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에서는 선박의 해상 안전 확보를 위하여 2002년도 에 선박의 조종성능(선회성능, 보침성능, 정지성능 등)의 기준을 제정하였고, 2004년 이후에 건조되는 길이 100미 터 이상의 어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은 IMO의 조종성능 기준을 충족하여야 한다(IMO, resolution MSC.137[76]).
만약 실선 시험을 통하여 선박의 조종성능 기준을 충 족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 인력 그리고 예산 등이 별도로 소요되며, 충족하지 못한다면 수리나 개조에 대 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이에 조선소 설계 실무에서 는 선박 설계 단계에서부터 저항시험, 자항시험, 프로펠 러 단독 성능 시험 등을 기반으로 조종성능을 추정하기 위한 모형 시험을 수행하고 있고, 연구자들에 의한 좀 더 명확한 추정을 위한 연구가 현재에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초기 설계 단계에서의 국내 연구로는 Lee et al. (1998)의 선박조종성능 추정에 대한 정도향상 연구, Sung and Park (2015)의 가상 구속모형시험을 이용한 선박 조 종성능 추정 등 주로 상선 모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어선 조종성능 추정에 관한 연구로는 부표 방위반법 과 DGPS (Differential Global Positioning System)에 의한 방법 비교(Ahn et al., 2001), 타각과 선속에 따른 선회권 변화 분석(Kim et al., 2005), Z (Zig-Zag) 시험에 의한 조종 성능 연구(Song et al., 2015) 등 건조 이후의 실선을 통한 분석 연구가 대부분이며, 설계 단계에서부터 추정한 연구 는 미흡한 실정이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선박의 조종성능을 추정하는 방법 에는 모형시험과 실선 시운전 시험 결과에서 도출한 경 험식이나, 전산 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 CFD)기반의 방법 등이 있으나(Sung and Park, 2015), 실무에서는 주로 경험식을 이용하여 선박의 초기 조종성 능을 추정하는 추세이며, Kijima and Nakiri (1999; 2002) 가 제안한 경험식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Kijima and Nakiri (1999)는 선박의 기본 제원(선장, 너비, 흘수 등)과 선형을 표현하는 수치를 통한 경험식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을 제안하였으나, 선 미의 형상(U or V Type)이 선박의 조종성능에 큰 영향 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기존의 선미형상을 고려 하지 않았던 경험식에 선미형상을 표현하는 변수(선체 후반부의 주형계수, 선체 후반부의 수선면적계수 등)를 포함하여 선미형상을 고려한 경험식을 개발하였다. 이 후 Kijima and Nakiri (2002)는 방형비척계수 등 선박이 가지는 특성에 따라 식을 달리하여 더욱 명확하게 조종 성능을 추정할 수 있는 새로운 선미형상을 고려한 경험 식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식은 실선 시운전 시험 결과들의 회귀 분석을 통하여 개발되는데, 이 때 사용된 기본 재료 는 대부분 상선으로부터 얻어졌고, 어선의 것은 포함되 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현재 건조중인 G/T 3,000톤급 부경대학교 어업실습선 가야호의 대체선박인 모델선박 (선미트롤, Stern trawler)의 조종성능을 상기의 두 가지 경험식(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과 고려한 경 험식)을 바탕으로 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추정하였 다. 그리고 동일한 선종의 기존 어업실습선인 부경대학 교 가야호와 군산대학교 해림호의 실선 시운전 시험 당 시의 선회 궤적 형태와 비교, 분석하여 상선 기반으로 개발된 Kijima and Nakiri (1999; 2002)의 경험식이 어선 의 조종성능 추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다.
재료 및 방법
연구에 사용된 선박은 부경대학교 어업실습선 가야호 의 대체선박 모델선박인 전장 97미터, G/T 3,000톤급의 대형 선미 트롤 어선(이하 모델선박이라 한다.) 한 척과, 동일한 선종의 기존 어업실습선인 부경대학교 가야호와 군산대학교 해림호(이하 A선박, B선박이라 한다.) 두 척 이며, 각 선박의 기본 제원은 Table 1과 같다.
계산 방법으로는 모델선박의 기본 제원 및 선형을 표 현하는 수치를 Kijima and Nakiri (1999; 2002)의 선미 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과 선미형상을 고려한 경 험식에 각각 대입하여 조종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도출하였다. 이 때 흘수는 계획만재 흘수인 5.3미터(even keel)로 설정하였고, 수심 대 흘수 의 비(H/d)는 기존 어업실습선(A선박, B선박)의 시운전 시험이 심수에서 수행되었던 점을 고려하여 6.0으로 설 정하였다.
상기의 방법으로 두 가지 경험식에서 도출한 모델선 박의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연구를 수행하였다.
먼저, 모델선박의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계산하여 침로 안정성 여부를 판별하였고,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토대로 우현 35° 및 좌현 35° 타각에서의 선회운동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선회종거(Advance), 선회횡거 (Transfer), 전술선회경(Tactical diameter)이 IMO 조종 성능 기준에 충족되는지 여부를 확인하였다. 또한 모델 선박의 선회운동 시뮬레이션 결과와 기존 어업실습선 (A선박, B선박)의 실선 선회운동 시험 결과의 궤적 형태 를 비교, 분석하였다.
이러한 비교, 분석을 통하여 상선 기반으로 만들어진 Kijima and Nakiri (1999; 2002)의 경험식이 어선의 조종 성능 추정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였고, 실효성에 대하 여 연구하였다.
기본 수학 모형
좌표계와 조종운동 방정식
본 연구에서 선박 운동을 표현하기 위하여 사용된 좌표 계는 Fig. 1과 같이 지구고정좌표계()위에 선체 의 중앙(mid-ship)을 좌표계 원점에 위치시킨 선체고정좌 표계()로 나타내었고, 조종운동 방정식은 선박에 작용하는 힘을 선체, 프로펠러, 방향타 성분의 힘으로 나누 어 표현한 MMG (Manoeuvring Mathematical modeling Group)의 수학모델을 사용하여 식 (1)과 같이 나타내었다 (Kijima and Nakiri, 2002).
여기서 m : 선박의 질량, : Z축 주위의 질량관성모 멘트, : 선체중앙(mid-ship)에서 x축 방향으로의 무 게중심 G의 좌표이다. 또한, u : X축 방향의 속도 성분, υ : Y축 방향의 속도 성분, r : Z축 주위의 각속도 성분 이다. 그리고 위 첨자 · 는 시간에 대한 미분을 나타내 며, 아래 첨자 H, P, R은 각각 Hull, Propeller, Rudder를 의미한다.
Hull에 작용하는 유체력
조종운동 방정식에서 Hull에 작용하는 동유체력 XH, YH, NH 를 무차원화하여 표현하면 식 (2)와 같다.
Propeller에 작용하는 유체력
프로펠러에 작용하는 힘은 식 (3)과 같이 나타내었다.
여기서, (1 - tp) : 직진 시 추력 감소율, n : 프로펠러 회전수, DP : 프로펠러 직경, KT : 추력계수, JP : 전진 계수, C1, C2, C3 : 프로펠러 단독 특성, (1 - wP) : 프로 펠러 위치에서 유효반류계수이다.
Rudder에 작용하는 유체력
방향타에 대한 힘은 식 (4)과 같다.
여기서, (1 - tR) : 조타 저항 감소율, xR′ : 타 위치에 서의 x좌표, tR, aH, xH′ : 선체와 방향타 간의 유체력 간섭을 나타내는 계수이다. 또한, 타면에 작용하는 직압 력 FN′ 은 식 (5)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AR : 타 면적, UR : 타 위치에서 유효유입속 도, αR : 타 위치에서 유효 유입각, KR : 타 종횡비, (1 - wR) : 타 위치에서의 유효 수반 흐름률, hR : 타 높이, γ : 정류계수이다.
선미형상을 표현하는 파라메터
Kijima and Nakiri (1999)는 Mori (1995)가 제안한 선미 형상을 표현하는 파라메터를 이용하여 선미형상의 선형 요소를 고려한 추정법을 개발하였으며, 선미형상의 차이 를 고려하기 위해 이용했던 파라메터는 식 (6)과 같다.
여기서, Cpa, Cwa는 선체 후반부의 주형계수와 수선 면적계수를 나타낸다.
침로 안정성 판별식
선박의 침로 안정성을 정량적으로 판별하는 조건은 아래의 식 (7)과 같고, ‘C’ 의 값이 양 (+)이면 침로가 안정하다고 판별한다.
여기서, m : 선체질량, mx : x축 방향의 부가 질량, Yβ : γ 에 관한 Y의 도함수, Nr : r에 관한 N의 도함수, 위 첨자 ′는 무차원화를 나타낸다.
결과 및 고찰
모델선박의 조종 유체력 미계수
모델선박의 기본 제원과 선형을 표현하는 수치들을 Kijima and Nakiri (1999; 2002)의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과 선미형상을 표현하는 파라메터가 포함되 어진 선미형상을 고려한 경험식에 대입하여 도출한 조 종 유체력 미계수 값은 아래의 Table 2와 같다.
모델선박의 침로안정성 판별
모델선박의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과 고려 한 경험식에서 도출한 각각의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이용하여 계산한 ‘C’ 의 값이 두 경험식 모두 음(―)으로 나왔으며, 결과적으로 본 연구에 사용되어진 모델선박 은 침로가 불안정한 것으로 판별되었다(Table 3).
각 선박(모델선박, A선박, B선박)의 선회성능 비교
모델선박의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과 선미 형상을 고려한 경험식을 이용하여 추정한 우현 35° 및 좌현 35° 타각에서의 선회운동 시뮬레이션 및 기존의 어업실습선(A선박, B선박)의 실선 시운전 시험에서의 선회운동 결과 값 (m)과 그 값을 각 선박의 길이 (L)에 대한 비로써 나타내면 Table 4와 같다.
모델선박의 두 경험식에 따른 선회성능 비교
모델선박의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과 선미 형상을 고려한 경험식을 바탕으로 한 선회운동 시뮬레 이션 결과 값은 기본적으로 IMO 조종성능 기준을 만족 하고 있었으나 (Table 4), 두 경험식의 결과 값에는 상당 한 차이가 있었으며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우현 35° 타각에서는 선미형상을 고려한 경험식의 결 과 값이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의 결과 값 대비, 선회종거 57.4%, 선회횡거 54.5%, 전술선회경 41.7% 작았다. 또한, 좌현 35° 타각에서는 선회종거 57.7%, 선회횡거 51.0%, 전술선회경 40.9% 작아서, 선 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을 바탕으로 한 선회운 동 시뮬레이션 결과 대비 평균 50.5% 작았다.
모델선박과 기존 어업실습선(A선박, B선박)의 선회성능 비교
Kijima and Nakiri (1999; 2002)의 두 가지 경험식(선 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과 선미형상을 고려한 경험식)에서 도출한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바탕으로 하여 수행하였던 모델선박의 조종운동 시뮬레이션 결과 와 기존의 어업실습선(A선박, B선박)의 실선 시운전 시 험에서의 선회 궤적을 비교한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선미 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
일반적으로 선체운동 중 선회경 크기에 영향을 주는 것은 여러 요소가 있으나, 선박의 길이 (L)를 선폭 (B)으 로 나누어 준 값인 L/B가 작거나, 방형비척계수 (Cb)가 큰 선박일수록 선회경이 작다.
모델선박과 기존 어업실습선(A선박, B선박)의 경우 에는 L/B는 모델선박 > A선박 > B선박 순이었고, Cb는 모델선박 > B선박 > A선박 순으로 상대적으로 큰 폭의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Table 1).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을 바탕으로 한 모 델선박의 조종운동 시뮬레이션 결과 값과 기존 어업실 습선(A선박, B선박)의 실선 선회운동 결과 값을 분석한 결과, 각 선박의 제원차이에 따른 정량적인 값의 차이는 보이나(Fig. 2), 각 선박의 길이(L)에 비례시켜 보면 정성 적으로는 상당히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Table 4).
또한, Fig. 2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모델선박의 조종 운동 시뮬레이션 결과와 기존 어업실습선(A선박, B선 박)의 실선 시운전 당시의 선회 궤적 모두 타각명령 후 조타에 응답하는 시간이 짧아서 선회운동이 일찍 이루 어졌음을 알 수 있고, 조타 명령 위치보다 아래까지 선회 궤적이 내려오는 등의 공통적인 경향을 보였다(Fig. 2).
선미 형상을 고려한 경험식
선미형상을 고려한 경험식을 바탕으로 한 모델선박의 조종운동 시뮬레이션 결과와 기존 어업실습선(A선박, B선박)의 실선 선회운동 궤적 분석 결과,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과는 달리 기존 어업실습선(A선 박, B선박)에 대하여 정량적인 값뿐만 아니라(Fig. 3), 각 선박의 길이(L)로 비례하였을 때 정성적으로도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Table 4)
결 론
이 연구에서는 부경대학교 어업실습선 가야호의 대체 선박인 모델선박을 Kijima and Nakiri (1999; 2002)의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과 선미형상을 고려한 경험식으로부터 도출한 조종 유체력 미계수를 이용하여 선회운동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고, 기존 어업실습선(A 선박, B선박)의 실선 시운전 시점에서 수행된 선회시험 결과와 비교,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모델선박에 대하여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 과 선미형상을 고려한 경험식 각각으로부터 침로 안정 성에 영향을 미치는 조종 유체력 미계수 값을 구하고, 침로 안정성 판별식을 통하여 안정성 여부를 판별한 결 과, 두 경험식의 결과 값 모두에서 모델선박은 침로가 불안정한 선박으로 판별되었고, 선회운동 시뮬레이션 결과 값은 두 경험식 모두 IMO의 조종성능 기준에 충족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모델선박의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식을 바탕으로 수행한 선회운동 시뮬레이션 결과와 기존 어 업실습선(A선박, B선박)의 실선 시운전 시점의 선회시 험 궤적을 비교하였을 때, 선박 제원차이에 따른 정량적 인 값의 차이는 있었으나, 정성적으로 상당히 비슷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선미형상을 고려한 경험식의 경우는 정성적인 값에서도 다소 차이 를 보였으며, 정량적인 값에도 큰 차이를 나타냄을 알 수 있었다.
상기의 비교, 분석 결과를 통하여 상선 모델 기반인 Kijima and Nakiri (1999; 2002)의 경험식을 바탕으로 어선의 조종성능을 추정하였을 때, 두 경험식 모두 대략 적인 추정은 가능하였으나, 선미형상을 고려한 최신의 경험식보다는 오히려 선미형상을 표현하는 파라메터가 포함되지 않은 기존의 선미형상을 고려하지 않은 경험 식의 결과가 어선의 조종성능 추정에는 더 유효성이 있 다고 판단되었다.
따라서 좀 더 명확한 어선의 조종성능 추정을 위해서 는 어선의 선미형상 및 운동 특성을 고려한 파라메터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며, 향후 모델선박의 실선 선회운동 시험이 수행되면 그 결과와 본 연구의 시뮬레이션 결과 를 비교, 분석하고, 수심에 따른 모델선박의 조종운동 특성을 검토하여, 어선이 가지는 운동 특성을 연구하고 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