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오분자기(Sulculus diversicolor supertexta)는 주로 제주도 연안 및 일본 해안에 분포하 고 있으며, 종묘생산을 위한 양식방법이 많은 참전복 (Haliotis discus hannai)에 비해 오분자기에 대한 종묘생 산 기술은 부족한 실정이다(Kang et al., 2000). 제주특별 자치도(이하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에서는 수산자원 의 감소로 자원회복을 위해 오분자기의 금어기 설정(7 월 1일~8월 31일) 및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지속적인 수산종자 방류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도 특산품 종인 오분자기의 치패 종묘생산 기술을 활성화하였으 나, 마을어장에 종자 방류를 지속적으로 실시함에도 불 구하고 오분자기의 서식환경이 악화되어 생산량이 줄고 있다. 오분자기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제주도 연안 어장의 수온 상승(Seong et al., 2010)으로 인한 갯녹음 현상이 확산되면서 자원환경의 변화 및 잠 수 어업인의 과도한 어획, 자연치패의 가입량 감소 등으 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 오분자기의 연간생산량은 2009년에 약 34톤을 생산하였으나 2011년에는 약 3톤 으로 급격히 감소하였고, 이후 어획량이 2014년에 약 10톤으로 증감하다가 2018년에는 약 1톤으로 가장 낮게 보고되었다(KOSIS, 2018). 오분자기의 수요는 늘어나 고 있지만,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잠수 어업인들의 소득 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제주도 연안 오분자기 어장에서는 환경적 특성 및 생태학적 특성을 고려한 오분자기 서식기구 개발이 조업 현장에서 절실 히 요구되고 있다.
해외에서 보고한 연구의 사례에서 살펴보면 1981년 부터 일본 규슈 가고시마(Kagoshima)와 현 남쪽에 있는 다네가시마(Tanegashima)에서 오분자기 치패 방류 사 업을 하고 있다. 2005년에는 주재료가 다른 어초를 설치 하여 어초 표면에 발생된 해조류 및 오분자기 부착 수를 관찰하여 오분자기 서식장의 환경복원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기술개발의 경쟁력을 키우 고 있다(Keigo et al., 2009). 반면 국내에서는 어패류용 어초 개발에 관련된 연구가 다양하게 이루어졌지만 오 분자기 어초에 관한 선행연구는 그 수가 많지 않으며, 제주도의 오분자기 생존에 관해서는 Kim et al. (2012) 이, 패류용 인공어초를 이용한 자원조성에 관해서는 Ahn et al. (1999), Hwang et al. (2017) 등이 있을 뿐이다. 이 연구를 통하여 제주도 연안 어장에서 오분자기의 서 식지에 대한 환경적 특성을 검토하고, 이에 적합한 오분 자기의 서식기구 설계 방안을 도출하여 제주도 연안 어 장의 오분자기 서식기구 개발에 있어서 기초자료로 활 용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오분 자기의 서식기구 개발을 위한 일련의 기초적 연구로써, 1차적으로 오분자기의 방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제주도 연안 연구 어장을 중심으로 서식지에 대한 해양환경을 조사하였고, 2차적으로는 서식공간에 대한 부착 선호도 를 조사하고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를 보고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서식 해양 환경 조사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의 오분자기 종자 방류 실적의 자료(2012~2019)를 참고하여, 해양수산연구원이 지정 한 연구관리 어장의 해당 어촌계를 방문하고, 어촌계장 과 해양수산연구원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방류한 오분 자기의 서식상태 등에 대해서 설문조사와 현장 조사를 실시한 후, 이 연구에 적합한 연구 대상 어장 Fig. 1과 같이 (a) 동귀리, (b) 한수리를 선정하였다. 연구 대상 어장에서의 오분자기 서식 해양환경 조사는 2019년 7 월~2020년 3월까지 2주 단위로 YSI (HANNA, HI9829 Multiparameter)를 이용하여 수온, 염분 및 pH를 측정하 여 비교 분석하였다. 2019년 7월~2020년 1월까지 조류 가 약한 조금을 중심으로 해조류의 조성정도와 서식하 고 있는 오분자기의 치패를 파악하기 위하여 총 10차례 (회당 2시간)의 잠수 조사를 수행하고 육안관찰 및 수중 촬영 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 어장에서 오분자기가 서 식하는 지점에 길이 10 cm, 두께 1 cm의 쇠막대를 동귀 리에는 1개, 한수리에는 4개를 박아서 고정 설치하였는 데, 이곳을 조사 정점으로 하였다. 해조류 조성정도는 1 m × 1 m 방형구(Fig. 5)를 놓은 후에 수중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였으며, 해조류에 대하여 수중 촬영한 자 료를 연구 어장별로 PC 모니터의 화상에서 사진 방형구 법(Kim et al., 2011)을 이용하여 종별 피도를 측정하고 해석하였다.
서식공간에 대한 부착 선호도 조사
오분자기의 서식공간에 대한 부착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수조실험은 2020년 1~2월까지 2일 간격으로 총 10차례를 수행하였고 제주해양수산연구원 수산종묘연 구센터의 실내에서 행하였다. 실험수조(Fig. 2, A) 2개 (W820×D160×H100 cm)와 Plastic container (Fig. 2, B) 15개 (W48×D70×H32 cm)를 사용하였다. 셀터는 기존 전복류 양식에서 사용된 것 중에 각도가 다른 5가지(θ =40°,50°,60°,65°,70°)를 1조(Fig. 3, Ⅰ, ①~⑤)로 하여 총 3조(Fig. 3, Ⅰ~Ⅲ)를 준비한 뒤 서식용 Plastic container 에 각각 100미 씩 투입하여 셀터에 부착된 오분자기의 개체 수를 관찰하였다. 실험 기간 중 먹이 공급은 전복양 식표준지침서(NFRDI, 2008)를 참고하여 오분자기 종묘 생산과 동일한 방법으로 건다시마 및 염장미역을 실험 종료시까지 2일에 1회 공급하였고, 수조의 사육환경은 수온과 용존산소가 평균적으로 16.6℃, 8.73 DO로 안정 된 수질을 유지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오분자기는 셀터 1개당 100미 중 10미를 무작위로 선택하여 총 150 미에 대한 각장, 각고를 디지털 버니어 캘리퍼스(Digmatic vernier Calipers, Mitutoyo)를 이용하여 0.1 mm까지 측 정하였고, 실험에 사용된 오분자기의 평균 각장, 각고는 23.3 mm, 15.6 mm였다. 오분자기의 서식공간에 대한 부착 선호도는 육안관찰 및 촬영된 사진을 통해 데이터 를 분석하고 SPSS v.24 통계 패키지를 이용하여 일원배 치 분산분석(ANOVA)을 실시하여 오분자기의 부착 선 호도 대한 유의성을 판단하였다.
결과 및 고찰
서식 해양 환경
연구 대상 어장인 동귀리, 한수리(Fig. 1)에서는 2012 년부터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종묘 방류 사업에 참여 하여 오분자기를 생산하고 있었다. 연구 대상 어장 두 곳에서의 해양 환경 조사(수온,염분,pH)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Fig. 4에 나타냈다. 오분자기가 서식하고 있는 해역에서의 수온 측정결과 1~2월은 연중 해수온이 일반 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시기인데, 수심 2~3 m에서 12.4~13.4℃로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다. 9월은 연중 해 수온이 일반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시기인데, 수심 2~3 m에서 26.0~26.8℃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 고, 염분과 pH는 평균적으로 동귀가 30.3 psu, 8.3 pH, 한수가 30.1 psu, 8.4 pH로 나타났는데, 두 곳 모두 안정 기준치의 범위에 있었다. 그리고, pH 수치가 낮아지면 패류 등의 생물들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끼쳐 그 피해 가 크게 나타나는데, 두 연구 어장에서는 모두 8 이상의 수치를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에서 오 분자기를 해상에 방류할 때 안정 기준치는 수온 27℃ 이하, 염분 28 psu 이상에서 방류를 실시한다고 하는데, 향후 오분자기를 방류할 때 참고하여 서식기구 설치 및 오분자기 방류 적정 시기를 10월에서 11월에 맞추어 방 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사료된다.
그리고, 두 연구 어장에서 잠수 조사에 의하여 파악한 해조류의 조성정도의 결과를 Fig. 5와 Table 1에 나타냈 다. 동귀리 어장에서는 갈조류인 모자반(79.3%)이 우점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홍조류인 산호말류(17.2%)가 일부 확인되었다. 한수리어장에서는 갈조류인 모자반 (48.1%)이 우점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그 다음으로 녹 조류인 갈파래(10.4%)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동귀리 어장 에서는 패류의 주 먹이원의 군락 조성을 위해 갈조류인 모자반류를 추가적으로 설치하고 있었지만, 육상 담수 유입 및 갯녹음의 원인이 되는 산호말류가 급격히 확산 되면서 조사 시에는 사막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었다.
잠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귀리 어장에서 관찰되는 오분자기의 치패는 수마리에 불과하였고, 평균적으로 5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한수리 어장에서 는 오분자기의 종묘 부착용 셀터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 아서 방류한 후 시일이 그다지 경과하지 않은 상황으로 예측되었으며, 각장이 20 mm 정도의 치패들을 많이 확 인할 수 있었는데, 평균적으로 40~5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Fig. 6에서 살펴보면 오분자기가 돌 밑에 부착한 것을 알 수가 있는데, 실제 잠수조사에서도 작은 돌 밑과 암석 틈에 많이 부착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동귀리와 한수리에서는 오분자기 방류사업을 꾸준히 진 행한 영향에 의해서 연구 어장에서 오분자기를 관찰할 수 있었지만, 제주도 전체 마을어장에서 오분자기 생산 량의 자료를 분석하여 살펴보았을 때 매년 투입량에 비 해 회수율이 저조하며 생산량 증가에도 그다지 큰 변화 가 없었다. 오분자기가 증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오분자 기를 방류할 때 치패가 해양에 적응하기도 전에 무적생 물, 육상에서 기인한 담수 유입,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상 승 및 갯녹음 확산 등 해양에 적응하지 못하고 폐사하는 현상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서식 환경에 친화적인 오분자기 서식기구를 개발하고 마을어장에 설치하고 난 후에 오분자기를 방류하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어장 환경에 적응하면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시스 템적 구조개선이 필요하며, 병행해서 오분자기가 서식 할 수 있는 해양 환경을 고려한 적지 선정도 필요할 것으 로 판단된다.
단기간에 진행된 연구의 특성상 장기적인 측정이 요 구되어지는 치패의 생존과 성장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조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향후 지속적인 연구 를 통하여 좀 더 구체적인 조사와 종합적인 분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서식공간에 대한 부착 선호도
오분자기의 서식공간에 대한 부착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한 실험의 결과를 Fig. 6에 나타냈다. 실험수조에 각도 가 다른 5가지(θ=40°,50°,60°,65°,70°) 셀터(Fig. 3, ①~ ⑤)에 부착된 오분자기 수를 조사한 결과, 각도가 40°인 셀터에 평균적으로 82.9 미로 가장 많이 부착하였고, 그 다음으로 60°인 셀터와 70°인 셀터에서 각각 69.2 미, 68.2 미, 50°인 셀터와 65°인 셀터에서 각각 56.4 미, 59.2 미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실험의 결과를 통계적으 로 검증하기 위해 일원배치 분산분석(ANOVA)을 실시 하여 부착 선호도에 대한 결과표를 Table 2에 나타냈다. Fig. 6과 같이 부착 선호도에 대한 유의성을 살펴보았는 데, p의 값이 0.001로 오분자기는 각도가 40°인 셀터에 서 높은 부착 선호도를 보였으며, 실험에 이용한 셀터의 각도별 결과의 값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5).
현재 마을어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오분자기 서식장을 조성하기 위한 방법에서는 자연석(원담, 발돌)을 투입하 는 경우도 행해지고 있지만 자연석의 모양과 부피는 일 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분자기를 어획할 때 물속에 서 돌을 뒤집어 줄 경우에도 노동력의 부담 등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보여진다. 본 연구와 관련된 연구(Keigo et al., 2009)의 사례에서 오분자기 서식용 수중구조물인 인공어초 블록(W49 × D42 × H25 cm, 재료: 소주박(=소 주찌꺼기))이 해조류(홍조류→녹조류→갈조류)가 가장 많이 부착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생물착생 효과가 있는 오분자기 서식용 수중구조물이 수중에서의 무게가 30 kg으로, 조업자 혼자서도 충분히 뒤집기가 가능하며 운반하기가 쉬워 수중작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는데, 서식기구의 설계방안 구축 에 참고하여야 할 사항으로 여겨진다.
Ahn et al. (1999)에 따르면 인공어초 사업은 장기간 걸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추진 하고 생산효과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인공어초 시설어 장에 대한 해양환경, 적지선정에서부터 설치 후 자원조 성과 생산 효과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연구조사가 이 루어져야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 연구를 통하여 조사 된 제주도 연안 어장에서 오분자기 서식지의 환경적 특 성을 검토하고, 이에 적합한 오분자기 서식기구 개발로 인한 오분자기의 자원 회복 및 자원 보존과 관리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분자기 자원조성의 증대 로 인한 어획량의 증가로 잠수 어업인의 소득증대에 크 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이 연구는 제주도 연안 어장에 적합한 서식기구 를 개발함에 있어서 지속적인 연구와 모니터링이 이루어 져야 하며, 현장중심의 지속 가능한 구체적인 연구가 추 가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 연구의 재료 및 방법, 결과 및 고찰은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 내용(NO. 2019R1F1A1062601.)의 일부를 활용해서 진행하였다.
결 론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오분자기의 서식기구 개발을 위한 기초적 연구로써 오분자기의 연구 어장을 중심으 로 오분자기의 서식지에 대한 해양환경 및 서식공간에 대한 부착 선호도를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조사기간 동안에 오분자기 해양환경(수온, 염분, pH)은 1~2월은 연중 해수온이 낮은 시기이며 수심 2~3 m에서 12.4~13.4℃로 낮게 나타났고, 9월은 수심 2~3 m에서 26.0~26.8℃로 높게 나타났다. 염분과 pH는 동귀 리에서 30.3 psu, 8.3 pH, 한수리에서 30.1 psu, 8.4 pH로 나타났다. 두 어장에서의 해조류의 조성정도는 동귀리 에서 갈조류인 모자반(79.3%)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홍 조류인 산호말류(17.2%)가 일부 확인되었다. 한수리에 서는 갈조류인 모자반(48.1%)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녹조류인 갈파래(10.4%)가 차지하였다. 서식 공간에 대한 부착 선호도는 각도가 다른 5가지의 셀터를 사용하여 평균 부착 수를 보았을 때 각도가 40°인 셀터 에 평균 82.9미로 가장 많이 부착하였고, 그 다음으로 60°인 셀터와 70°인 셀터에서 각각 평균 69.2미, 68.2미 로 높게 나타났다(p<0.05). 서식공간에 대한 부착 선호 도는 서식기구의 공간별 각도가 작을수록 부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