도 휴대폰으로 영상과 사진을 촬영하였다. 다소 먼 거리의 상괭이는 수시로 망원경 을 사용하여 관측하였다. 따라서, 상괭이가 출몰하는 시간에 따른 개체수, 방향, 거리를 기록하였다.
데이터 처리
수록한 수중청음기의 원 데이터는 분석 프로그램 (F-POD software, Chelonia Limited, UK)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 사용한 F-POD 수중청음기는 디지털 시간 영역 파형 분석을 사용하여 20~160 kHz의 주파수 범위 내에서 5 μs 해상도 및 8비트 강도로 클릭음을 탐지하고, 클릭 및 클릭 배열(click train)의 매개변수(클릭 이벤트, 발생시간, 지속시간(5 ㎲ 분해능), 강도, 클릭의 주파수 및 대역폭 등)를 저장한다(F-POD, 2023). 이 분석 프로그램에 내재되어 있는 기능인 KERNO classifier (ver. 1, F-POD software, Chelonia Limited, UK)을 이용하여, 4개의 그룹으로 분류하였다: NBHF (narrow band high frequency, porpoise), Other cetacean (dolphin), Boat sonars (boat noise), Unclassified clicks. 또한 품질 보증(Quality assurance)을 위하여 Quality filter (high, moderate, low, doubtful)에서 High, moderate 만 사용하였다. 상괭이의 클릭음은 협대역의 고주파수(NBHF)로 주로 130 kHz 중심주파수의 특징을 가지고 돌고래류는 상괭이와 유사한 주파수대와 약간 낮은 주파수를 포함하고 광대역의 짧은 클릭음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adegaard et al., 2015;Wei et al., 2019;Choi et al., 2021). KERNO classifier는 클릭음의 중심주파수, 클릭수, 진폭 등의 개별 클릭음 뿐만 아니라, 트레인 내의 클릭 수, 평균 진폭 등의 정보를 이용하여 4가지 그룹으로 분류한다(Fig. 2). 상괭이 클릭음 추출에 관련된 매개변수에 관한 설명은 Table 1에 표시하였다. 상괭이는 클릭음의 주파수 범위가 일반적으로 110~155 kHz이고, 클릭음의 주기(cycle)수는 보편적으로 8~12개이며 클릭음의 대역폭이 좁은 특징을 가진다. 다수의 클릭음을 트레인이라고 명칭하고 트레인 내의 클릭음은 일정한 간격으로 연속적으로 나타내는 일관성(coherence)을 가진다. 최종적으로, 초당 클릭수, 트레인의 총 지속시간, 음향 활동 수준에 대한 일반화된 측정지표 1시간(DPM) 혹은 10분(DP10M)을 기준으로 탐지된 클릭음의 지속시간을 분으로 표기)를 엑스포트하여 결과를 시각화하였다. 또한, 결과로 도출된 상괭이 클릭음의 주파수와 클릭음을 구성하는 정현파(cycle)의 수를 근거로 1개의 클릭음의 평균 길이(duration)를 식(1)과 같이 구할 수 있다. 상괭이 음향 특성으로 주파수, 클릭음의 정현파의 개수와 평균 길이를 제시하였다.
목시조사와 목시관측 조사 기간의 상괭이 클릭수의 상관관계는 SPSS Statistics 프로그램(ver. 27, IBM, USA)을 이용하여 살펴보았다. 데이터가 비모수이므로 Spearman 순위 상관관계를 이용하였고 목시조사 기간에서 시간별로 클릭수와 목시 관측 계수를 정리하여 비교하였다.
결과 및 고찰
남해안 음향조사 기간(7월 8일~8월 16일) 동안의 하동 중평항의 일몰, 일출 시간의 평균값은 5시 33분, 19시 33분이었다. 목시조사 기간의 평균 일출, 일몰 시각은 각각 5시 47분, 일몰 오후 19시 17분이었다(Badatime, 2023). 목시조사 기간 동안 평균 풍속은 1.0 m/s이며 평균 보퍼트 풍력 계급은 1.7이었다(KMA, 2023). 수중청 음기를 이용하여 데이터가 기록된 시간을 합하면 24일 4시간 14분이었다. 남해안 음향조사 기간 동안 탐지양 성분(Detection Positive Minutes, DPM), DP10M, 클릭 수(Number of clicks), 트레인 총 지속시간(Train duration total)은 Fig. 3에 나타내었다. DPM(탐지양성분)은 한 시간에 한 번이라도 클릭음이 탐지된 분(minute)은 양성분으로 간주하고 계산한 값이다. DPM은 조사 기간 동안의 평균값은 36.9분이다. 즉, 조사 기간 동안 60분 중에 약 37분은 상괭이 클릭음이 탐지되었다는 의미이다. DPM은 7월 8일부터 7월 28일까지는 비슷한 값을 보이다가 7월 29일에 큰 폭으로 감소하고 다시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8월 11일에 최댓값(55분)을 기록한 후 8월 15일까지 27.3분으로 감소한 후 증가하였다. 조사기간 중 최소 DPM은 8월 1일에 20.9분이었다. DP10M의 조사 기간 동안의 평균값은 4.8분이었다. DP10M은 10분 동안에 몇 분의 상괭이 클릭음이 탐지되는가의 척도이다. DP10M는 7월 24일과 8월 11일에 최 댓값(6분)을 기록하였다. 7월 24일 이후 서서히 감소하다가 7월 29일에 큰 폭으로 감소(3.5분)한 후 증감을 반복하였다. 8월 7일(3.4분) 이후에 서서히 증가하다 8월 11일 최댓값에 도달하고 이후 서서히 감소하다가 8월 14일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였다. 클릭수는 한 시간 단위로 추출하였는데 1시간 평균 클릭수는 11,282개, 1분 단위로는 188개, 1초 단위는 3.1개를 보였다. 조사 시작 후 서서히 증가하는 폭을 보이다 7월 15일에 최댓 값(18,924개)을 기록하였고, 증감을 반복하다 7월 29일에 매우 낮은 값(4,180개)을 기록하였다. 8월 8일 최젓값(3,888개)을 보이다가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후 하락폭을 보이다 8월 16일에 두 번째로 큰 값(18,562개)이 관찰되었다. 트레인 총 지속시간(Total train duration, 단위: ms)은 조사 기간 동안 평균 1시간 당 317,441 ms, 1분 당 5,290 ms, 1초 당 88 ms를 보였다. 조사 시작 후 증감을 반복하다 7월 29일 큰 폭으로 감소(175,287.6 ms) 한 후 작은 증감을 보이다 8월 10일에 큰 폭으로 증가하고 8월 11일에 최댓값(506,647.8 ms)을 기록한 후 서서히 감소하다 8월 15일에 큰 폭(488,104.5 ms)으로 증가하였다. 음향조사 기간 동안의 DPM(분), DP10M(분), 클릭수(개), 트레인 총 지속시간(ms)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각각 36.9±13.8, 4.8±1.2, 11,284.1±6, 128.2, 317,454.3±178,475.2이었다.
음향 경고 시스템의 개발 시 위협음의 지속시간을 결정할 때, DPM의 결과를 활용하면 유용하다. 예를 들어, DP10M의 평균이 4.8분인데, 위협음의 지속시간을 10분 간격으로 5분은 발사하고 다른 5분은 휴지하는 것으로 설정할 수 있다. 다수의 음파를 사용하여 위협음을 생성할 경우, 분당 트레인 총 지속시간(1분에 5.2초)을 토대로 개발하면 효율적일 것이다. 클릭수의 높음은 개체수 분포가 높음을 표시하는 간접적인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7월 16일과 26일, 8월 12일과 16일에 높은 클릭수를 보이고 있다(Fig. 3). 이 연구의 조사 설계로는 이들 날짜에 보다 많은 상괭이 개체수가 출현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위하여 상괭이의 분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적인 요소(수온, 염분 등), 먹이 생물과의 관계(어류와 플랑트톤 등의 서식 유무) 및 주변 인위적인 요소(가두리 양식장에서의 활동)과 통합하여 보다 정밀한 조사가 수행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일출과 일몰을 기준으로 일주기별로 음향조사 기간 동안 상괭이 음특성(DPM, DP10M, 클릭수, 트레인 총 지속시간)을 Fig. 4에 나타내었다. DPM은 일출부터 큰 폭(49.7분)으로 증가하였다가 오전 7시에 최댓값(53.2분)을 기록한 후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일몰 이후에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낮과 밤 동안 DPM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각각 46±17, 24±20분으로, 낮 동안 상괭이 클릭음이 밤보다 높으며 그 편차도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DP10M도 DPM과 같이 일출과 일몰 부근에 두 개의 정점이 보이지만, DPM에 비해 그 정점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낮과 밤 동안 DP10M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각각 5.5±1.2, 3.8±2.2분이다. 클릭수는 일출부터 매우 큰 폭(20,003개)으로 증가하여 6시에 최댓값(21,581개)이 관찰되었다. 그 후 정오 12시까지 서서히 하락한 후 다시 증가하여 일몰에 두 번째 정점이 보이고 감소하였다. 클릭수가 가장 적은 시간대는 0~3시 사이로 2,501, 1,743, 3,284개로 나타났다. 낮과 밤 동안 클릭수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각각 15,159±10,664, 5,835±7,412 개로, 낮 동안의 클릭수가 밤 보다 약 2.6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트레인 총 지속시간도 일출(559,694 ms)부터 급격하게 증가하여 최댓값(606,811 ms)은 오전 7시에 관찰되었다. 오전 9시부터 서서히 감소한 후 정오 이후부터 조금씩 증가하는 폭을 보이다 일몰 후부터 다시 감소하였다. 낮과 밤 동안 트레인 총 지속시간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각각 435,765±300,770, 151,180±191,769 ms으로 낮 동안 트레인 지속시간이 2.9배 더 긴 것을 알 수 있었다. 클릭수가 많으면 다수의 클릭음으로 구성된 트레인도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음향경보시스템을 개발할 때 하루 중 클릭수가 높게 분포하는 오전 5~8 시와 오후 4~7시의 시간대에 더 집중적으로 위협음을 방사하는 시간대로 설정하여 활용할 수 있다.
목시조사 기간(8월 14~16일) 동안 관찰된 상괭이 수를 시간별로 나타내었다(Fig. 5). 8월 14일에는 오전 11시에 상괭이 5마리, 11시 15분에 1마리만 발견되고 이외의 시간대에는 발견이 되지 않았다. 8월 15일과 8월 16일에는 많은 수의 상괭이가 관측되었다. 8월 15일 8시 15분에 30마리로 가장 많은 수를 관측했고, 그다음으로는 8시 45분에 29마리를 관측하였다. 10시에 한 마리 관측 후 상괭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8월 16일은 오전 8시 30분에 37마리, 오전 9시 30분에 44마리로 두 개의 정점을 볼 수 있다. 목시조사 기간 전체를 종합하면 8시 15분, 8시 45분, 9시 30분에 약 60마리가 관측되었다. 단일로 가장 많이 발견된 시간대는 8월 16일 오전 9시 30분~9시 45분 사이로 약 45마리가 관측되었다. 8월 16일에 DPM의 두 번째 피크와 일치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Fig. 3). 총 관찰된 상괭이 수는 430마리이었다. 거리별로 상괭이 수는 대부분이 50 m 이내로 관측되었다. 평균적으로 10 m 이내 발견되는 상괭이 수가 220마리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8월 16일 10 m 이내 관측된 상괭이의 수가 145마리로 가장 많이 관측되었다. 거리가 멀수록 탐지된 상괭이 수가 적어지는 것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거리별(10, 20, 50, 100 m) 탐지된 상괭이 수의 총합은 220, 113, 81, 16마리이었다. 방향별 발견된 상괭이 수는 관측자 2를 기준으로 우측에서 발견된 상괭이의 수(252마리)가 좌측에서 발견된 상괭이의 수(178마리)보다 2배 이상 많았으며 이것은 관측자 1의 방향은 중평항 방향으로 닫힌 쪽이고 관측자 3의 방향은 먼바다로 열려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단일 수중청음기를 사용하여 상괭이의 상세한 공간적인 분포를 파악할 수 없는 단점이 있는데, 다수의 수중청음기를 사용하여 보다 상세한 상괭이의 공간적인 분포를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외에도 해면 상태 또한 상괭이 관측에 매우 중요한 요건으로 비교적 잔잔한 8월 15일과 달리 마지막 날인 8월 16일에는 물결 없는 해면상태(평균 풍속 1 m/s, 보퍼트 풍력계급 1.7)에서 목시조사를 진행하여 목시조사 기간 중 발견한 상괭이 중 절반가량 이상을 관측할 수 있었다. 다만 3일간의 목시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상괭이 숫자는 정확한 거리 측정이 상당히 어려운 점과 관측자 1과 2, 그리고 2와 3이 중복으로 계수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정성적인 관점에서 데이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목시조사 기간 동안 관찰된 상괭이의 사진은 Fig. 6에 나타내었다.
목시조사 기간 동안인 8월 14~16일 동안의 상괭이 음 특성은 Fig. 7에 표시하였다. DPM는 03시부터 10시까지 높은 값(50~60분)을 기록한 후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다 14시 이후 점차 증가하는 형태를 보였다. 목시조사 3일 동안 가장 높은 DPM (약 60분)을 보이는 시간은 5~8시까지임을 확인하였다. 8월 15일은 정오 12시에 다른 날에 비해 가장 낮은 DPM (0분)을 보였으나, 15시 이후 높은 값(약 57분)을 보였다. 목시조사 결과인 14일이 가장 저조한 상괭이 탐지 수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DP10M는 3일 동안 3시부터 9시까지 높은 값(약 6분)을 기록한 후 하락하였다가 15시부터 증가하며 비슷한 값 (약 6분)을 유지하였다. 10분 동안에 최댓값 6분을 기록한 시간은 매우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클릭수는 03시 이후부터 08시까지 높은 값(40,000~50,000개)을 기록하다 09시 이후 점차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05~08시에 매우 높은 클릭수가 집중적으로 관찰되었다. 15시 이후 부터 점차 증가하다 18시 이후 하락하는 값(0~10,000개)을 기록하였다. 최대 클릭수는 16일 50,121개이었다. 일몰 전후의 정점보다 일출 부근의 정점이 월등히 정점 수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트레인 총 지속시간의 결과는 클릭수와 매우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목시조사의 상괭이 관찰 수와 음향조사의 상괭이 클릭음 수를 비교하면 이른 오전이 더 많은 상괭이 수가 관찰되고 상괭이 클릭음도 탐지되며 10시 이후로는 관찰 수와 클릭음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Spearman 상관분석을 통해 클릭음과 목시조사의 관측 계수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였다. 클릭음과 목시 조사 계수 간의 매우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rs=0.927, n=13, p=0.000). 이 연구에서의 목시조사에서는 상괭이만이 관측되었으며, 타 해양포유류는 관측되지 않았다. 상괭이의 클릭음의 일반적인 주파수 범위 110~155 kHz에 중첩되는 해양포유류는 세계 여러 해역에 존재한다. 앞서 소개한 Dawson et al. (2013)의 리뷰 논문과 FAO (2018)에 다양한 주파수를 방사하는 해양포 유류를 소개하였다. 우리나라 해역에 서식하는 상괭이 종과 유사한 주파수대를 사용하는 해양포유류는 전 세계 여러 해역에 분포하지만, 이 연구의 조사해역에서 활동하는 어업인들의 의견에 따르면 다른 해양포유류는 거의 서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이 연구조사 해역과 매우 유사한 위치(34°57.739′N, 127°54.703′E)에서 2020년 2월, 6월, 11월에 수중청음기를 이용한 음향조사와 2월과 11월에 목시조사를 수행한 결과, 상괭이 외에 다른 종은 탐지되지 않았다고 보고되었다(Choi et al., 2021). 해양포 유류의 정량적인 조사(density 혹은 abundance) 및 생태행 동연구를 수행할 경우, 종 식별이 매우 중요하다. 타 해역에서는 새우의 클릭음 혹은 해저질의 움직임(sediment movement)이 수중청음기에 녹음되지만 그 음 특성을 파악하여 구분하고 있다(Yoon et al., 2021).
한편, 상괭이의 음향특성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클릭음의 주파수 모드(Frequency mode)는 126 kHz이었으며 112~136 kHz에 집중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괭이 음의 주파수 범위(125~135 kHz)내에 포함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Li et al., 2007;Fang et al., 2015). 클릭음의 지속시간(duration, 한 개 클릭음의 길이)은 127 ㎲, 클릭음 내의 정현파(cycle)수는 약 16개이며 따라서 클릭음 내 주기 길이는 약 7.9 ㎲이었다. Dawson et al. (2013)는 자망에서 사용하는 각종 핑거를 리뷰한 논문에서 핑거의 주파수, 지속시간, 간격(주기)을 토대로 정리하였다. 음향경고시스템가 우리나라 자망 어업에서 해양포유류 혼획저감의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보고된 바도 있다(Choi et al., 2023).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상괭이에 위협음을 방사할 수 있는 한국형 음향경고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이 연구에서 도출된 상괭이 음향 특성(주파수, 지속시간, 주기길이) 이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추가로, F-POD 내부에 각도 센서가 장착되어 있는데, 음향조사 기간 동안 수록한 각도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1.8±0.4°이었다. 대단히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수록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남해안 하동 해역에서 수중청음기와 목시조사를 활용하여 상괭이의 클릭음이 봄, 겨울, 가을 순으로 관찰되었고, 음향 자료로부터의 클릭수와 목시 조사의 관찰된 수와 선형관계를 보였으며, 주간이 야간보다 상괭이 클릭음 수가 뚜렷하게 높은 경향을 보였다(Choi et al., 2021). 이 일주기 특징은 이 연구가 여름에 수행되었으나 유사한 결과(밤보다 낮 동안 클릭수가 높은 것, F ig. 4 )를 보여주었다. 한편, 상괭이에 위성추적 장치를 부착하여 이동 경로에 따른 표층 수온 범위를 관찰하였고, 가을철 상괭이는 주로 따뜻한 해역을 찾아 이동한다고 알려져 있다(Park et al., 2018). 하지만, 상괭이 종의 음향 특성을 사계절에 걸쳐서 광범위한 분포 및 행동 특징을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상괭이가 분포하는 중국과 일본에서의 연구를 살펴보면, 양쯔강 상괭이(Neophocaena asiaeorientalis asiaeorientalis)를 대상으로 현재까지 육안 계수 방법에 의존해 왔지만 Tang et al. (2019)은 환경 유전자 (Environmental DNA)를 사용하여 보다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음향과 시각조사에 따른 상괭이 특징을 도출하였는데, 추후 우리나라에서도 환경 DNA를 해양포유류 관련 연구에 도입하여 전통적인 방법과 비교하여 그 실효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양쯔강 상류측에 위치한 Yichang시(0 km)에서 부터 Shaghai까지의 광범위한 거리(1767 km)에서 A-tags (ML200- AS2, Marine Micro Technology, Saitama, Japan) 수중청음기를 견인하여 상괭이의 분포를 음향적으로 조사하고, 목시조사도 병행하여 조사하였다. 음향과 목시조사는 매우 유사한 경향을 보였으며 중간 지점(600~1100 km)에 높은 분포를 보였다(Zhao et al., 2013). 이 연구에서의 음향, 목시조사의 높은 상관관계와 유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중청음기를 고정하여 사용한 것은 다수 있으나, 견인하여 조사한 바는 없다. 항공 목시조사 방법으로 보다 넓은 해역을 빠른 시간에 수행한 연구(일본 Omura bay; Yoshida et al., 1998과 일본내해; Shirakihara et al., 2006)가 있다. 상괭이가 해안선에서 1.85 km 이내의 연안에 더 자주 발견되었는데, 이 연구에서 연안 쪽에서 더 많은 상괭이가 관측된 결과(Fig. 5)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양쯔강과 포양호(Poyang lake)의 합류점 부근에 평균적으로 상괭이의 40% 이상이 어류가 있을 때 탐지되었으며 어류가 없을 때는 20% 미만으로 탐지되었다(Kimura et al., 2011). 이 연구는 수중청음기(A-tag)와 상업용 어군탐지기를 사용하였다. 앞서 설명한 상괭이 클릭수가 높은 구간(일수)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먹이 생물과의 관계를 살펴 보아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위의 연구를 토대로 중국, 우리나라, 일본에 서식하는 상괭이 종은 매우 비슷한 주파수 범위를 가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향후, 앞서 언급한 연구조사방법과 같이 어군탐지기(과학용 어군탐지기가 더 정확하고 신뢰성있는 정보를 제공함)와 수중청음기를 사용하여 상괭이 출현 빈도와 음향 특성, 그리고 이들 먹이 생물과의 관련성을 조사하는 것은 중요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상괭이 종에 대한 시계열 및 공간적인 분포 특성, 먹이 생물 및 해양 환경과의 상호 관련성을 정량적으로 파악하여 상괭이 종에 대한 종합적인 서식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는 의미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상괭이 서식 해역인 중국 양쯔강과 일본해역에서의 상괭이 음향 및 분포 특징을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상괭이 특징과 비교 분석하는 협업 연구도 필요하다.
결 론
우리나라 남해안(하동 중평항)에서 실시한 패시브 음향조사와 목시조사를 통해 상괭이 종의 출몰관 음향 특징의 기초 자료를 제시하였다. 조사 기간(2023년 7월 8일~8월 16일, 40일) 동안 상괭이 클릭수는 7월 15일, 7월 25일, 8월 16일에 정점을 보였다. 7월 15일에 최댓값(18,924개)을 기록하였고, 8월 8일 최젓값(3,888개)을 보였다. 탐지양성분(DPM)은 7월 8일부터 30~50분 사이에서 비교적 일정한 값을 유지하다가 7월 29일 최젓값(21분)을 기록하고 점차 증가하여 8월 11일 최댓값(55분)을 기록하였다. 남해안 상괭이의 일주기(하루 시간) 동안 음 특성을 살펴보면 05:00~08:00에 DPM, DP10M 과 클릭음 수의 정점이 보이고, 17:00~18:00에 두 번째 정점이 관찰되었다. 가장 조용한 시간대는 23:00~02:00 임을 알 수 있다. 클릭수는 일출부터 매우 큰 폭(20,003개)으로 증가하여 6시에 최댓값(21,581개)이 관찰되었다. 그 후 정오 12시까지 서서히 하락한 후 다시 증가하여 일몰에 두 번째 정점이 보이고 감소하였다. 상괭이 클릭음의 주파수 모드는 126 kHz이고 112~136 kHz에 집중적으로 분포하였다. 클릭음의 지속시간은 127 ㎲, 클릭음 내의 정현파(cycle)수는 약 16개, 클릭음 내 주기 길이는 약 7.9 ㎲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 남해 안에서 서식하는 상괭이의 음향 특성을 분석하여 한국형 핑거 및 음향 경고 시스템의 개발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