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눈강달이(Collichthys niveatus)는 농어목(Perciformes) 민어과(Sciaenidae)에 속하는 어류로 우리나라의 서해와 남해를 비롯하여 동중국해에 서식하고 산란기는 6~7월 경이며 수심 80 m 미만의 연안에서 서식한다(Kim et al., 2005). 강달이속(Collichthys)은 전세계에서 눈강달이와 황강달이(C. lucidus) 2종만이 알려져 있으며(Froese and Pauly, 2019) 강다리, 청강달어 등의 방언으로 불리고 젓 갈, 매운탕 등의 식품과 사료로 이용되어 경제적 가치가 있는 어종이다. 또한 눈강달이는 상업적으로 중요한 황 아귀(Lophius litulon)의 먹이생물로서(Cha et al., 1997), 해양 생태계에서 일차생산자와 상위 영양단계를 연결하 는 중간 영양단계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지금까지 연구된 강달이속에 관한 연구로는 황강달이 의 섭식생태(Chung et al., 2014)와 민어과 어류의 분류 학적 재검토(Lee and Park, 1992), 치어 2종의 분자동정 및 형태비교(Lee and Kim, 2014), 계통유연관계(Xu et al., 2011), 민어과 어류의 식성(Xue et al., 2005) 등이 수행되었다. 눈강달이의 식성에 관한 연구는 민어과 어 류의 식성 연구에서 일부 언급되었을 뿐 눈강달이의 식 성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어류의 식성연구는 어류의 생태를 이해하며,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기 에 매우 중요하다(Huh et al., 2008a). 따라서 이번 연구 는 우리나라 서해에 출현하는 눈강달이의 위내용물 조 성과 크기군별 위내용물의 변화를 파악하여 자원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이번 연구에 사용된 눈강달이는 서해에서 2016~2018 년 4월과 10월에 국립수산과학원 자원조사 전용선을 이 용하여 저층트롤망(Bottom trawl net, 망목 60 mm, 망고 3.6 m)으로 채집하였다. 또한 눈강달이는 150, 151, 152, 161, 162, 171, 172, 173, 181, 182, 183, 190, 191, 192, 193, 200, 201, 202, 203해구에서 채집되었으며(Fig. 1), 4월에 618개체, 10월에 127개체가 채집되었다(Fig. 2). 채집된 눈강달이 시료는 선상에서 전장(Total length)과 체중(Weight)을 각각 0.1 cm와 0.1 g까지 측정하였고 위를 적출한 후, 즉시 현장에서 10% 포르말린 용액에 고정한 뒤 실험실로 운반하였다. 위내용물 분석은 해부 현미경(Leica Microsystems, LEICA L2) 하에서 먹이생 물을 종류별로 구분하였고 가능한 종 수준까지 동정 하 였다(Kaname, 1988;Hong et al., 2006;Seo, 2010). 먹이 생물은 종류별로 크기(전장)를 측정하고 개체수를 계수 하였으며 이후 전자저울(METTLER TOLEDO, Analytical Balance ME204TE/00)을 이용하여 습중량을 0.0001 g 단 위까지 측정하였다. 위내용물 분석결과는 식 (1), (2), (3) 과 같이 각 먹이생물에 대한 출현빈도(%F), 먹이생물의 개체수비(%N)와 습중량비(%W)로 나타냈다.
여기서, Ai는 위내용물 중 해당 먹이생물이 발견된 눈 강달이의 개체수이고 N은 먹이를 섭식한 눈강달이의 총 개체수, Ni (Wi)는 해당 먹이생물의 개체수(습중량), Ntotal (Wtotal)은 전체 먹이 개체수(습중량)이다. 먹이생물 의 상대중요성지수(Index of relative importance, IRI)는 Pinkas et al. (1971)의 식을 이용하여 식 (4)와 같이 구하 였으며 상대중요도지수비는 백분율로 환산하여 상대중 요도지수비(%IRI)로 나타내었다.
눈강달이의 전장군별(TL) 먹이조성의 변화를 알아보 기 위하여 2.0 cm 간격으로 나누어 각 전장군별 먹이생 물을 분석하였다(<8.0 cm, n=34; 8.0~10.0 cm, n=128; 10.0~12.0 cm, n=248; 12.0~14.0 cm, n=86; >14.0 cm, n=27). 또한 전장군별 먹이 섭식 특성 파악을 위해 전장 군별 먹이의 평균 개체수(Mean number of preys per stomach mN/ST)와 전장군별 먹이의 평균 중량(Mean weight of preys per stomach mW/ST)을 구하였다. 상기 분석을 위해 일원배치분산분석(One-way ANOVA, Microsoft excel 2010)을 이용하여 유의성을 검정하였고 P<0.05일 때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결 과
전장분포
이번 연구에 사용된 눈강달이 총 745개체의 전장 (Total length)은 4.8~16.0 cm의 범위를 보였는데(Fig. 3), 10.0~11.0 cm 전장군이 전체 개체수의 28.2%를 차지 하여 가장 높은 값을 보였다.
위내용물 조성
이번 연구에서 채집된 눈강달이 745개체 중 먹이생물 을 전혀 섭식하지 않은 개체는 222개체로 29.8%의 공복 률을 나타내었다. 먹이를 섭식한 눈강달이 523개체의 위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눈강달이의 주요 먹이생물은 난바다곤쟁이류(Euphausiacea)로서 출현빈도 54.9%, 개 체수비 26.3%, 습중량비 74.1%, 상대중요도지수비 54.1%를 차지하였다. 난바다곤쟁이류 다음으로 중요 한 먹이생물은 출현빈도 59.7%, 개체수비 64.1%, 습중 량비 9.0%, 상대중요도지수비 42.8%를 차지한 요각류 (Copepoda)였다. 요각류 중에서는 출현빈도 46.7%, 개 체수비 51.4%, 습중량비 7.3%를 차지한 Calanus sinicus 가 가장 우점한 먹이생물로 확인되었다. 그 외 단각류 (Amphipoda), 새우류(Macrura), 모악동물(Chaetognatha), 집게류(Anomura) 등 다양한 먹이생물을 섭식하였지만 각각 1.9% 이하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보여 그 양은 상 대적으로 많지 않았다(Table 1).
크기군별 위내용물 조성의 변화
상대중요도지수비를 이용하여 눈강달이의 전장군별 먹이생물 변화를 분석한 결과, 가장 작은 크기군인 <8.0 cm 전장군에서는 난바다곤쟁이류가 상대중요도지수비 54.6%를 보여 가장 우점한 먹이생물이었다. 그 다음은 요각류가 32.8%를 차지하였다. 그 외 새우류, 단각류 등도 섭식했으나 상대중요도지수비 10.6% 미만으로 그 양은 많지 않았다. 8.0~10.0 cm 전장군에서도 난바다곤 쟁이류가 상대중요도지수비 51.0%를 보여 가장 우점한 먹이생물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요각류가 48.1%였으며 그 외 단각류, 새우류 등은 0.6% 미만으로 그 양은 많지 않았다. 10.0~12.0 cm 전장군에서는 난바다곤쟁이류와 요각류가 각각 49.6%와 47.5%의 상대중요도지수비를 보여 비슷한 수준으로 우점하였고 그 외 단각류, 새우류 등이 1.4% 미만으로 나타났다. 12.0~14.0 cm과 >14.0 cm의 전장군에서는 난바다곤쟁이류가 각각 58.3%와 68.9%를 보여 가장 우점하였고 그 다음으로 요각류가 각각 35.7%와 15.9%로 나타났다(Fig. 4). 난바다곤쟁이 류와 요각류는 전체 전장군에서 우점한 먹이생물이었 다. 큰 전장군으로 갈수록 요각류의 상대중요도지수비 는 감소하였고 난바다곤쟁이류의 상대중요도지수비는 10.0~12.0 cm 전장군까지 감소하다 이후 증가하는 경향 을 보였으나 전장군별 먹이생물 조성은 통계적으로 유 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Oneway ANOVA, F= 0.0007, P>0.05).
눈강달이의 전장군별 평균 먹이생물 개체수(mN/ST) 는 가장 작은 크기군인 <8.0 cm 전장군에서는 평균 2.4 개체를 보였으며 12.0~14.0 cm 전장군에서는 평균 8.7 개체를 보여 성장함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가장 큰 크기군인 >14.0 cm의 전장군에서는 평균 6.6 개체를 보여 감소하였다. 모든 전장군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Oneway ANOVA, F= 5.998, P<0.05). 또한 평균 먹이생물 습중량(mW/ST)은 가장 작 은 크기군인 <8.0 cm 전장군에서는 평균 0.02 g을 보였 고 큰 크기군으로 갈수록 계속 증가하여 가장 큰 크기군 인 >14.0 cm 전장군에서 평균 0.10 g을 보여 성장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 는 없었다(Oneway ANOVA, F=9.113, P>0.05) (Fig. 5).
고 찰
이번 연구에서 눈강달이의 가장 중요한 먹이생물은 난바다곤쟁이류로 나타났다. 과거 한강 하구역에서 연 구되었던 눈강달이와 같은 속에 속하는 황강달이는 한 강 하구역에 많이 출현하는 새우류를 주로 섭식하였다 (Chung et al., 2014). 하지만 황강달이와 달리 이번 연구 에서는 새우류가 상대중요도지수비 1.2%로 섭식 비율 이 매우 낮았는데 이러한 먹이생물의 차이는 서식 지역 에서 풍부하게 출현하는 먹이생물이 다르기 때문인 것 으로 생각된다.
과거 황해 남부에서 연구되었던 눈강달이 식성 연구 결과, 주로 난바다곤쟁이류를 섭식하여 이번 연구 결과 와 유사하게 나타났다(Xue et al., 2005). 이와 같이 눈강 달이에게 난바다곤쟁이류는 먹이생물로서 매우 중요함 을 알 수 있었다. 난바다곤쟁이류는 많은 어류들의 주요 먹이생물로 이용되는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종이며 (Everson, 2000), 표층 생태계에서 일차생산자와 상위포 식자 사이의 먹이사슬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Mauchline, 1980). 서해에서 난바다 곤쟁이류는 대형 갑각류 동물플랑크톤 출현량의 연중 50%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특히 봄에는 75% 이상, 가을 에는 60% 이상의 출현량을 보였다(Sun et al., 2010). 일반적으로 어류는 노력량에 비해 포획하기 쉬운 주변 에 풍부한 먹이생물을 선호하는 기회주의적 포식을 하 는데(Huh et al., 2013), 이번 연구에서의 눈강달이 역시 주변 해역에 풍부한 난바다곤쟁이류를 주로 섭식하여 기회주의적 포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눈강달이 는 난바다곤쟁이류와 함께 요각류를 주로 섭식하였는데 우리나라 동, 서, 남해에 출현하는 동물플랑크톤 중 요각 류는 최우점 분류군으로 알려져 있으며(Kang, 2011), 서 해의 전체 동물플랑크톤 중 연중 50% 이상의 출현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oi and Park, 2013). 따라 서 눈강달이가 서해에서 풍부한 출현량을 보이는 요각 류를 쉽게 섭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크기군별 먹이생물 조성을 분석한 결과, 눈강달이는 전체 전장군에서 난바다곤쟁이류와 요각류를 중요한 먹 이생물로 이용하였으며 크기군별 먹이생물 조성은 통계 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대부분의 어류들은 효율 적인 에너지 관리를 위하여 일생동안 성장함에 따라 먹 이전환을 (1) 여러 번 하는 종과 (2) 한 번만 하는 종으로 나뉜다. (1)의 경우 성장함에 따라 여러 번 먹이 종류를 전환하는 그룹으로 농어(Lateolabrax japonicus), 불볼락 (Sebastes thompsoni) 등의 어류가 이에 속한다(Huh and Kawk, 1998;Huh et al., 2008b). (2)의 경우 성장함에 따라 한 번 먹이 종류를 전환하는 그룹으로 일정 수준의 크기에 도달하여 1차 먹이 전환이 종료되면 더 이상 먹 이 전환을 하지 않고 먹이생물의 개체수 또는 중량을 증가시켜 에너지를 얻으며 멸치(Engraulis japonicus), 베도라치(Pholis nebulosa) 등과 같은 어류가 이 그룹에 속한다(Kim et al., 2017;Huh and Kawk, 1997). 이번 연구에서 눈강달이는 모든 전장군에서 지속적으로 난바 다곤쟁이류와 요각류를 섭식하였고 성장에 따른 개체당 평균 먹이 개체수(mN/ST)와 습중량(mW/ST)이 증가하 는 경향을 보여 (2)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장 4.8 cm 이하의 개체들이 채집 되지 않아 정확한 먹이전환을 확인 할 수 없었지만 일반 적으로 어류의 자치어는 요각류 유생과 같은 작은 먹이 생물을 섭식하다가 성장함에 따라 더 큰 먹이생물로 먹 이를 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눈강달이 또한 전장 4.8 cm 이하의 전장군에서 이미 먹이전환이 끝났을 것 이라고 추측된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눈강달이의 먹이 전환 결과를 알기 위해서 추후 전장 4.8 cm 이하의 작은 크기의 눈강달이를 채집하여 연구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결 론
우리나라 서해에 출현하는 눈강달이의 위내용물을 알 아보기 위해 2016~2018년 4월과 10월에 총 745개체를 채집하였다. 눈강달이는 주로 난바다곤쟁이류(Euphausiacea)와 요각류(Copepoda)를 섭식하였다. 그 외에 단각류(Amphipoda), 새 우류(Macrura), 모악동물(Chaetognatha), 집게류(Anomura) 등 을 섭식하였지만 그 양은 많지 않았다. 눈강달이의 전장범위 는 4.8~16.0 cm였으며 전체 전장군에서 가장 중요한 먹 이생물은 난바다곤쟁이류와 요각류였고 성장함에 따른 먹이생물의 조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성장함에 따라 평균 먹이생물의 개체수는 증가하 는 경향을 보였지만 평균 먹이생물의 습중량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