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갯장어(Muraenesox cinereus)는 뱀장 어목(Order Anguilliformes) 갯장어과(Family Muraenesocidae)에 속 하며, 일본 중부 이남, 황해, 동중국해 및 인도·서태평양 해역에 분포한다(Yamada et al., 2007). 우리나라에 분포 하는 갯장어는 제주도 서남방해역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 중국 연안 또는 우리나라 남ㆍ서해안으로 이동하 다가 가을에 다시 북상 또는 남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1994;NIFS, 2017a). 갯장어는 우리나 라, 일본 및 중국의 트롤 및 연승 어업에서 매우 중요한 저서 상업어종이다(Ji et al., 2015).
우리나라 갯장어 어획량은 1978년 9,852톤으로 최고 치를 기록하였으나, 1988년 4,209톤으로 최고치의 43%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2002년에는 833톤으로 처 음으로 갯장어 어획량이 1,000톤 이하로 떨어졌으며, 2006년에는 672톤으로 최저치를 나타내었다. 최근 어획 량은 어획이 가장 많았던 시기의 11% 수준이다(KOSIS, 1970~2017).
국내외 연구동향을 살펴보면, 일본은 세토 내해를 중 심으로 갯장어의 분포와 회유(Okazaki et al., 2012), 연 령과 성장(Watari et al., 2013), 생식생태(Kobayashi et al., 2015), 유전자 구조(Kitanishi et al., 2013), 자원량 및 관리방안(Watari et al., 2014)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 었다. 중국에서는 동중국해에 분포하는 갯장어의 식성 (Tang and Wu et al., 1992), 유전자 다양성(Li et al., 2013), 자원량 추정(Zhou and Xu, 2007) 등에 대한 연구 가 수행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와 남해연안을 중 심으로 분포 특성(Ji et al., 2015;Park et al., 1998), 연령 과 성장(Kim et al., 1998), 생식 생태(Kang et al., 1998l; Cha et al., 2012), 성호르몬의 변동(Kim et al., 2009), 식성(An et al., 2012), 자원량 및 관리방안(Zhang et al., 1998) 등이 연구되어 왔다.
갯장어는 여름철 우리나라에서 상업적으로 높은 이용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어획량이 감소하 고 높은 미성어 어획율(전체어업 어획량의 약 81%)을 나타내는 등 뚜렷한 남획의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NIFS, 2017b). 갯장어 자원을 회복하기 위해는 생식생 태연구를 기반으로 한 포획금지체장 및 포획금지기간 등 자원관리방안을 제시하여 자원이 적정수준으로 회복 될 수 있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 연근해 갯장어 성비, 생식 소 발달단계 및 생식소숙도지수의 변화, 군성숙체장 등 을 파악하여, 갯장어의 생식생물학적인 자원관리를 위 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재료 및 방법
표본은 2015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대형트롤과 외끌이기선저인망으로 어획되 어 부산공동어시장에 양륙된 어획물을 크기별로 구입한 것이다(Fig. 1). 표본은 전장(Total length; TL)과 항문장 (Anal length; AL)은 0.1 cm, 전중량(Total weight; TW) 은 0.1 g, 생식소중량(Gonad weight; GW)을 0.01 g까지 계측하였다(Table 1).
평균 항문장(AL)은 t-test를 통해 암ㆍ수간 차이 검정 하였다. 성비(Sex ratio)는 수컷(M)에 대한 암컷(F)의 개 체수비(F/M)로 계산하였으며, 암ㆍ수간 월별 성비 차이 는 chi-square test를 통하여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상대 성장식은 항문장(AL)에 대한 전장(TL)과 전중량(TW) 의 환산에 이용하기 위하여 구하였으며(Fig. 2), 암ㆍ수 간 차이는 공분산분석(ANCOVA)으로 검정하였다. 항 문장과 전장간 상대성장식(식 (1))은 암ㆍ수간 유의한 차 이가 보이지 않아(p>0.05) 암ㆍ수를 구별하지 않고 합하 여 계산하였다. 항문장과 전중량간의 상대성장식(식 (2), (3))은 암ㆍ수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5).
생식소 숙도는 생식소의 외부 형태, 색조, 난의 크기 와 투명 상태 등을 기준으로 성숙 단계를 육안으로 관찰 하였다. 성숙 단계는 미숙(Immature), 중숙(Maturing), 성숙(Mature), 완숙(Ripe), 방중 및 방후(Spawning and Spent)의 5단계로 구분하였으며 각 단계의 월별 비율을 구하였다.
생식소숙도지수(Gonadosomatic Index; GSI)는 다음 의 식으로 구하였으며, 월별 변화를 확인하였다.
군성숙체장은 산란 시기에 중숙 이상 개체의 출현빈 도가 해당 체급(1 cm 간격)의 50% 이상인 크기로, 로지 스틱식에 베이지안 회귀모형이 적용된 sizeMat package (Torrejon-Magallanes J, 2017)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R v.3.4.3). 50% 군성숙체장은 다음 식으로 추정하였다.
여기서, AL은 항문장(cm), Y는 군성숙도이다.
결과 및 고찰
본 연구에 사용된 갯장어의 평균 항문장은 암컷 33.5±9.2 cm, 수컷 26.2±7.3 cm로 암컷이 수컷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t-test, p<0.05; Table 1). 이는 제주 주 변해역에서 조사한 Cha et al. (2012)의 암ㆍ수간 평균 항문장 차이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성비는 총 2,328개체 중 암컷:수컷 개체수 비가 2.2:1로 암컷이 수컷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으며(χ2 -test, p<0.05; Table 1), 이 러한 성비의 불균형은 다른 뱀장어목에서도 발견된다 (Kotake et al., 2007;Correia et al., 2009).
Ueta (2008)에 따르면 갯장어는 수심이 30~70 m인 기이 수도(Kii Channel)에서는 작은 수컷의 비율이 높으 며, 수심 60~120 m인 태평양에서는 대형 암컷의 비율이 높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Okazaki et al. (2012)의 연구에 서는 갯장어의 분포와 회유가 수온 또는 성장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어획 수심이 비교적 깊은 저인망 어장에서 어획된 갯장어의 암·수간 평균 항문장 및 성비 차이로, 암컷이 수컷보다 크고 성비에서 우세한 결과는 수심과 성장 단계에 따른 회유의 차이로 추정할 수 있다.
암컷 생식소 미숙 단계는 난소가 빈약하고 육안으로 난립이 관찰되지 않았다. 중숙 단계는 난의 크기가 매우 작거나 크기가 다른 난이 혼재되어 있었다. 성숙 단계는 난소가 크고 난의 크기가 균일하나 투명난이 거의 보이 지 않았다. 완숙 단계는 난소가 비대해지고, 투명 난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방중 및 방후 단계는 난소의 크기가 줄고 난의 일부가 배출된 빈 공간이 보이거나 소량의 잔존 난이 확인 되었다.
생식소 발달 단계의 월별 비율 변화를 살펴보면, 미숙 개체는 9~10월, 중숙 개체는 10~12월, 성숙 개체는 1~7 월, 완숙 이상(완숙, 방중, 방후) 개체는 7~10월에 비율 이 높았다(Fig. 3).
생식소숙도지수(GSI)의 월별 변화는 년도에 따라 1~2달 정도 차이가 있었다(Fig. 4). 암컷 생식소숙도지수 는 2016년 7월, 2017년 6월에 가장 높고 2015년과 2017 년 9월, 2016년 10월에 가장 낮았다. 수컷은 2016년 7월 과 2017년 6월에 가장 높고 2015년 9월과 2016년과 2017년 11월에 가장 낮았다. 따라서 갯장어 생식소의 발달단계와 생식도숙도지수의 월별 변화로부터 갯장어 의 산란기는 6~10월로 추정된다.
갯장어의 산란기는 동중국해에서 7~9월(Ji et al., 2015), 일본 세토 내만에서 6~9월(Ueta, 2008;Kobayashi et al., 2015), 우리나라 주변해역에서 6~7월(Kang et al., 1998) 또는 4~9월(Cha et al., 2012)로 보고되었다. 채집 해역에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7~8월이 주 산란기로 추정되어 본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2017년 7월은 6월보다 완숙 개체의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생식소숙도지수가 낮았는데, 이는 기존의 연구에서 암컷 생식소숙도지수가 7월에 가장 높 은 것과 차이를 나타냈다(Kim et al., 2009;Cha et al., 2012;Kobayashi et al., 2015). 이러한 이유는 2017년 7월의 표본이 17개체로 매우 적으며, 중숙개체 비율이 현저하게 높았기 때문에 생식소숙도지수의 편차가 크고 그 값이 낮은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2016년과 2017년 8월 표본이 누락되었는데, 이는 분포해역과 어법의 차이 로 판단된다. 갯장어는 여름철에 주로 남해 연안해역에 서 연안복합(연승)어업으로 어획되지만, 연중 채집이 어려운 이유로 본 연구에서는 저인망 어획물을 표본으 로 이용하였다. 따라서 갯장어의 해역별·시기별 생태 학적 비교 연구가 추가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산란기 동안 완숙이상(완숙, 방중, 방후) 개체가 주로 출현한 해역은 234와 110해구로 제주 주변 해역이 산란장으로 추정된 Cha et al. (2010)의 결과와 유사하였다. 갯장어의 산란장은 동중국해 근해, 중국 저 장성에서 푸젠성 연안, 일본 도쿠시마 외해역 및 세토 내해 등으로 알려져 있다(Yamada et al., 2007;Ji et al., 2015). 따라서 갯장어의 산란장은 수온이 높은 쿠로시오 와 대마난류의 경로인 동중국해부터 제주 근해를 포함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의 암컷 군성숙체장은 항문장 24.9 cm로(Fig. 5), 이를 식 (1)로 환산하면 전장 63.5 cm이다. Kang et al. (1998)은 군성숙체장을 전장 70.6 cm로, Cha et al. (2012)은 전장 55.5 cm(항문장 21.9 cm를 식 (1)로 환산) 로 보고하여, 본 연구와 차이를 보였다. 군성숙체장을 Kim et al. (1998)의 연령-성장식으로 환산한 군성숙연 령은 본 연구에서 2.9세, Kang et al. (1998)에서 3.4세, Cha et al. (2012)에서 2.4세로, 2010년대와 1990년대 후 반 연구 결과를 비교하면 성숙체장은 7~15 cm, 성숙연 령은 0.5~1.0세 정도 감소하였다. 그러나 이는 성장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군성숙체장 차이를 결 정하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획특성, 성장, 해양 환경 차이 등 보다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갯장어를 고급 수산물로 이용 하는 일본의 경우 갯장어의 주 판매 크기는 300 g 이상 으로 알려져 있다(Ueta, 2008).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철 남해 연안에서는 대(300 g 이상), 중(150~250 g), 소(150 g 이하)로 비교적 작은 크기도 판매 대상이 된다. 전중량 300 g인 갯장어의 크기를 식 (2)와 (1)로 환산하 면 전장 60 cm로, 남해 연안에서 어획되는 대(大) 크기 이하 갯장어의 대부분이 미성어로 추정된다. 즉, 현행 포획금지전장 40 cm 이하(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제6 조 2항, 2016.2.3.)는 본 연구에서 추정된 50% 군성숙체 장 보다 약 20 cm 이상 작게 설정되어있으며, 상업적으 로 판매되는 크기에도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감소하는 갯장어의 자원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반영하여 금지체장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결 론
본 연구는 우리나라 연근해에 서식하는 갯장어 (Muraenesox cinerues)의 생식생태학적 특성을 파악하 기 위하여 2015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총 2,328개 의 표본을 이용하여 성비, 생식소 발달과정 및 생식소숙 도지수의 월 변화, 군성숙체장 등을 분석하였다. 평균 체장은 암컷이 수컷보다 컸으며(p<0.05), 암ㆍ수간 성비 는 암컷이 수컷보다 2배 이상 높았다(p<0.05). 암컷 생식 소 숙도 비율은 완숙 이상(완숙, 방중, 방후) 개체가 7~10월에 높게 나타났다. 암컷 생식소숙도지수는 6~7월 에 가장 높고 9~10월에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갯장어의 산란기는 6~10월로 추정된다. 산란기 동안 재생산에 참여하는 암컷 군성숙체장은 항문장 24.9 cm, 전장 63.5 cm로 추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