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남극해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풍부한 해역으로 다양한 유기체가 서식하고 있으며, 남극에 서식하는 생 물 자원은 무한한 생태적 가치와 과학적 중요성을 가지 고 있다(Kim, 2017). 특히, 해양보호구역(Marine Protected Areas, MPAs)으로 지정된 남극 로스해는 남극에서 생산 성이 가장 높고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해역 으로 생태, 환경, 연구적인 측면에서 중요한해역이다 (Davis et al., 2017). 남극 로스해에 서식하는 남극 은암 치(Pleuragramma antarcticum)는 현존량이 많고 넓은 해역에 분포하여 고래, 코끼리 물범, 물개, 펭귄과 같은 남극에 서식하는 대부분에 상위포식자의 먹이가 되며, 최하위 피식자인 남극 크릴을 먹이로 하여 로스해 해역 의 먹이사슬에서 상위 포식자와 크릴을 연결하는 중요 한 역할을 가진다(La Mesa et al., 2004;La Mesa et al., 2010;Sutton and Horn, 2011). 따라서, 로스해의 해양생 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남극 은암치의 생물 분포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해양생물의 현존량을 추정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 이 있지만, 남극 로스해와 같이 조사를 할 수 있는 시간 이 제한된 해역에서는 단기간에 넓은 해역의 현존량을 추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남극과 같이 어획이 관리 되는 해역에서는 트롤 조사와 같은 방법으로 현존량을 추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음향기법을 이용하여 대상 어종의 현존량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수집된 체적산란강도(Volume backscattering strength, Sv)와 대상어종의 음향후방산란강도(Target strength, TS)로 나누면 쉽게 산정할 수 있다. 하지만 해양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분포하기 때문에 먼저 대상 어종을 식별하여 신호를 분리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대상어종의 신호를 분리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하나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시간변량역치법(Time varied threshold, TVT)과 두 개의 주파수 이상을 사용하는 주파수차법(Mean volume backscattering strength, MVBS)이 있다. 남극 로스해는 남극 은암치와 아이스크릴, 남극크릴이 혼재하는 해역 으로 남극 은암치의 에코신호를 정교하게 분리하기 위 하여 주파수차법을 이용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주파수차법 이용하여 남극 로스해에 서식하는 남극 은 암치의 수직 분포와 수평 분포를 파악하였다.
재료 및 방법
조사해역 및 자료수집
본 조사는 2018년 2월 16일부터 3월 10일까지, 2018 년 12월 21일부터 2019년 1월 18일까지 남극 케이프 할렛 인근 해역에서 아라온호(R/V, 7,507G/T)를 이용하 여 2회 수행되었다. 음향조사 정선은 6개이었고, 음향데 이터는 선속을 약 7~10 knots로 유지하면서 수집하였다 (Fig. 1).
본 조사에 사용된 음향장비는 아라온호에 설치된 Split- Beam 방식의 과학어군탐지기(EK60, Simrad, Norway) 를 이용하였으며, DGPS (Differential Global Positioning System) 수신기를 이용하여 연속적으로 위치정보를 수 신하여 함께 수록하였다. 주파수 120, 200 kHz에 대한 음향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음향자료는 후처리분석 소프트웨어(Echoview Version 9.0, Echoview Software Pty Ltd, Australi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음향자료 분석
잡음제거
과학어군탐지기를 이용하여 수집된 음향자료 내에는 다양한 음향 잡음이 포함되어 정상적인 에코 신호에 손 실을 일으킨다. 본 조사가 이루어진 남극 케이프 할렛 인근 해역은 수심이 깊어 수집된 음향자료에는 배경잡음 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또한 항해하는 과정에서 선내의 각종 전기장비에 의한 전기적 잡음, 다른 선박에 설치된 음향장비의 간섭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임펄스 잡음이 포 함되어 있었다(Fig. 2). 잡음은 아래와 같은 방법을 이용 하여 제거되었다. 배경 잡음은 다른 잡음에 비하여 음향 강도가 비교적 강하게 나타난다. 배경 잡음(Background Noise)은 지정영역의 데이터표본에 인위적인 잡음을 감 하였을 때의 SNR (Signal To Ratio) 값이 역치값 δ보다 큰 경우, 이 데이터표본의 값이 – 999 dB로 환산되어 제 거되며, 이 방법을 TVT (Time varied Threshold)라고 한 다(Table 1).
전기적 잡음(Transient Noise)은 규칙적으로 이슬비가 내리는 형태가 그 특징이다(Ryan et al., 2015). 전기적 잡음의 제거 방법은 데이터 샘플을 수평방향으로 7 ping 정도의 범위를 설정하여 지정 영역의 중앙 데이터 샘플 에 그 영역의 중위값을 감했을 때, 그 값이 역치값보다 큰 경우 제거된다(Table 2).
임펄스 잡음(Impulse Noise)은 불규칙적인 굵은 비가 내리는 형태가 특징이다. 임펄스 잡음은 지정영역의 중 앙 데이터 표본에 수평범위의 변동에 대한 각각의 표본 값을 뺏을 때, 그 값이 역치값보다 큰 경우 제거되며, 이 방법을 Two-sided comparison method라고 한다 (Table 3).
주파수차법을 이용한 남극 은암치의 어종 식별
해수면과 해저면에서 잡음을 제거한 후 남극 은암치 의 에코신호를 추출하기 위해 각 주파수별로 셀의 크기 (가로×세로)를 1 ping × 1 m으로 적용하여 적분하여 새 로운 에코그램을 생성했다(Fig. 3). 남극 은암치의 주파 수 차이 범위를 설정한 data range bitmap을 만들고, mask 연산자를 이용하여 이 범위에 설정된 에코신호와 주파수 120 kHz의 셀 크기와 매치되는 에코를 200 kHz 에 중첩시켜 일치하는 에코신호를 남극 은암치로 간주 하여 남극 은암치의 에코 신호를 분리했다. 주파수 차이 는 양의 값을 얻기 위하여 추출하고자 하는 대상 종의 주파수에 따른 음향후방산란강도을 비교하여 값이 크게 나타나는 주파수에서 값이 낮게 나타나는 주파수를 감한 다. 남극 은암치의 음향후방산란강도는 120 kHz에 비하 여 200 kHz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남극 은암치 에코신 호를 분리하기 위한 주파수 차이 범위는 선행논문을 참 고하여 – 1.05에서 5.22로 설정하였다(Lee et al., 2022).
결과 및 고찰
수직 분포
2018년도 2월 남극 은암치의 수직 분포 결과, 정선 1에서 최대 70 m까지 탐지되었으며, 수심 20~30 m 부근 에 주로 분포하였다. 정선 2에서는 수심 150 m 이내에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0 m 이내에서 강한 분포 가 나타났다. 정선 3에서는 주로 50~70 m에서 분포하였 다. 정선 4와 5에서는 전 수층에서 거의 탐지되지 않았 고, 정선 6에서는 200 m까지 탐지되었으며, 표층에서 강하게 분포하였다(Fig. 4). 2018년도 12월 남극 은암치 는 정선 1에서 최대 250 m까지 탐지되었으며, 수심 20~ 50 m 부근에 주로 분포하였다. 정선 2에서는 수심 150 m 이내에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0 m 이내에 서 강한 분포가 나타났다. 정선 3에서는 주로 50~70 m 에서 분포하였다. 정선 4에서는 다른 정선에 비하여 상 대적으로 약한 분포가 나타났고, 정선 5에서는 표층에서 강한 분포가 나타났다. 정선 6에서는 200 m까지 탐지되 었으며, 표층에서 강하게 분포하였다.
수직 분포 결과, 남극 로스해 해역에서 남극 은암치는 대부분 150 m 이내에 분포하였고, 주로 표층에서 강하 게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Driscoll et al. (2011)의 선행 연구에서 남극 은암치 성어는 수심 100~400 m에 서 주로 분포하였고, 치어에 경우 비교적 얕은 수심 80 m에서 주로 분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남극 은암치 치 어의 음향후방산란강도 적용하여 에코신호를 식별하였 기 때문에 수심이 깊은 곳에서 에코신호가 나타나지 않 은 것으로 판단된다.
수평 분포
남극 은암치의 수평 분포는 Fig. 5와 같이 나타났으며, 원의 색깔이 밝을수록 NASC 값이 큰 것을 의미한다.
2018년 2월 로스해 해역에서 남극 은암치의 수평 분 포는 대부분 해빙부근에서 크게 나타났고, 남극 은암치 의 정선별 평균 NASC 값은 정선 2에서 2.36 n2 /nm2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정선 5에서 0.46 n2 /nm2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정선 2와 6을 제외한 다른 정선의 평균 NASC 값은 대체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2018년 12월 로 스해 해역에서 남극 은암치의 정선별 평균 NASC 값은 정선 3에서 46.89 n2 /nm2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정 선 4에서 5.74 n2 /nm2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Fig. 5).
Vacchi et al. (2004)의 선행연구 결과, 남극 은암치는 해빙부근에서 산란하는 특성을 가지며, 특히, 조사해역 인 테라노바 인근에서 대량으로 남극 은암치의 수정란 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조사시기인 2018년 2월과 12월 에 남극 로스해의 해빙면적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 의 해당 달 가운데 가장 발달하지 못하였다(Copernicus, 2023). 특히, 12월에 비하여 2월은 해빙이 거의 발달되 지 못하였는데, 이러한 이유로 남극 은암치의 산란장 또 한 크게 발달하지 못하였으며, 따라서 남극 은암치 치어 또한 분포가 낮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Fig. 6).
결 론
본 연구는 수중음향기법을 이용하여 남극 로스해 해 역에서 남극 은암치의 수직 분포와 수평 분포를 파악하 였다. 2018년도 2월과 12월 남극 은암치의 수직 분포 결과, 최대 250 m까지 탐지되었으며 주로 표층에서 발 견되었다. 남극 은암치 수평 분포 결과, 2월은 대부분 탐지가 되지 않았으며, 12월은 2월에 비하여 상대적으 로 강한 분포가 나타났다. 남극 은암치는 해빙부근에서 분포하는 특성이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는 남극 은암치 의 산란장과 양육장이 해빙부근이기 때문으로 판단된 다. 또한, 본 연구가 이루어진 시기는 남극의 여름으로, 기온이 올라가 해빙이 녹아 발생하는 식물플랑크톤의 유입으로 인하여 남극 은암치가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본 논문은 남극 해양생태계와 남극 은암치 분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