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선박에서는 충돌, 침몰, 좌초, 화재 등 다양한 사고가 발생하며 이러한 사고 발생 시 선원들의 생명 보호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하여 퇴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선박은 협소하고 복잡한 내부구조로 신속 한 퇴선이 쉽지 않으며, 이런 이유로 선원법 적용 대상 선박은 선원법에 따라 퇴선을 위한 반복 훈련을 위한 반복훈련을 매월 1회 반드시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KR, 1998). 그러나 선박에서는 실질적으로 선박의 운 항 및 화물관리 등의 바쁜 업무로 다양한 사고 상황을 고려한 효율적인 퇴선 훈련과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퇴선계획은 인명 생존율을 향상시키는데 반 드시 필요하지만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 발생 등 가시거 리 감소와 선체 파공으로 인한 선박경사에 대한 실선훈 련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승객 및 선원 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런 최악의 상황을 가정 한 가상훈련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실제 선박에서는 화재 나 침수사고 상황에서 훈련을 할 수 없으며, 이러한 상황 에서의 퇴선시간 분석은 더 힘들어진다. 이에 본 연구에 서는 타 학회에 소개된 선박 피난분석 프로그램(Ship Evacuation Analysis Program, 이하 SEA-Pro)을 이용하여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의 어선실습선 한미르호(이하, 한미 르호)를 대상으로 다양한 상황에 대한 퇴선시간을 분석하 였다. 이때 피난에 소요되는 총 시간은 피난반응시간과 피난이동시간을 합한 값으로 필요피난시간(Required Safe Egress Time: RSET)이라 한다. 이때, 피난이동시간 은 인원들의 이동속도와 이동거리를 이용하여 구한 값이 며 피난반응시간은 피난을 개시하기 전 사고를 인지하는 시간으로 정확하게 규정된 것은 없으나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 중에 있다. 미국소방기술사회(SFPE: Society of Fire Protection Engineers, 이하 SFPE)에서는 피난반응시간을 피난이동시간의 2배 혹은 15~30초를 추가하는 것으로 기 술하고 있다(SFPE, 2005a). 그리고 피난반응시간을 피난 유도 설비에 따라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SFPE, 2005b). 본 연구는 SEA-Pro를 이용하여 실제 선박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실제 훈련은 곤란한 상황에 대해 다양한 시나 리오로 구성하고 분석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SEA-Pro의 유효성은 동일한 사고 상황에 대한 실선 결과와 비교분석 한 결과로 검정되었다(Kim and Kim, 2019).
장치 및 방법
이 연구는 SEA-Pro를 이용하여 한미르호를 대상으로 피난분석을 수행한 것으로 구성하는 알고리즘은 다음과 같다(Kim, 2016;Kim and Kim, 2016;Kim, 2017;Kim and Kim 2018;Kim and Kim 2019). 피난이동시간은 한 집단의 인원 모두가 피난구를 통과하는 시간과 최대거리 의 마지막 인원이 피난구를 통과하는 시간 중 더 큰 값으 로 정하며 식 (1)과 같이 표현된다(Lee and Lee, 2000).
여기서, E: 필요피난시간, e1 : 특정 집단의 인원이 피 난구를 통과할 시간, e2 : 마지막 인원이 피난구에 도착 할 시간이다.
이때, 피난이동시간은 SFPE의 Harold E. "Bud" Nelson과 Frederick W. Mowrer의 비상 시 이동 연구의 피난계산방법인 식 (2), (3)에 의하여 계산하였다(SFPE, 2005c).
여기서, Tp : 특정지점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s), P: 인원수(명), k: 피난 속도 상수(복도, 비상구는 1.4 적용), D: 군중밀도[인원수(명)/유효면적(m2)], We : 비상 구 폭(m)이다. 본 연구에서는 퇴선상황은 모든 실습생들 이 각자의 침실에서 휴식 중일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교 및 기관실에서 교육 및 작업 중인 상황도 포함하여 사고가 없는 일반적인 상황과 화재 및 침수 등의 상황을 고려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분석하 였다. 여객선이나 상선 실습선에 대한 피난분석(Kim and Kim, 2016;Kim, 2017;Kim and Kim, 2019)은 일부 있었으나 어선 혹은 더 많은 인원이 승선하는 어선 실습 선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므로 대상선박을 어 선의 기능을 수행하는 실습선인 한미르호로 설정하였으 며 그 상세는 Table 1과 같다.
퇴선시간 분석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승무인원은 Table 2와 같이 실제 승선원 수와 동일하게 설정하였고, 이동속도는 승선원의 연령, 신장, 체중 등을 감안하 여 결정하였으며 이때 사용된 데이터는 Fig. 1과 같이 Ando et al. (1988)의 연구를 인용하였다.
하지만, 선박에서는 위에서 설명한 일반적인 이동속도 계산과 달리 해상에서 운항하는 특수성과 복잡하고 좁은 구조 그리고 해양사고로 인해 이동 속도가 감소되는 경우 가 발생한다. 첫 번째로 충돌 혹은 좌초로 선체 파공이 발생한 경우 그 경사각으로 인해 이동속도 감소가 발생된 다. 이때, 선박의 경사각에 의한 이동속도 감소 분석 구성 을 위해 다음과 같은 다양한 실험식이 적용되었다. Galea (2016는 선박의 heeling이 20도인 경우 이동속도가 23% 감소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Satoh et al. (2006)는 이동속도 감소를 Fig. 2에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Fig. 2의 원리를 이용하면 식 (4)와 같이 이동속도 감소 비율을 산정할 수 있는데 그 값은 Galea (2016) 의 연구와 거의 유사하였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TNO Human Factors에서는 18세 에서 83세의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통로 및 계단의 경 사와 동요에 의한 이동속도를 검토하였다. 이때 종동요 및 횡동요 모두에서 동요주기 증가에 따라 약 15% 정도 감소됨을 알 수 있었다(Kim, 2004).
화재에 의한 이동속도 감소는 일반적으로 유독가스에 기인한다. 이때, Fig. 3과 같이 연기의 소멸계수가 0.4 이상일 경우 이동속도는 1/2로 감소된다(SFPE, 2005d).
이러한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SEA-Pro는 해양사고 의 경우 종류에 따라 기본 이동속도를 1.0으로 하고 침수 (무릎): 0.7, 침수(허리): 0.3, 화재연기(선원, 현장숙지): 0.7, 화재연기(승객, 현장 미숙지): 0.3로 비율을 정하였다.
이때, 피난분석을 위한 선박의 도면은 거주구역, 화물 창, 각종 탱크 등 주요한 격실의 배치를 정면과 측면으로 나타나며 선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반배치도 (General Arrange- ment: GA)를 사용하였으며 한미르호 의 일반배치도는 Fig. 4와 같다.
Fig. 5는 Fig. 4의 한미르호 도면을 SEA-Pro에 업로드 하여 피난분석을 할 수 있도록 작성된 도면으로 전체 Deck를 대상으로 구성되었다. 이때, SEA-Pro는 타 프로 그램과 달리 선박도면을 업로드하면 scale이 자동 조정되 어 피난분석용 도면으로 구성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때, 피난시간 분석에 사용된 시나리오는 실제와 동 일한 다양한 상황을 적용하기 위해 실습생들이 침실에 휴식 중인 경우, 선교 및 기관실에서 교육 및 작업 중 경우를 적용하였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일반 적인 상황과 화재 및 침수상황을 고려한 시나리오를 적 용하여 분석하였다. 단, 침수사고의 경우 선교와 구명정 Deck까지 적용될 경우 이동 자체가 불가능하고 피난을 위한 집합장소가 구명정 Deck이기 때문에 이 구역은 제외하였다. 그리고 교육 및 작업 중인 경우에는 사고 상황에 대한 전파가 빠르고 이를 인지하는 시간이 짧을 것으로 판단되어 피난이동시간만 적용하였다.
한미르호의 교직원은 운항부서(조리부 포함)와 기관 부서 직원 17명, 교원 6명 총 23명으로 모두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령은 실제와 같이 40~60대로 설정하 였다. 실습생의 경우 해양과학고 학생이므로 17~19세로 설정하였다. 운항부서의 경우에 항해사들이 모두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지 않지만 본 연구에서는 교육 및 작업 중에는 운항부서는 선교, 기관부서는 기관제어실, 조리부는 조리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그 리고 운항 및 기관관련 실습생 및 교원은 모두 Tank Top Deck에 위치한 강의실로 설정하였다. 휴식 중일 경 우는 모든 승선원은 각자의 침실이나 침실이 위치한 Deck로 설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실습생 및 교직원들의 피난시간 및 동선 분석하기 위 해 SEA-Pro를 이용하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교육 및 작업 중 피난분석
화재와 침수가 없는 상황에서 교육 및 작업 중인 경 우 최초 도착자는 23.95초, 최종 도착자는 164.55초이 고, 평균 탈출시간은 91.83초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선 박 충돌사고나 좌초사고 등으로 선박 내 침수가 허리까 지 발생한 경우는 퇴선시간은 최초 도착자는 27.9초, 최종 도착자는 203.05초이고, 평균 탈출시간은 107.94 초로 분석되었다. 또한, 선박 화재사고 발생 시 퇴선시 간을 분석한 결과는 최초 도착자는 25.1초, 최종 도착 자는 168.95초이고, 평균 탈출시간은 97.29초로 분석 되었다.
이때, 화재사고 시나리오의 최종 도착시간이 일반 교 육 및 작업 상황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실습선의 승무원 및 실습생들이 선내 구조를 충분히 숙지하고 훈련한 상 황으로 설정한 결과로 판단된다. Fig. 6은 일반적인 교육 및 작업 상황에서 승선원들의 퇴선동선을 나타낸 것이 다. 이때, 대부분의 인원이 우현 구명정으로 이동함을 알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가장 가까운 통로를 선정하여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으로 보이며 이때, 실제 선박과 같이 지정된 구명정으로 이동하는 피난계획을 이용하여 피난 인원을 분산하면 될 것이다.
휴식 중 피난분석
사고 상황이 없을 때 퇴선시간은 분석한 결과 최초 도착자는 9.41초, 최종 도착자는 161.9초이고, 평균 탈출 시간은 87.11초로 분석되었다. 선박 충돌사고나 좌초사 고 등으로 선박 내 침수가 허리까지 발생한 경우에 퇴선 시간은 최초 도착자는 9.41초, 최종 도착자는 168.8초이 고, 평균 탈출시간은 90.71초로 분석되었다. 최초 도착 자가 9.41초로 빠른 이유는 Officer Deck가 Muster station인 구명정 Deck와 동일한 위치에 있기 때문인 것 으로 보인다. 화재사고 발생 시 퇴선시간은 최초 도착자 는 9.41초, 최종 도착자는 167.65초이고, 평균 탈출시간 은 87.84초로 분석되었다. 최초 도착자가 7.85초로 빠른 이유는 앞의 경우와 동일한 것으로 판단된다. 휴식 중에 퇴선시간을 분석한 결과에서 모든 상황의 최초 도착자 의 탈출시간이 9.41초로 나타난 것은 Muster station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침실이 있는 사람이 사고 상황의 영향 을 받지 않고 바로 퇴선한 결과로 판단된다.
Fig. 7은 휴식 중 승무원 및 실습생들의 퇴선동선을 나타낸 것으로 우현 구명정으로 더 많은 사람이 이동하 고 있어 적절한 피난분산이 필요해 보인다. 이때, 휴식 중이므로 승무원 및 실습생들은 각자의 거주 구역의 2nd Deck, Upper Deck, Officer Deck에 있는 것으로 설 정하였다.
그리고 필요피난시간은 피난을 인지하는 피난반응시 간과 실제 이동속도를 감안한 피난이동시간으로 교육 및 근무 중에는 사고가 발생한 상황을 바로 인지할 가능 성이 높기 때문에 피난반응시간은 휴식 중일 때 만 적용 하였다. 따라서, 피난반응시간은 피난이동시간의 2배 혹 은 15~30초를 가산하여 평가된 시간 중 큰 값으로 재평 가하여 Table 3에 모든 시뮬레이션 결과를 정리하였다. 예를 들면 휴식 중에 선박 침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최초 도착자의 탈출시간은 9.41초로 2배의 18.82초와 30초를 추가한 39.41초중에서 큰 값인 39.41초로 재평 가되었고, 최종 도착자의 탈출시간은 168.8초로 2배인 337.6초와 30초를 추가한 198.8초중에서 큰 값인 377.6 초로 재평가되었다.
선박의 필요피난시간과 관련된 규정에서 “화물선의 경우 SOLAS Chap. 3 / Reg 31.1.5에 의해 모든 승선원 들과 의장품을 적재하고 10분 이내, 여객선의 경우 SOLAS Chap. 3 / Reg 21.1.4에 의해 모든 승선원들이 30분 이내에 퇴선해야 한다.”로 명시되어 있다. 또한, LSA Code Amend/4.4/4.4.3에서는 “모든 승선원들이 Muster station에서 구명정에 탑승하는 시간을 화물선의 경우 3분, 여객선은 10분 이내에 승선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화물선의 경우 7분 이내, 여객선 은 20분 이내에 모든 승선원들이 탈출 집합장소인 Muster station에 도착해야 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다. 특수목적선 코드(SPS Code; Special Purpose Ship Code) 는 국제총톤수 500톤 이상으로 기타의 승선원이 12인을 초과하여 승선하는 경우 적용되며 이때 실습생은 기타 의 승선원에 포함되므로 실습선은 특수목적선 코드가 적용된다. 이때, 기타의 승선원이 60명 이상인 경우 방화 및 화재탐지 관련은 SOLAS Ⅱ-2장(Construction-Fire protection, fire detection and fire extinction)에서 36명 이상 승선하는 경우 여객선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구명설비의 관련은 기타의 승선원이 60명 이상 승선하 는 특수목적선은 SOLAS 제Ⅲ장(Life-saving appliances and arrangements)의 국제 항해에 종사하는 여객선의 모든 요건을 충족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60명 미만의 경우는 화물선의 요구조건을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Ryu et al., 2017). 즉, 한미르호는 실습생이 60명 이상이 므로 국제 항해에 종사하는 여객선의 요건을 충족하여 야 한다. Table 3에서 모든 시나리오의 시뮬레이션 결과 는 Muster station 도착시간이 20분보다 짧아 모두 만족 하지만 휴식 중 피난시간이 교육 및 작업 중 피난시간보 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실습선 한미르호 의 사고 발생 시 인명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많 은 반복훈련을 통해 사고 상황을 인지하고 대피하는 피 난반응시간을 반드시 줄여야 한다. 그리고 선박사고에 대한 최초 발견자의 신속한 상황전파와 사고를 인지한 실습생 및 교직원의 빠른 피난이 필요하다.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실제 선박을 대상으로 선박 피난분석 프로그램인 SEA-Pro를 이용하여 사고가 없는 일반적인 상황과 사고 상황에 대한 퇴선시간을 분석하고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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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교육 및 작업 중 피난분석을 수행한 결과 사고 상 황이 아닌 경우 최초 도착자는 23.95초, 최종 도착자는 164.55초, 선박 내 침수가 허리까지 발생한 경우는 최초 도착자는 27.9초, 최종 도착자는 203.05초로 분석되었 다. 또한, 화재의 경우 최초 도착자는 25.1초, 최종 도착 자는 168.95초로 분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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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휴식 중 피난분석을 수행한 결과 사고 상황이 아닌 경우 최초 도착자는 9.41초, 최종 도착자는 161.9초, 선 박 내 침수가 허리까지 발생한 경우는 최초 도착자는 9.41초, 최종 도착자는 168.8초로 분석되었다. 또한, 화 재의 경우 최초 도착자는 9.41초, 최종 도착자는 167.65 초로 분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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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특수목적선 코드에 의해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여 객선의 기준을 따라야 하는 어선 실습선인 한미르호는 이 연구에서 수행한 모든 상황에서 규정을 만족하는 것 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SEA-Pro는 실선에서 충분히 발생 개연성이 있지만 실제로는 훈련이 곤란한 침수 상 황 및 화재 상황 등에 대한 피난 결과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선박의 설계 및 건조 시 피난 안전을 고려한 적정 승선인원 및 피난시설 배치, 이동이 집중되는 구역에 대한 피난 분산 등 효율적 피난계획 작성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신뢰 성 있는 결과 도출을 위해 인간 행동특성 데이터 수집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선박별 맞춤형 분석을 위해 화재의 크기와 종류를 감안함과 동시에 충돌이나 좌초에 의한 손상정도를 파악하여 실시간 경사각을 계산하고 이에 따른 이동 속도를 파악한다면 더욱 신뢰성이 제고되는 선박 피난분석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