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해양 건설 공사 작업에 수반되는 파일 항타 및 air gun 등으로 인해 발생한 수중소음은 어류에게 청각기능 저하 등의 생리학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Hastings and Popper, 2005;McCauley et al., 2003). 이 러한 수중소음에 대한 어류의 반응은 개체별로 다른 특 성을 가지고, 특정개체의 반응은 다른 개체에 적용하기 어렵다(An, 2008).
수중소음이 어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미국 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에서 수행하였으며, 어류의 청각 기관의 특성 및 행동 반응에 대한 연구 등이 있었다 (Park and Yoon, 2017). 국내에서도 해양환경에서 공사 중 발생하는 충격음이 어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및 피해영향범위 예측에 대한 연구 등이 있었으며(Bae et al., 2009;Ha et al., 2012), 그 외에 실내 실험 및 양식장환경에서, 인위적인 수중소음에 대한 금붕어의 행동(An, 2008), 발파 작업 소음에 대한 양식 향어의 행동(Shin, 2000) 및 양식 가물치의 행동에 미치는 파 일작업 소음의 영향(Shin, 1995) 등이 있었다. 수중소 음에 대한 어류의 행동 연구 자료의 수가 적고, 수중소 음에 대한 어류의 반응이 개체마다 다른 이유 등으로 국내의 수중소음에 대한 피해 영향범위 추정은 각 연구 자의 개별적 연구결과로 결정되고 있다(Bae et al., 2009;An, 2008). 이 연구는 수중소음에 대한 어류의 행동을 연구함으로써 수중소음에 대한 어류의 피해 영 향범위 산정 등에 대한 기초자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 으로 판단된다.
이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며 수심 이 낮은 암초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조피볼락(Sebastes schlegelii Hilgendorf)을 이용하여 실험을 실시하였다 (Chyung, 1977). 풍력발전기 건설공사 현장주변에서 방류 한 조피볼락은 음향 텔레메트리 기법을 이용하여 추적하 였으며, 이동거리, 유영속도 및 유영방향 등의 행동특성을 분석하였다. 행동특성 검토과정에서 유영방향과 조류방 향의 상관성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파일 항타 작업 중의 행동을 파일 항타가 없을 때와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 해역
풍력발전기 건설공사 주변에서의 어류 추적 실험은 2018년 7월 18일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일대의 변산반도 주변해역에서 실시하였다(Fig. 1). 실험어로는 조피볼락 (CGR1~CGR3)을 사용하였으며, 파일 항타 작업이 시작된 직후 풍력발전 기초공사지점(WP1~WP9; Constructing wind power plant 1~9)으로부터 약 1 km 떨어진 지점인 R1(정 점: 35˚27.245´N, 126˚18.678´E, 수심 10.3 m)에서 조 피볼락 3마리를 동시에 방류하였다.
실험어 태깅 및 방류
실험어는 조피볼락(Sebastes schlegeli) 3 마리를 이용하 였으며, 전장 및 체중은 은 28.5 ~30.5 cm 및 347~462 g이 었다(Table 1). 실험어는 체내 태깅법으로 음향송신기를 부착하였다. 실험어는 마취제(MS-222)를 사용하여 마 취시킨 후 복강을 약 1.2 cm 절개하여 음향송신기를 삽 입하고 봉합하였다. 실험어의 봉합 부위는 요오드로 소 독한 후 수조에서 12시간 이상 회복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음향송신기는 연속형(continuous type) 및 부호형(coded type)을 사용하였으며, 펄스간격은 각 각 1 sec 및 60 sec, 배터리 수명은 각각 약 7일 및 약 90일이었다. 실험 해역의 수심이 10 m 내외이었으므로 압력센서를 부착하지 않았다.
조피볼락(CGR1~CGR3)은 2018년 7월 18일 3마리를 파일 항타 작업이 시작된 직후 풍력발전 기초공사지점 (WP7; Constructing wind power plant 7)으로부터 약 1 km 떨어진 지점에서 동시에 방류(13시 55분)하여 약 2 시간 동안 행동을 관찰하였다.
음향추적 장치
실험어 3마리 중에서 연속형 음향송신기를 태깅한 CGR1은 선박을 이용한 음향 추적방법(Shin et al., 2019)으로 행동을 관찰하였으며, 부호형 음향송신기를 태깅한 CGR2 및 CGR3는 배열형 음향수신기를 이용한 음향추적 방법으로 행동을 관찰하였다(Fig. 2).
선박을 이용한 음향 추적방법은 VR100 수신기(VR100, Vemco, Canada)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선박으로부터 실 험어 까지 거리 및 방향은 VR100 수신기 및 선박의 현측 에 설치한 지향성 수파기 및 나침반을 사용하여 측정하였 으며, 5 min 간격으로 수기로 기록하였다. 선박의 위치는 소형 위치정보시스템(GPS; Global Positioning Sytem) 로 거(GPS855, AscenKorea, Korea)를 사용하여 5 sec 간격으 로 기록하였다. 어류행동 관찰시 선박의 엔진 소음 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실험어와 약 75~77 m의 거리 를 유지하며 어류를 추적하였다.
배열형 음향수신기를 이용한 음향 추적방법은 어류통 과식별형 음향수신기(VR2W, Vemco, Canada)를 사용 하는 방법으로, VR2W 수신기는 유효 범위에 있는 음향 송신기의 식별부호, 날짜 및 시간, 압력 등의 데이터를 기록하므로, 동시에 다수의 실험어를 추적할 수 있다. 이 실험에서는 전자해도표시장치(ECDIS; Electronic Chart Display and Information System)를 사용하여 실험 어의 방류 지점을 중심으로 19개의 VR2W 수신기를 설 치하였으며, 해저로부터 1 m 상부 지점에 위치할 수 있 도록 하였다(Fig. 3).
수중소음 측정
2018년 7월 18일 실험에서 풍력발전 기초공사지점으 로부터 약 700 m 떨어진 지점에 수중음향기록장치 (AUSOMS-mini, AquaSound Inc., Japan)를 설치하여 수 중소음을 측정하였으며, 주파수 범위는 100 Hz ~ 20 kHz, 측정범위는 70 ~ 160 dB (re 1μPa)이었다(Table 2). 수중소음은 파일 항타 작업 중일 때와 파일 항타 작 업이 없을 때를 기록하여 비교하였다.
통계 검증
조피볼락 CGR1에 대한 유영방향의 방향성 유무는 Rayleigh의 z-test를 사용하여 통계적 유의성 여부를 검 정하였다. 귀무가설 H0는 ‘유영방향은 360˚ 전 방향으 로 고르게 분포 한다’였다. ai 및 fi는 각각 CGR1의 유영 방향 및 30도 간격의 계급에 대한 발생빈도이다. 5분 간격으로 구한 CGR1의 위치는 선박을 이용한 음향추적 방법으로부터 구한 거리를 사용하여 보정하였다. 또한 유영방향 ai는 30도 간격으로 재추출하였다.
조피볼락 CGR1의 유영방향과 조류방향간의 상관성 은 Pearson’s correlation을 통하여 검증하였다. 조류방향 은 수면 하 5 m층에 유향유속계(RCM9, Aanderaa, Norway)를 계류하여 측정한 값을 사용하여 5분 간격으 로 구하였다.
결 과
수중소음 측정
2018년 7월 18일 측정한 수중소음은 Fig. 4와 같다. 오전 및 오후 작업 중 발생한 수중소음은 140∼147.8 dB/μPa 및 151.3∼158.4 dB/μPa이었으며, 파일 항타 작 업 동안의 수중소음은 159.3∼165 dB/μPa이었다. 오전 및 오후 작업 중 발생한 수중소음은 해상 공사 준비 중의 선박으로부터 발생한 수중소음 및 바지선 등 지원 선박 에서 발생한 소음이었다(Fig. 4).
2018년 7월 18일 측정한 수중소음의 주파수 특성은 Fig. 5와 같다. 오전 및 오후 작업 중 수중소음은 100~250 Hz 및 500~800 Hz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파일 항타 시에는 50~1500 Hz에서 높게 나타났다(Fig. 5).
선박을 이용한 음향추적 결과
선박을 이용한 조피볼락의 행동 추적 결과는 Fig. 6 및 Fig. 7과 같다. 2018년 7월 18일 13:55에 방류한 CGR1 은 14:30까지 약 35분 동안 남쪽 또는 남남동쪽으로 약 0.58 km 이동하였으며, 평균 유영속도는 0.28±0.10 m/s (전장대비 유영속도: 0.92 TL/s), 수심은 10.3~10.5 m이었 다. 14:30~15:05에는 방향을 남동쪽으로 변경하여 약 0.56 km 이동하였으며, 평균 유영속도는 0.27±0.12 m/s (0.90 TL/s), 수심은 10.5~10.9 m이었다. 15:05~15:35에 는 방향을 동쪽으로 변경하여 약 0.60 km 이동하였으며, 평균 유영속도는 약 0.33±0.20 m/s (1.11 TL/s), 수심은 10.9~11.4 m이었다. 15:35~15:55에는 방향을 북동쪽으로 변경하여 약 0.36 km 이동하였으며, 평균 유영속도는 약 0.30±0.14 m/s (1.00 TL/s), 수심은 11.4~11.9 m이었다 (Fig. 6 and Fig. 7).
풍력발전단지 내에서 방류한 조피볼락은 방류 후 약 2시간 5분 동안 평균 0.28±0.14 m/s (0.94 TL/s)의 속도 로 약 2.11 km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피볼락이 이 동한 궤적의 해저 수심은 평균 11.0±0.6 m이었다.
조피볼락 CGR1의 5분 동안의 이동거리(5MD; Moved distance during 5 minutes)의 변화는 Fig. 8과 같다. 파일 항타 작업이 없을 때의 5MD는 80.5 m이었으 며, 파일 항타 작업(약 16분) 동안의 5MD는 76.0~77.0 m이었다. 암반층에서 이루어지는 마무리 항타 작업(약 1분) 동안의 5MD는 146.0~219.5 m이었다(Fig. 8).
해저 면과 암반층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파일 항타 작 업 및 암반층에서 이루어지는 마무리 항타 작업 동안의 5MD는 파일 항타 작업이 없을 때에 비하여 각각 0.94~0.96배(76.0~77.0 m) 및 1.81~2.73배(146.0~219.5 m)이었다.
실험어의 유영방향의 방향성
조피볼락 CGR1의 유영방향에 대해 Rayleigh의 z-test 를 사용하여 통계적 유의성 여부를 검정한 결과 및 유영방 향과 조류방향간의 상관성에 대해 Pearson’s correlation을 통하여 검증한 결과는 Fig. 9와 같다.
Rayleigh의 z-test 검정 결과, 조피볼락 CGR1의 유영 방향에는 유의한 방향성이 있었으며(n= 24, r= 0.5654, z= 7.6721, z>2.964, reject H0), CGR1의 평균 유영방향 은 119.6˚이었다. 조피볼락 CGR1의 유영방향과 그 때 의 조류방향 사이에는 유의한 상관이 없었으며(n=24, 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0.381, p=0.066, p>=0.05), 조피볼락 CGR1의 유영방향 및 그 때의 조류방향의 평균 값은 각각 119.6˚및 116.8˚이었다(Fig. 9).
배열형 음향수신기를 이용한 음향 추적결과
배열형 음향수신기를 이용한 조피볼락의 행동 추적 결과는 Fig. 10과 같다. 2018년 7월 18일 13:55에 어류통 과식별형 음향수신기 배열의 중앙 해수면에서 방류한 조피볼락 CGR2는 14:30까지 약 35분간 다 방향으로 유 영 방향을 바꾸다가 14:30~15:10에는 남동쪽 또는 동남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파일작업 위치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였다. 방류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500 m 이내의 원에 체류한 시간은 약 34분이었다.
조피볼락 CGR3은 14:12까지 약 17분간 유영 방향을 바꾸었으며, 14:12~14:29에는 동쪽 또는 남쪽으로 방향 을 잡아 파일작업 위치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으로 이동 하였다. 방류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500 m 이내의 원에 체류한 시간은 약 18분이었다(Fig. 10).
고 찰
Park et al. (1999)의 조피볼락의 청각역치에 대한 연 구결과에서 조피볼락이 가장 지각하기 쉬운 주파수 및 최소 문턱치는 100 Hz 및 90.5 dB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실험어로 선정한 조피볼락은 수중소음에 대한 어류의 행동을 분석하기에 적합한 어종으로 판단 되고, 이 연구의 방법 및 결과는 향후 청각기능이 약한 다양한 저서어종의 수중소음에 대한 행동변화를 연구하 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어류의 생태 조사를 위한 방법으로 음향 텔레메트리 기법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Crossin et al., 2017), 이 연구에서는 선박을 이용한 음향추적 및 배열형 음향 수신기를 이용한 음향추적 방법을 사용하였다.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 실험 결과에서 조피볼락 3마리 모두 행동 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파일 항타 작업 중인 위치에서 회피하는 방향으로 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 다. 두 가지의 방법 중 선박을 이용한 음향추적 방법은 긴 시간 동안 짧은 시간간격으로 세밀하게 어류의 행동 을 분석할 수 있었지만, 오직 1마리만 추적할 수 있어 추적 마리 수에 한계가 있었다. 배열형 음향수신기를 이용한 음향추적에서는 다수의 어류를 동 시간에 추적 할 수 있었지만, 추적 범위의 한계로 인해 장시간의 추적 이 불가능하였다.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여 보완 함으로써 실험 결과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의 수중소음 피해기준은 일반적으로 140 dB/μPa 및 수중 배경음과의 차이 20 dB/μPa로 두 가지를 사용 하고 있다(Fisheries Science Institute, 2009). 이 기준은 일본의 Hatakeyama (1996)의 연구결과를 인용한 것으 로, 해산어의 청각역치를 90 dB/μPa~110 dB/μPa, 유치 레벨을 110 dB/μPa~130 dB/μPa, 위협레벨(어류의 행동 에 영향)을 140 dB/μPa~160 dB/μPa, 손상레벨(내장 또 는 부레 등의 파열 발생)을 220 dB/μPa이라고 발표하였 다. 이 연구에서는 파일 항타 작업 위치에서 약 700 m 떨어진 지점에서의 수중소음이 159.3∼165 dB/μPa으로 위협레벨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파일 항타 작 업 동안의 소음이 작업이 없을 때보다 약 20 dB/μPa 높게 나타났다. 어류 추적결과에서 암반층 사이에서 이 루어지는 파일 항타 작업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암 반층에서 이루어지는 마무리 항타 작업동안 이동거리가 1.81~2.73배 증가한 결과에서 수중소음이 어류의 행동 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평상시와 비교하여 파일 항타 작업과 마무리 항타 작업동안의 어류의 행동에서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것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 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의 연구에서 파일 항타 소음이 평상시 수중소음 보다 약 36.5 dB/μPa 높은 경우 가물치의 평균 유영속 도가 약 1.4배 높게 나타났으며(Shin, 1995), 발파작업 소음이 평상시 수중소음보다 약 40 dB/μPa 높은 경우 향어의 평균 유영속도가 약 1.6배 높게 나타났다(Shin, 2000). 인위적인 수중소음으로 인하여 어류의 평균 유 영속도가 빨라지는 점에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판 단된다.
결 론
이 연구는 해양 건설 공사 중에 수반되는 파일 항타에 의해 발생하는 수중 소음이 어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으로, 파일 항타 중의 어류의 이동거리, 유영속도 및 방향 등의 행동특성을 항타가 없을 때와 비교하여 분석 하였다. 실험은 2018년 7월 18일 변산반도 주변해역의 풍력발전 기초공사지점 부근에서 실시하였으며, 파일 항타 지점으로부터 약 700 m 거리에서 수중 소음을 측 정하였으며, 약 1 km 떨어진 지점에서 조피볼락 3마리 를 방류하여 2가지의 음향 텔레메트리 기법으로 추적하 여 행동특성을 분석하였다.
선박을 이용한 음향 추적결과에서 조피볼락은 방류 후 약 2시간 동안 평균 0.28±0.14 m/s (0.94 TL/s)의 속도 로 약 2.11 km 이동하였으며, 조피볼락이 이동한 궤적의 해저 수심은 평균 11.0±0.6 m이었다. 조피볼락의 유영방 향에는 유의한 방향성이 있었으며, 유영방향과 그 때의 조류방향 사이에는 유의한 상관성이 없었다. 해저 면과 암반층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파일 항타 작업 및 암반층 에서 이루어지는 마무리 항타 작업 동안의 5MD는 파일 항타 작업이 없을 때에 비하여 각각 0.94~0.96배 (76.0~77.0 m) 및 1.81~2.73배(146.0~219.5 m)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