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전복의 양식과정에서 생존율, 성장률 및 건강성 향상 을 위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형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여러 방면의 연구가 수행되어 왔는데, 현재는 선발육종이나 종간 교배육종기술 등을 통해서 유전학적 우수형질을 세대연속 시키는 연구방법들이 제시되고 있 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호주에서도 전복 의 생존율, 성장 및 수온, 질병 등의 환경내성을 높이기 위해 우수한 선천적 형질의 유지 및 개선에 관한 다양한 육종연구가 수행되고 있다(Hara, 1990;Viana, 2002;Park et al., 2012, 2016;Seo et al., 2016). 또한 후천적인 환경요인의 조절 및 개선을 통한 생존율과 생산성 향상 연구는 먹이의 개선, 사료 첨가물, 사육밀도 조절 등에 관한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Sales and Britz, 2001;Viana, 2002;Kim et al., 2017a, b, c;Yun et al., 2020).
최근 해상 양식장 지역 내 가두리 밀집, 급격한 수온 변화 및 적조 등의 환경요인 악화에 따른 생존율 및 성장 저하 현상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 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선발육 종 기술과 교배육종 기술을 이용한 신품종 전복들이 개 발되고 있는데, 이들은 기존의 전복류에 비해 높은 생존 율과 속성장 기능을 가진다(Hara, 1990;Hara and Kikuchi, 1992;Palada-de Vera and Eknath, 1993;Viana, 2002;Owen and Daniel, 2012;Kim et al., 2018).
하지만 이들의 기능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 법들이 모색되는 가운데 천연먹이의 공급이 과연 이들 의 생물지표 개선에 어떠한 효과를 초래할 것인지에 대 한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둥근전복속 교잡 종(둥근전복 Haliotis discus discus♀*왕전복 H. madaka ♂) 치패의 천연먹이 공급을 통한 생존율 및 성장효과 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1. 재 료
본 연구에는 인공수정을 통하여 생산된 둥근전복속 교잡종(둥근전복 H. discus discus♀*왕전복 H. madaka ♂)을 이용하였다. 인공수정에 사용된 모패는 둥근전복 은 제주도(평대, 우도, 강정) 인근 해역, 왕전복은 동해안 북부의 저도(강원도 고성) 인근 해역에서 다이빙을 통하 여 확보하였다.
실험에는 외형과 부착능력에 이상이 없는 개체로 천 연먹이구에는 평균 각장 16.8 mm, 전중 0.83 g, 배합사 료구에는 평균 각장 17.0 mm, 전중 0.83 g 크기의 개체 를 사용하였다.
2. 방 법
1) 사육조건
실험은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위치한 전복 치패 사육 장에서 실험생물을 2주간 순치한 후 수행하였다. 유수식 콘크리트 수조에 실험구별 그물 케이지(높이 0.5*폭 0.9*길이 1.0 m)를 설치하여 케이지에 각각 200개체를 수용하여 16주 동안 2회 동시 반복하였다(Fig. 1).
2) 먹이조건
먹이조건은 두 종류로 천연먹이구(건조 방사무늬김 Porphyra yezoensis)와 배합사료구(전복특호, 조은주식 회사, 대한민국)로 설정하였다. 먹이는 16주 동안 2일에 1회 전중의 5%를 공급하였다.
3) 생물지표 분석
① 생존율
실험생물의 사망은 발과 촉수의 수축반응 여부로 판 단하였으며, 누적사망률을 구하여 생존율로 환산하여 나타냈다.
② 계측형질
시료의 각장과 각폭은 PVC 쉘터에 부착한 측정용 자를 실험생물과 함께 촬영하여 화상분석 프로그램(i-solution, IMT Inc., U.S.A.)을 이용하여 Fig. 2와 같이 측정하였으 며, 전중과 육중량은 전자저울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③ 비만도(condition index, CI)
비만도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계산하였다.
④ 패각 기형
패각 기형의 형태는 패각의 함몰 및 외연과 내연부 함몰 2가지로 구분하였다(Fig. 3).
⑤ 생화학적 조성
일반성분은 AOAC법에 따라 수분함량은 105℃ 건조 법, 회분은 550℃ 회화법으로 분석하였다. 조지방은 조 지방추출기(SER 158/6, VELP Scientifica Sri, Italy)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조단백질은 원소분석기(vario MACRO cube, DKSHm New Zealand)를 이용하여 전질 소량을 정량하고 질소계수 6.25를 곱하여 조단백질로 하였다. 탄수화물은 100에서 수분, 조단백질, 조지방, 회 분의 값을 제외한 값으로 하였다.
4) 광학현미경 표본제작
광학현미경 표본은 시료를 해부하여 간췌장의 일부 를 10% 중성포르말린에 24시간 동안 고정하였다. 고정 된 시료는 흐르는 물에 수세한 후 70-100% 에탄올로 단계별 탈수를 진행하였다. 파라핀 포매 후 마이크로 톰(RM2235, Leica, Germany)을 이용하여 4-6 ㎛ 두 께로 연속절편을 실시하였다. 제작된 표본은 Mayer's hematoxylin-eosin (H-E) 염색을 실시하여 광학현미 경으로 분석하였다.
5) 통계분석
교잡종의 먹이조건에 따른 생물지표의 유의적인 차이 를 알아보기 위해 통계프로그램(SPSS 27.0, SPSS Inc., U.S.A.)를 사용하였으며, paired sample t-test, 분산분석 (ANOVA tes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결 과
1. 생존율
먹이조건에 따른 생존율은 4주 후 천연먹이구는 98.0%, 배합사료구는 92.5%였다. 8주 후에는 각각 97.8%, 89.3%, 12주 후에는 97.3%, 84.8%, 16주 후에는 각각 97.0%와 83.0%로 배합사료구에 비해 천연먹이구 에서 14%의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Fig. 4).
2. 성장
1) 각장
먹이조건에 따른 각장은 개시기에 천연먹이구 16.8 mm, 배합사료구 17.0 mm였으며, 4주 후, 각각 21.3 mm, 20.2 mm, 8주 후에는 각각 23.4 mm, 22.8 mm, 12주 후에는 각각 28.5 mm, 25.4 mm였다. 16주 후에는 각각 29.6 mm, 27.3 mm로 천연먹이구에서 약 10% 빠른 각장 성장을 보였다(Fig. 5).
2) 각폭
각폭은 개시기에 천연먹이구 11.3 mm, 배합사료구 11.4 mm였으며, 4주 후 각각 13.0 mm, 12.3 mm, 12주 후에는 각각 17.3 mm, 16.5 mm였다. 16주 후, 천연먹이 구에서 18.7 mm, 배합사료구에서 16.7 mm로 천연먹이 구에서 높은 성장을 보였다(Fig. 6).
3) 전중
개시기에 전중은 천연먹이구와 배합사료구 모두 0.83 g이였으며, 8주 후, 천연먹이구 2.19 g, 배합사료구 1.76 g으로 나타났다. 16주 후, 천연먹이구 2.35 g, 배합 사료구는 1.84 g으로 천연먹이구에서 빠른 성장을 보였 다(Fig. 7).
4) 육중량
육중량은 개시기에 천연먹이구와 배합사료구 모두 0.25 g이였으며, 8주 후, 천연먹이구 1.56 g, 배합사료구 1.24 g으로 나타났다. 16주 후, 천연먹이구는 1.65 g, 배 합사료구는 1.29 g으로 천연먹이구에서 높은 육중량 증 가를 보였다(Fig. 8).
5) 비만도
먹이조건에 따른 비만도는 개시기에 천연먹이구와 배 합사료구 각각 0.053, 0.051이였으며, 8주 후에는 천연 먹이구 0.078, 배합사료구 0.077였으며, 16주 후에는 각 각 0.076와 0.074로 천연먹이구에서 높았다(Fig. 9).
6) 패각의 색깔
패각의 색깔은 배합사료구에서는 전체적으로 녹색을 나타낸 반면, 천연먹이구에서는 갈색 띠를 나타내는 부 분이 뚜렷했다(Fig. 10).
7) 패각기형
패각기형률은 천연먹이구에서는 7.5% (n=3/40), 배합 사료구에서는 21.5% (n=9/40)로 천연먹이구에 비해 배 합사료구에서 높았다(Fig. 11).
8) 생화학적 조성
일반성분 분석 결과, 조회분, 조단백질, 조지질은 배 합사료구와 천연먹이구에서 동일하였다. 하지만, 수분 은 배합사료구에서는 79.8%, 천연먹이구에서는 77.0% 였으며, 탄수화물은 각각 2.4%와 5.3%로 천연먹이구에 서 높았다(Fig. 12).
9) 간췌장의 구조
간췌장은 다수의 소화선세관으로 구성되며, 소화선세 관은 단층의 상피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피층은 상 피세포(epithelial cell)와 호염기성세포(basophilic cell) 로 구성되어 있었다. 조직학적 분석 결과, 배합사료구에 서는 일부 상피세포의 변성과 호염기성세포의 위축과 감소가 확인되었다. 하지만, 천연먹이구에서는 상피세 포의 변성은 배합사료구에 비해 낮았으며, 호염기성세 포들은 활성화되어 있었다(Fig. 13).
고 찰
전복류의 먹이조건에 따른 성장 등의 생물지표 개선 효과는 종, 먹이의 종류, 먹이량, 개체의 크기 등에 따라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Guzmán and Viana, 1998;Sales and Britz, 2001;Bautista-Teruel et al., 2003;Cho and Cho, 2009;Lee et al., 2016;Kim et al., 2017a, b, c; Yun et al., 2020).
북방전복 H. discus hannai의 생존율에 대한 먹이조건 의 영향은 배합사료를 공급한 실험구에서 천연먹이인 건조 미역 Undaria pinnatifida을 공급한 실험구보다 생 존율이 높았다(Lee et al., 1997). 하지만, 북방전복의 중 간양성 과정 동안 배합사료와 해조류를 공급한 결과 생 존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Kim et al., 2015b), Cho and Cho (2009)는 배합사료와 건조 다시마 Saccharina japonica를 공급한 후 수온 20℃와 23℃에서 생존율의 유의적인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는 천연먹이구가 배합사료구에 비해 생존율이 높게 나타나 이들 연구와 차이를 보였다.
북방전복의 성장에 대한 영향은 천연먹이인 미역을 공급한 실험구가 배합사료를 공급한 실험구보다 성장 효과가 낮았으며(Lee et al., 1997), 천연먹이인 다시마와 전복용 배합사료를 공급한 비교실험에서 배합사료 공급 구가 유의적으로 성장 효과가 좋았다(Cho and Cho, 2009). 또한, 북방전복 치패를 대상으로 배합사료와 건 조 미역을 급이한 실험 결과에서는 배합사료 급이구에 서 체중의 증가가 높았다(Yun et al., 2020). 하지만 천연 먹이인 다시마와 배합사료를 공급한 북방전복의 성장 실험에서는 다시마를 공급한 실험구에서 각장 성장이 빠른 것으로 보고되었으며(Kim et al., 2003), 호주산 교 잡전복(H. rubra × H. laevigata)의 연구에서는 해조류 공급구가 배합사료 공급구보다 빠른 성장을 보인 결과 (Mulvaney et al., 2013)로 보아 본 연구와 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어 추후 먹이에 대한 순종 전복과 교잡전복에 대한 성장 비교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패류의 패각 색깔과 형태학적 형질을 나타내는 기작 에는 유전학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미 국의 전복 교배 연구팀에서는 유전학적 요인의 발현을 기초로 H. rufescens와 H. kamtschatkana assimilis의 종 간 교배와 역교배 육종기술을 이용하여 패각 형질을 개 발하고 다양화하는 예를 보고하고 있다(Owen and Potter, 2005). 전복류에서 패각 색깔의 차이를 나타내는 중요한 환경요인 가운데 다른 하나는 먹이의 종류이다. 전복류는 초기생활사 동안의 부유유생기를 거쳐 바닥으 로 착저하게 되면 착저 기질의 표면에 부착한 부착조류 를 섭이하는데, 섭이하는 조류의 종류에 따라 패각의 색깔이 차이가 난다(Olsen, 1968;Kim et al., 2017c). 초기에 배합사료를 먹인 경우에는 옅은 녹색을 나타내 지만, 미역이나 다시마와 같은 갈조류를 주로 섭이한 경우에 패각은 짙은 녹색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 만 피코에리신이 많이 함유된 홍조류를 먹이로 하는 경 우에는 패각의 색깔이 짙은 갈색을 나타낸다(Lee et al., 2016, Kim et al., 2017c). 양식산 전복에는 주로 미역이 나 다시마를 먹이로 공급하기 때문에 패각은 녹색에 가 까운 색깔을 띠며, 자연산은 다양한 먹이를 섭이하므로 양식산 전복과 자연산 전복의 패각 색깔의 차이가 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기인된다. 본 연구의 둥근전복속 교잡종(둥근전복 H. discus discus♀*왕전복 H. madaka ♂) 치패에서 천연먹이구의 패각이 갈색 띠를 나타낸 결과도 이와 유사한 원인으로 판단된다.
복족류와 이매패류에서 패각은 외투막의 분비세포들 에 의해서 형성되며, 다양한 화학적 오염원에 의해 외투 막은 구조 및 기능적 저하를 나타낸다(Park et al., 2011). 본 연구에서 패각기형은 배합사료구에서 더 높게 나타났 는데, 이는 먹이조건을 제외한 동일한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외부 환경적 원인보다는 배합사료 에 함유된 미량원소의 화학적 요인이 고려되지만 패각기 형의 원인에 관해서는 추후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북방전복을 대상으로 천연먹이 공급구와 배합사료 공 급구에서 일반성분 분석에서 수분, 단백질, 지질, 회분 모두에서 차이는 보이질 않았다(Kim et al., 2015a)는 결과와 본 연구의 전복 교잡종에 대한 먹이 실험과 유사 하게 나타나 기존 전복과 교잡종과의 일반성분은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전복류를 포함한 복족류의 간췌장은 소화, 흡수 및 해독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소화효소의 분비, 영양 물질의 흡수와 저장 및 소화되지 않은 먹이의 방출 등을 담당하고 있다. 간췌장은 다수의 소화선세관으로 구성 되며, 소화선세관은 단층의 상피층으로 이루어져 있으 며, 상피층은 먹이의 세포내소화를 담당하는 상피세포 와 세포외소화를 위한 효소의 합성과 분비에 관여하는 호염기성세포로 구분된다(Voltzow, 1994;Zaldibar et al., 2007;Jung et al., 2013). 연체동물의 소화선에서 호 염기성세포의 분포형태는 이매패류에서는 산재하는 형 태였으나(Ju and Lee, 2011), 본 연구에서는 소라 Batillus cornutus (Jung et al., 2013)와 마찬가지로 무리 지어 분포하는 형태였다.
본 연구에서 간췌장의 조직학적 분석 결과, 천연먹이 구에서는 상피세포와 호염기성세포의 변성이 관찰되지 않아 소화, 흡수 및 해독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하지만, 배합사료구에서는 호 염기성세포와 상피세포의 변성과 호염기성세포의 급격 한 감소 등이 확인되어 천연먹이구에 비해 소화와 해독 기능이 낮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천연먹이를 급이한 전복의 간췌장 건강성은 추후 해상의 양식 가두리에서 고수온 등의 다양한 환 경 변화에 높은 대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의 결과에서 둥근전복속 교잡종(둥근전 복 H. discus discus♀*왕전복 H. madaka♂) 치패의 사 육에서 건강성과 성장을 고려할 때 천연식물성 먹이의 공급과 배합사료의 품질 향상을 고려할 만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 론
둥근전복속 교잡종(둥근전복 H. discus discus♀*왕전 복 H. madaka♂)의 치패를 대상으로 먹이조건(천연먹 이와 배합사료)에 따른 생물지표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생존율은 배합사료구에 비해 천연먹이구에서 약 14% 높았으며, 성장 역시 천연먹이구에서 빠르게 나타났다. 패각기형은 천연먹이구에서 낮았으며, 간췌장의 건강성 은 배합사료구에 비해 천연먹이구에서 좋은 것으로 확 인되었다. 따라서 교잡전복 치패의 경우 천연먹이를 급 이한 전복이 배합사료를 급이한 전복에 비해 해상 가두 리 양식 환경에서 높은 적응력을 가질 것으로 판단되며, 치패 사육 시 천연식물성 먹이의 공급과 배합사료의 품 질 향상을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