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독가시치(Siganus fuscescens)는 농어목(Perciformes), 독가시치과(Siganidae)에 속하는 아열대성 해산어로서,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은 제주도와 남해에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생태적인 특성상 주로 연안 암반 이나 해조장 부근에서 무리를 이루며 섭이활동을 하고 있다(Kim et al., 2005). 제주 연안에서 독가시치는 주로 자망과 정치망 그리고 낚시 등에 의해 어획되고 있는데 최근의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 상승으로 인해 제주 연안 에 아열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독가시 치를 유용 수산자원으로서 이용하기 위해 체계적인 관 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독가시치류의 생태에 관한 국내외 연구들로 는 우선 일본산 독가시치의 경우 성숙, 식성 등 자원생태 학적 특성(Naganuma, 2009), 연령과 성장(Katayama et al., 2009), 이석 성분조성 변화(Yamada and Shibuno, 2007) 등이 보고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독가시치류의 일종인 흰점독가시치(S. canaliculatus)의 생식생태학적 연구(Hwang et al., 2004)와 독가시치에 대한 연령과 성 장(Lee et al., 2014)에 관한 연구가 수행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독가시치 의 생식생태학적 특성들을 조사하여 독가시치 자원의 체계적인 이용 및 관리를 위한 자원생태학적 기초자료 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재료 및 방법
실험에 사용된 독가시치는 2014년 2월부터 12월까지 제주도 연안 4개 지역(Fig. 1)에서 정치망과 자망에 의해 어획된 것으로서 총 581개체를 이용하였다(Table 1). 채 집된 독가시치는 실험실로 옮긴 후 각각 암수로 구분하 여 전장(TL)은 0.1 cm, 체중(BW)은 0.1 g 단위까지 측정 하였고, 생식소숙도지수(GSI)를 구하기 위해 생식소의 무게(GW)는 0.01 g 단위까지 측정하였다. 생식소숙도 지수는 다음 식으로 구하였다.
여기서 GW는 생식소 중량(g), BW는 체중(g)을 각각 나타낸다.
포란수(Fe)를 조사하기 위해 산란 직전 독가시치 44 개체의 난소를 대상으로 난괴를 Gilson액에 넣어 분리 한 후 현미경하에서 계수하였다. 포란수(Fe)는 다음 식 으로 구하였다.
여기서 w는 난소의 일부중량, W는 난소 전체중량, w`는 난소 일부중량의 난수를 각각 나타낸다.
생식소의 조직학적 관찰을 위해 적출된 생식소(Fig. 2)는, Bouin액에 고정한 후 파라핀 절편법에 의해 두께 5~6 ㎛의 절편을 제작하였고, Hansen’s haematoxyline과 0.5% eosin으로 비교염색을 실시하였다. 생식소의 조직 학적 검경 결과로부터 생식소 발달단계를 초기성장기 (early-growing stage), 성장기(growing stage), 성숙기(mature stage), 완숙 및 산란․방정(spawning stage)기, 휴지기 (resting stage) 등 총 5단계로 구분하였으며, 산란기 중인 암컷을 전장별로 성숙한 개체의 비율을 조사하여 logistic 식에 의해 50%가 성숙하는 군성숙체장을 구하였다.
결 과
암ㆍ수별 전장조성
이번 조사에 이용된 독가시치의 전장범위는 암컷 18.4~39.6 cm, 수컷 18.3~37.8 cm였고, 평균전장은 암컷 31.2 cm, 수컷 30.4 cm로 나타났다(Fig. 3).
생식소숙도지수 월변화
독가시치의 산란기를 추정하기 위해 암수의 생식소숙 도지수(GSI)의 월별 변화를 조사한 결과, 암컷과 수컷 모두 5월 이후부터 생식소숙도지수 값이 급격히 증가하 기 시작하여 7월에 15 이상의 최대값을 보인 후 감소하 기 시작하였고 10월 이후부터는 2 이하로 낮은 값을 나 타내고 있었다(Fig. 4).
포란수
산란기간 동안 독가시치의 포란수를 알아보기 위해 성숙한 암컷 44개체를 대상으로 전장과 체중에 따른 포란수를 분석한 결과, 가장 포란수가 많았던 개체의 전장과 체중은 각각 39.6 cm, 806.6 g이었으며 최대 포 란수는 2,600,000개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포란수가 가 장 적었던 개체의 전장과 체중은 각각 19.8 cm, 137.1 g이었으며 최소 포란수는 380,000개를 나타냈다. 포란 수와 전장, 체장과의 관계식은 각각 Fe=320.94TL2.3465 (R2=0.749), Fe=3247.4BW0.9285 (R2=0.737)로 나타나고 있어 전장과 체중이 증가할수록 포란수도 증가하는 경 향을 나타냈다(Fig. 5).
난소 발달의 조직학적 변화
성장기 난소에서는 난경이 10~20 ㎛의 염색인기 난모 세포와 50~100 ㎛의 주변인기 난모세포들이 관찰되었 으며, 일부에서 150~200 ㎛ 범위의 유구기 단계의 난모 세포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Fig. 6A, B). 난모세포가 성장함에 따라 방사선대가 형성되고, 세포질에는 난황 구와 유구들이 축적되기 시작하여 난경 250∼400 ㎛에 달하였으며, 난경 450∼600 ㎛의 완숙란은 세포질에 다 수의 난황구들이 균등하게 분포하고, 핵이 동물극쪽으 로 이동하였다(Fig. 6C). 산란시기 난소에서는 산란 흔 적을 나타내는 여포세포층과 퇴화중인 난모세포가 소수 관찰되었으며, 산란 후 난소 생식상피는 재배치되었고, 생식상피를 따라 30∼60 ㎛ 되는 어린 난모세포들이 분포하였다(Fig. 6D).
정소 발달의 조직학적 변화
성장기 정소는 소엽 내 생식상피를 따라 정원세포들 이 분열 증식하였고, 정모세포군들이 출현하였다(Fig. 7A). 이 후 정모세포들은 성숙분열을 통하여 정소 소엽 내에 정세포로 발달하였으며, 일부 성숙한 정자들이 소 엽 내강에 관찰되었다(Fig. 7B). 산란시기의 정소에는 소엽내 성숙한 정자무리들로 가득차 있었으며(Fig. 7C), 방정 후, 정소 소엽 내에 방정후의 잔존 정자가 분포 하였고, 소엽 상피를 따라 정원세포들이 출현하기 시작 하였다(Fig. 7D).
생식주기
월별로 조사된 난소와 정소의 생식세포의 발달단계 및 특징을 조직학적으로 관찰 한 결과, 독가시치의 생식 주기는 암컷의 경우, 초기성장기(4월), 성장기(5~6월), 성숙기(6~8월), 완숙 및 산란기(7~8월), 휴지기(8~12월) 로 구분되었고, 수컷의 경우, 초기성장기(4~5월), 성장 기(5~6월), 성숙기(7~8월), 완숙 및 방정기(7~9월), 휴지 기(7~12월)로 구분되었다(Fig. 8).
군성숙체장
재생산에 참여하는 독가시치의 성숙체장을 알아보기 위해 주산란기로 추정되는 7~8월 사이의 암컷들을 대상 으로 체급별 중숙단계 이상의 성숙개체의 출현율을 살 펴보았다. 그 결과 전장 22 cm 이하에서는 성숙개체가 출현하지 않았고, 29 cm 이상의 개체에서는 모든 개체 가 성숙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체급별 성숙개체의 출현 비율을 logistic 식에 적용시킨 결과, 암컷의 50%가 성숙 하는 군성숙체장은 전장 25.1 cm로 추정되었다(Fig. 9).
고 찰
국내에서 독가시치는 비교적 따뜻한 수온이 유지되는 제주도 주변 해역을 중심으로 연안에 무리를 이루어 서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2005;Lee et al., 2014). 독가시치는 소규모 연안 어선어업에 의해 소량 으로 어획되고 있어 아직까지 어획량에 대한 공식적인 통 계가 수집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최근의 수온 상승 영향 으로 독가시치의 출현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자원관 리를 위한 다양한 생태적 기초자료들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독가시치의 생식생태를 알아보기 위해 생식소의 성숙 경향 및 GSI 의 월변화 그리고 암수 생식소의 조직학적 발달단계를 조사하였다. 우선 GSI값의 월변화를 살펴본 결과 암․수 컷 모두 고수온 시기인 7월에 최대값을 보인 후 8월까지 높은 수준을 보였고 이후 수온이 하강하는 10월부터 다 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월별 생식소 발달단계를 조직학적으로 검사한 결과, 산 란 직전의 완숙란을 지닌 난소를 갖는 개체의 출현비율 이 7~8월에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의 연구에서 조사한 독가시치를 대상으로 GSI값의 월변화, 조직학적 방법을 통한 암수컷 생식소 발달단계 결과 등으로부터 추정된 제주 연안에 서식하 는 독가시치의 주산란기는 7~8월로 판단된다. 이와 같 은 독가시치의 산란기는 같은 독가시치과에 속하는 제 주 연안에 서식하는 흰점독가시치(Hwang et al., 2004) 의 산란기와 유사한 결과였다. 그런데 일본산의 경우 제주도보다 저위도에 위치한 오키나와에 서식하는 흰점 독가시치(Hoque, 1994)의 주산란기는 4~6월로 약 1~2 개월 산란기가 빨랐고 상대적으로 고위도에 위치한 다 테야마만에 서식하는 독가시치(Naganuma, 2009)의 주 산란기는 7~8월로 본 연구의 결과와 같게 나타나고 있 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들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독가시치류들의 산란시기 차이는 서식 위도와 관련 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어류는 수온과 광주기 변화에 따라 산란형 을 크게 춘계산란형, 춘하계산란형, 하계산란형, 추계산 란형, 동계산란형, 춘추계산란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Aida, 1991). 독가시치는 이중에서도 고수온기에 산란하 는 하계산란형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흰점독가시치 (Hwang et al., 2004)를 비롯하여 제주도 주변해역에 서식 하는 자리돔(Lee and Lee, 1987), 어렝놀래기(Lee et al., 1992) 등이 하계산란형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어류의 난발달 양식은 크게 동시발달형, 난군동시발달형, 비동시발달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Wallace and Selman, 1981). 이번 독가시치의 난소내 난모세포 발달양식을 조직학적으로 조사한 결과, 주산 란 기간 동안 성숙한 난소내에는 일부 산란 흔적을 나타 내는 여포세포층과 퇴화중인 난모세포가 소수 관찰되었 지만 난경 450∼600 ㎛의 완숙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 고 있기 때문에 독가시치는 난군동시발달형에 속하면서 산란기간 동안 산란은 일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와 같은 난소 발달양식은 제주 연안에 서식 하는 흰점독가시치에서도 동일한 패턴으로 나타나고 있 음을 알 수 있었다(Hwang et al., 2004).
이번 연구에서 산란기간 동안 독가시치는 전장과 체중 이 증가할수록 포란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포 란수를 조사한 결과, 적게는 380,000개, 많게는 2,600,000 개를 갖는 개체도 있어 비교적 많은 수의 포란수를 나타 내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대부분의 난류성 경골어류들 에게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산란기간 동안 독가시치 암컷 생식소의 체중에 대한 점유율이 32%를 차지할 정도로 생식소가 큰 어종에 속하였다. 통상 난류성 경골어류들의 경우 체중 대비 생식소 점유율이 고등어 17% (Cha et al., 2002), 갈치 20% (Cha and Lee, 2004), 전갱이 11% (Cha et al., 2009), 물가자미 23% (Cha et al., 2011) 등 대부분 20 %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독가시치는 생식소가 상당히 큰 어종에 속하고 있기 때문에 포란수가 상대적으 로 많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 추정된다.
logistic 방정식을 통해 추정된 독가시치 암컷의 군성 숙체장은 전장 25.1 cm이었다.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독가시치의 2세에 해당하는 평균 전장은 24.46 cm로 보 고되고 있으므로(Lee et al., 2014) 독가시치 암컷들은 대부분 2세 이상에서 산란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 된다. 이러한 결과들은 향후 제주 연안에서 독가시치 자원을 관리하는데 유용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 리라 기대된다.
결 론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독가시치(Siganus fuscescens) 를 대상으로 생식생태에 관하여 조사하였다. 조사에 이 용된 시험어는 2014년 2월부터 12월까지 제주도 연안에 서 정치망과 자망에 의해 어획된 독가시치로서 총 581 개체를 이용하였다. 조사결과 GSI값은 암․수컷 모두 고 수온 시기인 7월에 최대값을 보인 후 8월까지 높은 수준 을 보였고 이후 수온이 하강하는 10월부터 다시 낮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또한 산란 직전의 완숙란을 지닌 난소를 갖는 개체의 출현비율이 7~8월에 매우 높게 나 타나고 있어 독가시치의 주산란기는 7~8월로 판명되었 다. 조직학적 검사방법을 통해 독가시치 난소의 난발달 양식을 조사한 결과 난군동시발달형에 속하고 있었으며 산란기간 동안 산란은 1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산란기간 동안 독가시치 암컷의 포란수는 380,000~2,600,000개의 범위를 나타냈으며 logistic 방 정식을 통해 추정된 독가시치 암컷의 군성숙체장은 전 장 25.1 cm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