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문어류는 대게와 더불어 경북 일원 및 강원도를 중심 으로 동해안의 주요한 어업자원 중의 하나이다. 문어류 는 연안에서 통발, 연안복합의 문어흘림낚시 및 근해통 발 등에 의해 어획되고 있으며, 이들 중에서 통발어업에 서 어획되는 생산량이 가장 많다. 동해안에서는 예부터 명절을 비롯하여 대소사에 항상 사용되는 진중한 어종 으로 명절 등 시기에 따라 어가의 변동 폭이 상당히 크다 (Lee et al., 2014).
동해안에서 어획되는 문어의 종류는 대문어(Octopus dofleini), 발문어(Octopus longispadiceus), 참문어(Octopus vularis) 등이 어획되고 있으며, 우점하는 어종은 대문어 로 상업적 가치가 상당히 높다. 문어의 어획량은 어종별 로 분류되어 집계되지 않고 있으며, 문어류로 통칭하여 통계를 수집하고 있어 정확한 대문어의 어획량은 알수 없다. 문어류에 대한 생산동향은 최근 10년간에는 약 4,000톤을 유지하며 증감을 반복하고 있으며, 최근 5년 인 2017년도에는 4,729톤으로 최고치를 나타내었으며, 2021년 4,184톤으로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 다(FIPS, 2022).
대문어는 연안 저서종으로 수심 200 m의 대륙붕 사면 까지 서식하며, 산란기가 되면 수심 50~60 m의 연안 얕은 곳으로 이동하여 암초, 자갈 등에 부착란을 산란한 후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ukuda and Yamashita, 1978;Fukuda, 1990;Fukuda, 1995;Lee et al., 2014).
문어를 대상으로 하는 통발은 여러 가지 형태로 구성 되어 있으며, 모두 그물감을 씌운 그물통발이며, 그물코 의 크기는 수산업법 시행령에서 35 mm 이하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제6조에 의해 포획금지체중을 400 g에서 600 g으로 상향 조정하 여 자원관리에 경주하고 있으며, 최소성숙체장이 6~7 kg (Lee et al., 2014)임을 고려하여 주무 부처에서는 어 린개체 보호와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하여 포획금지 체중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문어통발은 현장실태조사 결과, 현재 사용하 고 있는 그물코 크기 35 mm 통발에 어린 문어개체의 어획이 빈번하며, 그물코 크기에 대한 검토와 어린 개체 혼획저감을 위한 탈출장치의 적용이 절실히 필요한 실 정이다. 최근 통발에 있어서 탈출장치에 대한 연구는 국외 연구 자료에 의하면 통발에 Escape gap (Bain, 1967), Escape ring (Everson et al., 1992;Crous, 1976), Escape vent (Fofarty and Borden, 1980) 등을 부착하여 소형 개체의 어획을 줄이는 시험에 대해 보고한 바 있으 며, 최근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 동일한 대문어를 대상 으로 어린개체 보호를 위한 통발의 탈출링에 대한 효과 에 대한 검증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Nagano et al., 2019). 반면,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연구가 많지 않으며, Kim et al. (2010)에 의해 반구형 도화새우통발에 있어서 적정탈출구에 관한 연구와 문어통발의 그물코 크기에 대한 선택성 연구 등 일부 연구가 수행된 바 있다(Shin et al., 2008;Kwon and Kim, 2020).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동해안 대문어 자원의 관리 를 위해 어린 개체 혼획저감을 위한 통발의 탈출장치의 성능에 대해 실험적으로 고찰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로 대문어 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지속가능한 통발어업 실 현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는 그물통발에 있어서 어린 대문어의 혼획저 감을 목적으로, 크기가 다른 5종류의 원형 탈출링 (Escape ring)에 대해 탈출하는 대문어의 크기 조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수조실험을 수행하였다.
실험통발
대문어의 탈출링의 크기에 따른 탈출행동 실험은 실 험수조 주변의 움직임에 의한 대상개체의 스트레스와 통발에 있어서 그물코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하여 물이 충분히 여과될 수 있는 반구형의 플라스틱(Poly propylene 재질) 용기에 탈출링을 장착하여 사용하였다. 플라스틱 용기는 직경 60.0 cm, 높이 19.5 cm로 두 개를 상하로 결착하여 사용하였으며, 현장에서 문어 어획에 사용하 는 원통형 통발에 비해 부피가 약 80% 정도였다. 탈출링 은 밑면으로부터 약 4 cm 높이에 케이블타이로 고정하 고 충분히 실험개체의 발이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실험통발은 Fig. 1에 나타내 었다.
실험에 사용한 탈출링은 스테인레스 재질의 굵기 ϕ 5 mm, 원형으로 링의 내경(內徑)은 25 mm, 30 mm, 40 mm, 50 mm, 60 mm로 5가지의 크기를 사용하여 실험하 였다. 실험에 사용한 탈출링은 Fig. 2에 나타내었다.
실험장치 및 방법
탈출행동 실험은 2021년 5~12월 동해수산연구소 양 식기술지원센터의 순환여과식 사각수조 (300 cm × 120 cm × 60 cm, L×H×D)에서 수행하였으며, 실험수조의 수온은 13~15℃ 범위였다. 실험수조의 규모는 Fig. 3에 나타내었다.
실험은 실험개체가 입수될 때마다 수행하였으며, 입 수된 개체는 약 1주일 정도 동일 수조에서 순응한 후 실험에 사용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모든 실험개체의 제 원은 Table 1에 나타내었다.
실험에 사용한 대문어는 경북 울진 후포의 연안통발 에 어획된 개체를 사용하였으며, 체중 400 g 전후에서 5,000 g 전후로 총 28개체를 사용하여 실험하였다. 또한, 실험개체의 외투장과 외투직경은 이전 연구결과 (Nagano et al., 2019)에 의해, 체중(W, g)과 외투장(ML, cm)의 관계 식 (1)과 외투장과 외투직경(MD, mm)의 관 계 식 (2)를 사용하여 환산하여 나타내었다.
실험은 순응시킨 개체를 실험통발에 투입한 후 덮개 를 고정하고 수조내에 침지시킴과 동시에 시작하였으 며, 탈출링을 통해 탈출여부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침지기간은 2일간으로 하였으며, 2일이 되는 시점에서 탈출 가부를 판단하였다. 실험기간동안 실험실은 15 W 주광색 LED 등 1개를 연속적으로 점등한 상태에서 실 험하였다. 이전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문어는 파장이 480 nm에서 시감도가 최대가 되며, 적색광에서는 시감 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Nagano et al., 2019). 본 연구에서는 암조건과 명조건에 따른 시감도는 고려하지 않고, 침지기간동안 동일 조도의 조건을 유지하여 탈출 확률을 높였다. 또한, 실험이 끝난 후에는 2~3일 별도로 순응을 시킨 후 재실험에 사용하였으며, 5가지 탈출링에 대한 실험을 각각 수행하였다.
실험자료의 분석은 실험개체의 외투직경(MD)와 사 용한 탈출링의 내경(R)의 비(R/MD), 체중(W)를 요인으 로 하여 통계소프트웨어(SPSS, PAWStatistics 18, USA) 를 사용해서 일반화 선형모델(GLM, Generalized linear model)에 의한 Logistic 회귀분석을 수행하고, 체중과 탈 출가능한 링 크기의 관계식을 구하였다.
결과 및 고찰
어린 대문어 혼획저감을 위해 원형 탈출구의 직경 변 화에 따른 대문어 탈출 행동실험을 수조에서 수행하였 으며, 그 결과, 과거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상 대문어의 포획금지체중인 400 g과 유사한 406 g의 개체는 직경 30 mm 이상의 탈출링에서 탈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 며, 현재 포획금지체중 600 g과 유사한 체중인 592 g 개체는 직경 40 mm 이상의 탈출링에서 탈출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또한 체중이 상대적으로 큰 1,209 g의 개체 는 50 mm 이상, 실험개체 중 상대적으로 큰 개체인 2,652~4,732 g 사이의 개체들은 직경 60 mm 탈출링에 서 모두 탈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120 g 개체는 직경 60 mm 탈출링을 통과하지 못하였다. 각각의 실험 개체에 대해 탈출링 직경 변화에 따른 탈출행동 실험결 과는 Table 2에 나타내었다.
한편, 그물코의 내경 35 mm는 그물코 내주(內週)가 그물코 내경의 2배로 약 70 mm이고, 원의 직경으로 환 산하면 약 22 mm임을 알 수 있다. 본 실험의 결과에서, 가장 작은 체중인 406 g 개체는 직경 25 mm 원형 탈출 구, 즉 원주로부터 그물코 내경으로 환산하면 39 mm가 되며, 그물코 크기로 환산하였을 때 39 mm 그물코는 탈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수조실험에서 대문어는 실험시작 직후부터 1일 이내 에 탈출하는 개체가 대부분이었지만 탈출시간이 그 이 상 걸리는 개체도 있었다. 그중에서는 체중에 비해 탈출 링의 크기가 충분히 큼에도 불구하고 탈출하기까지 장 시간 소요된 경우도 있었으며, 이는 수조실험에 의한 활동성 저하, 실험통발 내에서 순응, 환경변화에 대한 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 행동의 저하가 일어났기 때문 으로 판단된다.
실험개체의 탈출과정은 처음 촉수가 있는 다리 하나 를 먼저 탈출구로 내밀어 탈출가능성을 타진하고, 순차 적으로 다리를 뺀 후 몸통이 빠져나가고, 마지막으로 머리가 빠져나가 완전히 탈출하는 과정을 보였다. 여기 서 첫 번째 다리를 내밀어 탈출공간에 대해 판단을 하고, 두 번째 다리를 내밀 때 탈출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바로 탈출을 포기하고, 모든 발을 되돌려 탈출 시도를 종료하는 형태를 대부분 나타내었다(Fig. 4).
실험개체의 외투직경(MD)과 사용한 탈출링 내경(R) 의 비(R/MD)와 탈출률에 대한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 하여 일반화 선형모델(GLM, Generalized linear model) 에 의한 Logistic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 p < 0.05보다 작았으며, R/MD 비와 탈출률에는 유의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R/MD 비가 커질수록 탈출률도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로 탈출 링의 크기를 산정할 때 체중을 충분히 고려해야함을 알 수 있었다. 일반화 선형모델에 의한 Logistic 회귀분석 결과는 Fig. 5에 나타내었다. 회귀분석 결과, 탈출률과 R/MD의 상관관계식은 식 (3)과 같이 나타났다.
여기에서 pi는 탈출률을 나타내며, R은 탈출링의 직 경, MD는 대문어의 외투장 최대직경을 나타낸다.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에서, 50% 탈출률을 나타내 는 R/MD 값은 0.520으로 나타났으며, 포획금지체중 600 g과 유사한 실험개체 592 g 대문어가 50% 탈출할 수 있는 탈출링의 크기는 약 32 mm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그물코 크기로 환산하면 약 50 mm로 추정할 수 있다. 본 실험의 결과에서는 대상 개체에 대해 탈출링의 탈출과 미탈출로 결과가 명확히 이분화 되어, 회귀분석 에서 최대우도값의 추정 등에 영향이 있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탈출링의 직경과 대문어의 탈출 가능한 크기를 실험적으로 고찰하였으며,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통발에 있어서 탈출링과 같은 탈출장치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그물코의 크기와 비교할 때 어느 쪽이 효율적인지에 대해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 한, 탈출장치의 경우 통발에 설치되는 개수에 따라서 그 성능과 효율성이 달라지므로, 현장실험과 다양 정량 적인 어획성능 실험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문어류는 습성상 구멍이나 틈새를 잘 빠져나가 므로, 그물코 크기 혹은 탈출링의 크기 변화에 따라 어획 되는 개체의 크기변화에 영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판 단된다. 따라서 대문어 뿐만 아니라 문어류 자원의 효율 적인 관리와 통발어업의 적정 관리를 위해 생태적인 특 성의 구명과 더불어 현행 그물코 규정에 대해 면밀히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며, 대문어의 포획금지체 중의 상향조정에 따른 어구의 개선에 대한 연구 또한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 론
본 연구는 그물통발에 있어서 어린 대문어의 혼획저 감을 목적으로, 크기가 다른 5종류의 원형 탈출링 (escape ring)에 대해 탈출하는 대문어의 크기 조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수조실험을 수행하였다. 실험결과, 가 장 소형인 체중 406 g의 개체는 직경 30 mm 이상의 탈출링에서 탈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포획금지 체중 600 g과 유사한 체중인 592 g 개체는 직경 40 mm 이상의 탈출링에서 탈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406 g 개체는 직경 25 mm 원형 탈출구, 즉 원주로부터 그물 코 내경으로 환산하면 39 mm가 되며, 환산한 그물코 크기 39 mm는 탈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실험개체의 외투직경(MD)과 사용한 탈출링 내경(R)의 비(R/MD)와 탈출률에 대한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하여 일반화 선형모델(GLM, Generalized linear model)에 의 한 Logistic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 p < 0.05보다 작았으 며, R/MD 비와 탈출률에는 유의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R/MD 비가 커질수록 탈출률도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에서, 50% 탈출률을 나타내는 R/MD 값은 0.520으로 나타났으 며, 포획금지체중 600 g과 유사한 실험개체 592 g 대문 어가 50% 탈출할 수 있는 탈출링의 크기는 약 32 mm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그물코 크기로 환산하면 약 50 mm 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탈출링의 직경 과 대문어의 탈출 가능한 크기를 실험적으로 고찰하였으 며,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