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가자미목(Pleuronectiformes)에 속하는 둥글넙치과 (Bothidae) 어류는 태평양, 인도양 및 대서양의 열대, 온 대 해역에 분포하며(Amaoka and Ho, 2019) 전 세계적으 로 20속 171종(Fricke et al., 2021), 일본에는 15속 37종 (Okiyama, 2014), 우리나라에는 10속 12종이 보고되어 있다(MABIK, 2020). 둥글넙치과 어류는 두부가 왼쪽에 있고, 성장하며 오른쪽 눈이 왼쪽으로 이동하는 변태기 이후 양쪽 눈이 모두 왼쪽에 위치한다(Kim et al., 2005). 모든 지느러미는 연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는 꼬리지느러미와 잘 구분되어 있다. 또한, 유안측의 배지느러미는 무안측의 것보다 긴 것이 특징 이다(Nelson et al., 2016).
둥글넙치과 자치어의 몸은 좌우로 매우 측편되어 있 으며 종마다 체형이 다양하다. 착저기 전 부유 생활 시기에는 부레가 존재하나 굴곡기 이후의 자어에서는 거의 관찰되지 않으며 오른쪽 눈이 이동하는 변태기 전 에 부레가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다(Leis and Carson- Ewart, 2000).
자치어는 굴곡기까지 머리 위로 길게 신장된 등지느러 미 연조가 발달하는 것이 특징으로 이 연조는 성장함에 따라 점차 짧아지며 종을 식별할 수 있는 분류 형질로 이용될 수 있다(Ozawa, 1986). 또한, 미설골(urohyal), 상이 골(epiotic), 요골후방돌기(posterior basipterygial process) 의 가시의 유무가 자치어기 속 간 분류 형질로 알려져 있다 (Amaoka, 1969).
Crossorhombus속 어류는 전 세계적으로 5종(Nair and Gopalakrishnan, 2015)이 알려져 있고 일본에는 2종 (Okiyama, 2014), 국내에는 고베둥글넙치(Crossorhombus kobensis) 1종만이 보고되어 있다(MABIK, 2020). 본 연구 에서는 후기자어 표본을 토대로 우리나라에 처음 보고되 는 Crossorhombus azureus의 형태학적, 유전학적 특징을 기재하고, 유사종과의 분류키를 제시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채집
둥글넙치과 후기자어 1개체가 한국 남해 111해구 (33°33'12.9"N 128°14'48.6"E)에서 국립수산과학원 수 산자원조사선 탐구 22호의 봉고네트(망구 80 cm, 망목 550 μm)로 2019년 12월 10일에 경사인망으로 채집되었 다(Fig. 1). 채집된 표본은 즉시 5% 중성 해수-포르말린 수용액에 고정되었으며, 1시간 후 세척하여 99% 알코올 에 보존하였다.
이후, 표본은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자원연구센터 난자치 어분석실(National Institute of Fisheries Science, Fisheries Resources Research Center, Ichthyoplankton Laboratory, NIFS_FRRC_I)에 등록(표본번호: NIFS_FRRC_I_00079, 이전번호: PKUI 835) 및 보관하였다.
형태분석
후기자어의 부위별 용어와 명칭은 Alcock (1889) 및 Okiyama (2014)를 참고하였고, 계수 및 계측은 Hubbs and Lagler (1979)를 따랐다. 외부형태는 입체 해부현 미경(SZH-16, Olympus, Japan)을 이용하여 관찰하고, 현미경용 사진촬영장치(Mosaic 2.0; Fuzhou Tucsen photonics, China)를 이용하여 0.01 mm까지 측정한 뒤 스케치하였다.후기자어에 대한 각 부위별 측정값은 체 장에 대한 비율로 변환하여 나타내었다.
분자분석
채집된 후기자어 1개체의 우측 눈알에서 Chelex 100 Resin (Bio-Rad, USA) 150 μL를 사용하여 기본 protocol에 따라 total DNA를 추출하였다. 미토콘드리아 DNA (mtDNA) Cytochrome c oxidase subunit I (COI) 영역의 증폭은 FishF1 (5’-TCA ACC AAC CAC AAA GAC ATT GGC AC-3’)과 FishR2 (5’-ACT TCA GGG TGA CCG AAG AAT CAG AA-3’) primer (Ward et al., 2005)를 사용하였다. 중합효소 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은 10X PCR buffer 2 μL, 2.5 mM dNPT 1.6 μL, 각 primer 1 μL, Taq polymerase 0.1 μL를 섞은 혼합물에 total DNA 2 μL를 첨가하 고, 3차 증류수를 넣어 총 volume을 20 μL로 맞추었 다. Thermal Cycler (Bio-Rad MJ mini PCT-1148, USA) 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PCR을 수행하였다[Initial denaturation 95℃에서 5분; PCR reaction 35 cycles (denaturation 95℃에서 1분, annealing 52℃에서 1분, extension 72℃에서 1분); final extension 72℃에서 7분]. 염기서열은 ABI PRISM 3730XL analyzer (96 capillary type)에서 BigDye (R) Terminator v3.1 cycle sequencing kits (Applied Biosystems, Foster City, CA, USA)로 얻었 다. 미토콘드리아 DNA COI 염기서열은 BioEdit version 7 (Hall, 1999)에서 ClustalW multiple alignment (Thompson et al., 1994)로 정렬하였다. 유전거리는 MEGA X 프로그램(Kumar et al., 2018)을 이용하여 kimura-2-parameter 모델(Kimura, 1980)로 계산하고 근 린결합수(Neighbor joining tree)는 bootstrap을 1,000번 수행하여 작성했다. 염기서열을 비교하기 위하여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NCBI) 에 등록된 둥글넙치과 어류 C. azureus (JQ639068.1), C. howensis (KU945117.1), C. kobensis (AP014589.1), C. kanekonis (JQ681334.1) 4종의 염기서열을 이용하였 다. 분석한 후기자어 1개체의 COI 염기서열은 NCBI에 등록하였다(MW555439).
결 과
Genus Crossorhombus Regan, 1920 (New Korean genus name: Dung-geul-neob-chi-sog) Crossorhombus Regan, 1920: 211 (Type species: Crossorhombus valderostratus)
자어 시기에 입은 작고, 체고가 높은 편이다. 등지느 러미 기점은 눈의 전방에 위치한다. 미설골(urohyal) 에 가시가 존재하지 않는다. 요골후방돌기(posterior basipterygial process)에는 톱니 모양의 가시가 존재하는 데 이는 둥글넙치과의 다른 속과 구분되는 분류형질이 다(Okiyama, 2014). 국내 기록종인 고베둥글넙치에 근 거하여 Crossorhombus속의 새로운 국명으로 “둥글넙치 속”을 제안한다.
Crossorhombus azureus (Alcock, 1889) (Figs. 2-4) (New Korean name: Pa-lang-dung-geul-neob-chi) Rhomboidichthys azureusAlcock, 1889: 283 (Type locality: Bay of Bengal).
Crossorhombus azureus: Hensley and Randall, 1993: 1125 (Indo-Pacific); Okiyama, 2014: 1424 (Japan); Nair and Gopalakrishnan, 2015: 87 (India); Amaoka and Ho, 2019: 177 (Taiwan).
관찰표본
NIFS_FRRC_I_00079 (이전번호 : PKUI 835), 1개체, 체장 9.7 mm, 2019년 12월 10일, 남해 111해구 (33°33'12.9"N 128°14'48.6"E), 표층(20.5℃, 34.4 psu), 저층(15.0℃, 34.5 psu),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과학조사 선(탐구 22호), 봉고네트, 수심 128 m, 경사 채집.
형태기재
채집된 후기자어 1개체의 계수 및 계측 자료는 Table 1에 나타내었다. 몸은 난원형이며 좌우로 매우 측편되어 있다. 몸의 중앙에서 꼬리 부분으로 갈수록 체고가 낮아 진다. 두장은 체장의 19.3%로 머리는 비교적 작은 편이 며, 눈지름은 체장의 4.8%이다. 등지느러미는 기점이 눈 의 전방에 위치하며, 후단은 미병부에 이른다. 가슴지느 러미는 원형에 가까운 형태이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 러미는 꼬리지느러미와 분리되어 있다. 배지느러미 아 래에 존재하는 요골후방돌기에 톱니 모양의 가시가 관 찰된다. 복부에는 꼬인 형태의 장이 관찰되며 항문장이 26.8%로 항문은 몸의 중앙보다 앞에 위치한다. 몸의 우 측편에는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 기저에 작은 점모양 의 흑색소포가 관찰되었다. 등지느러미 기저의 흑색소포 는 총 49개로, 전반부에서 후반부까지 규칙적으로 분포 하였다. 반면, 뒷지느러미의 흑색소포는 총 13개로, 중앙 부에서 후반부까지 넓은 간격으로 줄지어 분포한다.
분자동정
둥글넙치과 후기자어 1개체의 mtDNA COI 염기서열 514 bp를 NCBI에 등록된 C. azureus 성어 염기서열 (JQ639068.1)과 비교한 결과, 98.3%로 잘 일치하는 결 과를 나타내었다. 둥글넙치과 내 동일속의 C. kobensis (AP014589.1), C. howensis (KU945117.1), C. kanekonis (JQ681334.1)와는 각각 80.7%, 76.2%, 77.0%로 동일속 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확연히 구분되는 유전적 거리 를 나타내었다. 외군 흑대기 Paraplagusia japonica (JQ639066.1)와는 28.9%의 상당히 먼 유전적 차이를 보 였다(Fig. 5).
고 찰
남해 근해에서 2019년 12월 10일에 채집된 둥글넙치 과 후기자어 1개체를 대상으로 형태 및 분자분석을 실시 한 결과, 투명하고 측편된 몸과 머리의 위까지 신장된 등지느러미를 근거로 둥글넙치과에 속하며, 미설골에 가시가 없고 요골후방돌기에 톱니 모양의 가시가 존재 하는 점에서 Crossorhombus속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몸 의 우측편에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 기저를 따라 흑 색소포가 열을 이루는 점에서 본 개체를 국내 미기록종 인 Crossorhombus azureus로 동정하였다. 둥글넙치과 어류는 발생 단계별로 I기부터 V기까지 나누어 명시하 였는데(Ozawa, 1986) 본 종이 속하는 Crossorhombus속 은 체장 5.8 mm부터 16 mm까지 IIIa기로 구분하였다. 따라서, 앞서 체장 범위에 의거하여 본 연구에서 C. azureus는 체장 9.7 mm로 IIIa기의 후기자어로 구분하 였다. 본 종과 같은 속에 속하는 C. valderostratus 및 C. kobensis 의 계수 및 계측형질을 비교한 결과, 유사 한 크기에서 뒷지느러미 줄기수는 C. azureus와 C. valderostratus, C. kobensis가 일치하지만 등지느러미 줄 기수는 C. azureus가 C. valderostratus와 C. kobensis보 다 많았다(Table 1). 또한, C. kobensis는 우측편의 등지 느러미와 뒷지느러미 기저에 흑색소포가 없는 반면, C. azureus에는 작은 점모양의 흑색소포가 열을 이루어 잘 구분되었다.
분자분석 결과, 미토콘드리아 DNA COI 염기서열 분 석에서도 C. azureus 성어와 1.7%의 유전적 차이를 보여 형태 동정 결과를 지지하였으며, 같은 속의 C. kobensis 와 19.3%, C. howensis와 23.8%의 상대적으로 큰 유전 적 차이를 나타내어 확연히 구분되었다. Ward et al. (2005)에 의하면 COI 영역에서 2% 차이를 종내 유전적 변이와 종간 유전적 변이의 경계로 보았고, 본 조사에서 비록 1.7% 유전적 차이를 보였지만, Ward et al. (2005)의 기준에서 보면 종내 변이로 추정된다. Crossorhombus속 의 새로운 국명으로 국내 기록종인 고베둥글넙치에 근거 하여 “둥글넙치속”을, 본 종의 새로운 국명으로 성어기 수컷이 가지는 무안측 체색 특징(Hensley and Randall, 1993)에 의거하여 “파랑둥글넙치”를 제안한다.
결 론
2019년 12월 한국 남해에서 봉고네트로 채집된 둥글넙치과 후기자어 1개체를 형태 분석한 결과, Crossorhombus azureus로 확인되었다. 추가적으로 미토 콘드리아 DNA COI 546 bp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C. azureus 성어와 1.7% 유전적 차이를 보였고, 같은 속의 C. kobensis 및 C. howensis와는 각각 19.6%, 23.8% 로 상대적으로 매우 큰 유전적 차이를 보였다. 본 종의 새로운 속명 및 국명으로 각각 “둥글넙치속”과 “파랑둥 글넙치”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