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해상 물동량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하여 선박의 크기 가 커지고 척수가 늘어나게 되면서 해양오염 사고의 발 생 규모 역시 커졌다. 특히, 1989년 발생한 대형 원유 운반선 EXXON VALDEZ호의 원유 유출사고는 심각한 해양오염을 야기하였고, 선박 안전 운항의 관점에서 조 종성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선박의 조종성은 크게 선박이 가진 고유한 조종성능, 인적 요인, 환경적 요인의 복합적인 관계 속에서 평가되며, 조종성이 나쁜 선박은 해양사고를 발생시킬 확률이 높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이들 요인 중에서 선박 고유의 조종성능은 불가항력이 포함된 인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과는 달리 설계와 건 조 방법에 의해 개선시킬 수 있다.
이에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는 1993년 11월 최소한 선박이 가진 고유한 조종 성능 부족에 의한 해양사고를 예방하고자 선박 조종성 능에 관한 잠정적인 기준(interim standards for ship manoeuverability)을 채택하였고, 2002년도 76차 MSC (Maritime Safety Committee)에서 최종적으로 조종성능 기준(선회, 보침 및 정지성능 등)을 확정하여 2004년 1월 1일 이후에 건조되는 타와 추진기를 가진 길이(수선 간장) 100 m 이상의 동력선 및 길이에 관계없이 모든 케미컬 탱커와 가스 캐리어에 적용하였다(IMO, 2002).
IMO 조종성능 기준에 대한 충족 여부를 실선 시험을 통하여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 공간, 인력, 예산 등이 별도로 소요되며, 만약 충족하지 못한다면 수리나 개조 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Lee et al., 2018)하기 때문에 설 계단계에서부터 선박의 조종성능을 추정 하고자 하는 연구는 국내·외 연구자들에 의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재 조선소 설계 실무에서는 주로 모형 시험이나 유 사 실적선의 조종성능 시험 결과를 회귀 분석한 추정 근사식(이하 경험식이라 한다.)이 널리 쓰이고 있으며, 이러한 방법으로 도출한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은 대상 선박의 조종성능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간접적인 조종성능 평가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와 같 은 설계 단계에서의 선박 조종성능 추정을 위한 경험식 에 관한 연구는 IMO 조종성능 기준의 적용 대상인 대형 상선을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Lee et al., 2018), 적 용대상이 아닌 어선 건조 과정에 있어서도 예산, 시간 등의 이유에서 상선을 대상으로 개발된 경험식을 그대 로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안전심판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에서 의 선박 해양사고 발생 척수는 어선이 비어선(상선 포 함, 수상레저기구 제외)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먼저, 충 돌사고의 경우, 총 1,637척 중에서 어선이 1,013척으로 비어선 624척을 모두 합친 것보다 평균 36.4% (2013년 도 24.6% [50척], 2014년도 26.1% [57척], 2015년도 49.7% [158척], 2016년 45.3% [124척]) 많았으며, 좌초 사고 또한 총 421척 중에서 어선이 306척으로 비어선 115척 보다 평균 57.6% (2013년도 17% [9척], 2014년도 68% [51척], 2015년도 69.2% [45척], 2016년 71.6% [86 척]) 많았다(KMST, 2013~2016). 비록 이 기간 동안 등 록된 어선의 척수(평균 68,475척)가 비 어선의 척수(평 균 9,282척)를 모두 합친 것보다 평균 7배(KMST, 2013~2016) 정도 많았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발생 척수 의 절대적 수치로 보았을 때 향후 어선의 해양사고 발생 예방을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선박에 의해 발생하는 해양사고를 해양오염의 관점이 아닌 인명피해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선 역시 설 계단계에서부터 조종성능을 추정하는 연구와 방법은 필 요하다. 또한, 천수역에서의 어선 선회운동 특성을 추정 하는 연구는 입ㆍ출항과 연안항해가 잦은 어선의 안전 운항의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저자들은 조선소 설계 실무에서 널 리 쓰이는 Kijima et al. (1990a;1990b;2004) 경험식을 어선 선형인 T/S 새바다호에 적용하여 심수역에서의 유 효성 유무를 확인하였고, 천수역에서의 선회운동을 추 정하여 수심 대 선박 흘수와의 비(심도비, H/d)에 따른 선회운동 특성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단, H/d > 3.0일 때를 심수(deep water)라 하며, 1.2 < H/d < 1.5일 때를 천수(shallow water)라 한다(ITTC, 2003).
재료 및 방법
대상선박은 경상대학교 소속의 어업실습선 새바다호 (이하 Model ship이라 한다)이며, 길이 60.6 m (LPP), 폭 12.3 m (mld), 설계흘수 4.5 m의 선미식 트롤어선이 다(Table 1, Fig. 1). Model ship의 선정 이유는 연구에 필요한 설계상 제원, 저항, 자항 시험 결과를 비롯한 실 선 시운전 시험 자료 확보가 가능하였고, 트롤어선의 선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아래의 연구방법을 통하여 Model ship의 천 수역에서의 선회운동 특성을 추정하였다.
첫째, Model ship의 설계상 제원, 프로펠러 단독시험 등의 결과 값을 식 (7)에 기술한 Kijima et al. (1990a) 경험식에 대입하여 심수역에서의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도출하였고, 그 값을 이용하여 ± 35° 타각에서의 선회운동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이후 시뮬레이션 수행 결과를 Model ship의 실선 시운전 당시의 선회운동 시험 결과와 정량적으로 비교하여 상선을 대상으로 개 발된 경험식을 어선 선형에 적용함에 있어서 유효성을 검증하였다.
여기서, 타각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조종 유체력 미계 수 값 계산은 수식 계산에 특화되어 있는 포트란 프로그 램을 사용하였다(Fig. 2). 또한, 시뮬레이션 수행 당시의 조건은 설계상 만재흘수 4.5 m (even keel), 초기 선속 14 knots에서 수행하였으며, 풍랑과 파랑 등의 외란 (disturbance)은 없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이러한 조건은 아래의 Fig. 3에 도시된 실선 시운전 당시의 조건과 다소 차이를 나타내나, 실선 시운전 시험 시 Beaufort scale 3 이하에서는 통상의 자료를 얻을 수 있고, Froude 수 0.3 이하에서는 속력이 선회권에 관계치 않는 점(Yoon, 2002) 등을 고려하였을 때, 수치 시뮬레이션 방법을 이 용한 조종성능 검증이라는 연구 수행에는 부합되는 것 으로 판단하였다.
둘째, 유효성 검증 결과, 저자들은 Kijima et al. (1990a) 경험식을 이용하여 심수역에서 Model ship의 조종성능 추정이 대략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였 다. 따라서 도출하였던 Model ship의 심수역에서의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천수역에서의 선박 조종성능 추정 근사식인 Kijima et al. (1990b;2004) 경험식에 대입하여 심도비(H/d 6.0, 1.5, 1.2)를 달리한 조건에서 조종 유체 력 미계수 값을 또다시 도출하였다.
셋째, 도출한 Model ship의 천수역에서의 조종 유체 력 미계수 값을 이용하여 각 조건에서의 침로 안정성 여부를 정량적으로 판별하였고, ± 35° 타각에서의 선회 운동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심도비에 따라 변화하는 조종성능 특성을 분석하였다.
기본 수학 모형
기본 수학 모형
좌표계와 조종운동 방정식
좌표계는 지구고정좌표계(O0 - x0y0z0)위에 원점을 선체의 무게중심(Center of gravity)으로 고정 시킨 선체 고정좌표계(O - xyz)로 나타내었다. 여기서, x0 - y0 는 정수면이며, z0 는 수직 아래쪽을 양(+)의 방향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x는 선수, y 는 우현, z 는 선저 방향이 각각 양(+)의 방향을 나타낸다(Fig. 4). 이때 조종운동 방정식을 무차원화 하여 나타내면 식 (1)과 같다.
여기서, m, mx, my : 선체질량, X 방향 부가질량, Y 방향 부가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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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zz, izz : 선체 관성모멘트, 부가 관성모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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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 , β, r′ : 선속, 편각, 선회각속도
-
L, d, 위첨자(′), 위첨자( ․ ) : 선체길이(Lpp), 선박흘수, 무차원화, 시간에 대한 미분
식 (1)의 무차원화는 아래의 식 (2)의 방법을 통하여
실시하였다.
식 (1) 우변의 외력항 X ′, Y ′, N ′은 선박에 작용하는 힘을 Hull, Propeller, Rudder 성분의 힘으로 나누어 식 (3)과 같이 MMG (Maneuvering Modeling Group)형으 로 나타낼 수 있다(Yasukawa and Yoshimura, 2015).
여기서, 아래 첨자 H, P, R은 각각 Hull, Propeller, Rudder를 의미한다.
Hull에 작용하는 유체력
Hull에 작용하는 유체력 XH′ , YH ′ , NH ′ 는 식 (4)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Kijima et al., 1990a).
Propeller에 의한 유체력
Propeller에 의한 힘은 보통 선박의 전후 방향으로 작 용하기 때문에 미소한 횡방향의 힘 YP ′ 과 모멘트 NP ′ 를 생략하면, XP ′ 는 식 (5)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Kijima et al., 1990a).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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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n, CtP : 프로펠러 직경, 프로펠러 회전수, 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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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0, KT, JP : 전진운동 시 추력감소계수, 추력계수, 전진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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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 C2, C3 : 프로펠러 단독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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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wP : 프로펠러 위치에서 유효반류계수
Rudder에 의한 유체력
Rudder에 의한 유체력 XR ′ , YR ′ , NR ′ 는 식 (6)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Kijima et al., 1990a).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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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 aH: 조타 저항 감소계수, 타력 증가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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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 , xH′ : Rudder 위치에서 x축 좌표의 무차원 값, 조타에 의해 유발되는 부가횡력 작용점의 x축 좌표의 무차원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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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 : Rudder에 작용하는 직압력의 무차원값
Kijima et al (1990a) 경험식
Model ship의 천수역에서의 조종성능을 추정하기 위 한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한 식은 설계단계에서 널 리 쓰이고 있는 Kijima et al. (1990a) 경험식이다. 이 식은 대형 상선의 모형 시험 결과를 회귀 분석하여 도출 한 것으로써, 대상선박의 주요 제원, 프로펠러 단독시험 결과 등을 이용하여 선박에 작용하는 조종 유체력 미계 수 값을 추정할 수 있는 간접적인 방법이다.
경험식을 통하여 도출한 미계수 값을 이용하면 건조 이전 대상선박의 조종성능을 추정할 수 있을 뿐 만 아니 라, 조종성능에 대한 간접적인 평가가 가능해진다. Hull 에 작용하는 조종 유체력 미계수를 도출하는 선형식의 예를 나타내면 식 (7)과 같다.
여기서,
수정계수(Correcting factor)를 포함한 조종성능 경험식
천수역에서의 선박 조종성능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유 체력을 비롯하여 심도비에 따라 변화하는 여러 가지 요 인이 고려되어야 한다. Kijima et al. (1990b;2004)은 심도비의 영향을 고려하여 수정계수가 포함된 천수역에 서의 선박 조종성능 경험식을 제안하였고, 선형식의 예 를 식 (8)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 심도비의 영향을 고려한 수정계수 h ≡ d/H, (∞) : 심도비, 심수
침로 안정성 판별식
추정 대상 선박의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이용하면 침로 안정성을 정량적으로 판별할 수 있다. 이때 침로 안정성을 판별하는 조건은 식 (9)와 같으며, 안정성 지수 ‘C’ 의 값이 양(+)이면 침로가 안정하고 음(-)이면 불안 정하다고 판별한다. 또한, 는 항상 양(+)의 값을 나타내기 때문에, 의 값이 양(+)이면 침로가 안정하고 음(-)이면 불안정하다고 판 별할 수 있다.
여기서, lr′, lβ′ : 모멘트 레버와 횡력 레버
결과 및 고찰
Kijima et al. (1990a) 경험식 유효성 검증
Kijima et al. (1990a) 경험식에서 도출한 Model ship 의 조종 유체력 미계수(심수역) 값을 이용하여 수행한 선회운동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선 시운전 시험 결과 모 두 IMO 조종성능 기준에 충족하였으며(Table 2), ±35º turn 비교 결과, -35º turn에서 Model ship의 정상 선회반 경 결과 값이 실선보다 0.42 L 작게 나타나는 차이를 보이는 것 이외에는 전반적으로 유사한 경향을 나타냈 다(Fig. 5). 여기서, 선체에 작용하는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은 어떠한 보정도 거치지 않았다.
천수역에서의 조종 유체력 미계수
Kijima et al. (1990b;2004) 경험식을 이용하여 도출한 Model ship의 선체에 작용하는 횡력, 모멘트의 선형 미 계수 값을 심도비에 따라 Table 3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Model ship은 심도비가 작아질수록, 즉 수심이 얕아질수 록 Yβ′ (h)와 Nβ ′ (h)는 커졌고, Nr ′(h)는 작아졌다. 또 한, 는 H/d 1.5까지는 미소하게 작아지다가 이후 급격히 커지는 경향을 나타냈다(Fig. 6).
심도비에 따른 침로안정성 판별
심도비를 달리하여 도출한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이용하여 해당 심도비에서의 침로 안정성을 판별한 결 과, H/d 6.0부터 1.5까지는 침로 안정성 판별 지수 ‘C’ 의 값이 음(-)을 나타내며 침로가 불안정하고 H/d 1.2에 서는 침로가 안정한 것으로 판별되었다(Table 4).
특히, H/d 6.0부터 1.5까지는 침로 안정성이 미소한 간격으로 더욱 불안정해지다가, H/d 1.5 직후 침로 안정 성의 정도가 급격히 상승되면서 1.2에서는 ‘C’의 값이 양(+)을 나타냈다(Fig. 7). 이는 H/d가 1.5보다 작아지면 선체에 작용하는 마찰 저항이 커지고 타효가 줄어드는 등 외력이 조종운동에 미치는 영향이 급속도로 증가하 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심도비에 따른 조종성능 특성
심도비가 고려된 각 조건에서 도출한 Model ship의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이용하여 ± 35° 타각에서의 선회운동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는 Table 5와 Fig. 8, 9와 같다. 여기서, L은 선체의 길이를 나타낸다.
Table 5와 Fig. 8, 9에 나타난 바와 같이 Model ship은 ± 35° 타각 선회운동에서 H/d가 작아질수록 Advance는 궤적 의 크기에 비례하여 미미하게 증가하였으나, Tactical diameter는 H/d 1.5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결 론
일반적으로 선박의 조종성능은 H/d가 작아질수록 선 회저항 모멘트, 타압 모멘트, 수심에 따른 동압력 등 유 체력의 영향으로 선회성은 저하되고, 침로 안정성 또는 추종성은 향상되는 특성을 나타낸다(Yoon 2002). 그러 나 이러한 경향이 발생하는 심도비 구간은 선종과 선형 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제한된 선박(상선)의 모형시험 결과만으로 회귀 분석된 경험식을 모든 선종 과 선형에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추정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선을 대상으로 개발된 경험식은 없기 때문에 상선을 대상으로 개발된 경험식을 아무런 보정 없이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관점 에서 수행한 이 연구는 상선을 대상으로 개발된 경험식 을 어선 선형을 가진 Model ship에 적용하여 유효성을 검증하였고, 천수역에서의 조종성능 특성을 분석한 것 에 의의가 있다.
연구 결과, Model ship은 H/d 1.5 직후 Advance는 미 미하게 증가하였으나, Tactical diameter는 급격히 증가 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항내와 같은 얕고 좁은 천수역 에서 충돌 회피를 위한 동작을 실시할 경우, 상대선박과 의 거리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선회공간 확보가 더욱 중 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Model ship과 유사한 제원 특성을 가진 어선을 운항함에 있어서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끝으로 Kijima et al. (1990a;1990b;2004) 경험식은 제한된 상선(특히 Cb 가 0.8 이상의 저속 비대선)들을 대상으로 한 회귀분석의 결과이기 때문에 회귀분석 과 정에서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Cb, L/B 등(Yoshimura and Masumoto, 2011)이 상선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어선(Cb 0.6 부근)에 보정 없이 그대로 적용할 경우에 추정 오차의 발생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경험식을 이용하
여 어선의 조종성능을 추정함에 있어서 정도를 높이 기 위해서는 어선 선형의 제원 파라메터가 경험식에 포 함되어야 할 것이며, 이 파라메터는 향후 어선 선형의 제원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통하여 도출하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