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먹장어목 꾀장어과에 속하는 먹장어(Eptatretus burger) 는 우리나라 동해 남부와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 일본 중부이남, 중국, 대만 등에 분포하는 종으로, 몸은 긴 원통 형이고 꼬리는 납작하며, 콧구멍과 입 양쪽에는 육질로 된 3쌍의 수염이 있다(Kim et al., 2005). 눈은 퇴화되어 있고, 체측에는 1열로 된 대형의 점액선 slime gland가 이 종의 가장 큰 특징이며, 점액질은 특별한 반응(포식 등)이 있을 때 방출한다(Spitzer and Koch, 1998).
먹장어는 주로 100 m 이내의 내만에서 서식하고, 야 행성으로 어류나 고래류의 사체를 먹는 부식자 (Phagozoite)로 알려져 있으나, 위내용물 조사에 의하면 소형어류, 두족류, 갑각류, 다모류 등 소형 무척추동물을 섭식한다고 보고되었다(Martini, 1998).
국내에서 어획되는 대부분의 먹장어는 주로 붕장어 (Conger myriaster) 통발에 혼획되는 개체들로 생산량은 3년 평균(2014-2016년) 약 74톤 내외이다(MOF, 2017). 과거 일본에서는 붕장어 어업에 혼획되는 먹장어의 체 표면에서 분비되는 점액질이 붕장어의 상품가치를 하락 시킨다는 이유로 혼획저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 반면, 한국에서는 식자재로 널리 사용되어 한국어선이 일본연 안에서 먹장어를 어획할 목적으로 조업하는 경우도 있 었다(Harada et al., 2006). 먹장어의 정확한 통계자료는 남아 있지 않지만, 1999년 한일어업협정 이후 일본연안 에서 조업이 금지됨에 따라 한국의 먹장어 어획량이 크 게 감소되었다는 보고가 있다(Harada et al., 2006). 먹장 어와 같이 자원량은 비교적 적으나, 어획강도가 높을 수 있는 어종에 대해서는 우선적인 자원관리가 요구된 다. 효율적인 자원관리를 위해서는 생태학적 연구가 선 행되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먹장어에 대한 연구가 전 무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먹장어의 재생산 특성을 파악하여 포획금지체장 및 포획금지기간 설정 등 자원 관리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2014년 1월부터 11월까지 경남 남해안 지역 붕장어 통발에 혼획되어 위판된 살아 있는 먹장어 를 매월 구입하여 분석시료로 사용하였다. 채집한 먹장 어는 총 914개체로 전장(Total length; TL, cm), 항문장 (Anal length; AL, cm) 및 체중(Body weight; BW, g)을 측정하였다. 그 중 매월 30개체씩 무작위로 선정하여 해부하고, 암·수확인 후 생식소를 분리하여 생식소 중량 (Gonad weight; GW, 0.01 g)을 측정하였다. 살아있는 장어류의 측정은 측정 또는 해부시 오차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 구입 후 약 12시간 정도 냉장보관(4℃) 후 실시하였고, 적출한 생식소는 10% 중성포르말린에 고정한 후, 추후에 난경 측정에 사 용하였다.
발달중인 성숙난은 Yukki et al. (2003)을 참고하여 10 mm 이상의 난으로 판단하였고, 성숙난의 유무로 최소성 숙전장과 최소성숙항문장을 추정하였다. 성숙난을 계수 하고 난장경을 0.1 mm단위로 측정하여 개체당 포란수 를 추정하였고, 난장경의 월변화 및 생식소중량지수 (Gonado-somatic index; GSI=GW/(BW-GW)×100)의 월 변화로 산란기를 추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조사한 개체들의 전장범위는 15.4~82.4 cm로 평균 34.6 cm였고, 조사 기간 중 월별로 뚜렷한 전장의 변화 는 보이지 않았으나, 7월과 9월에는 평균 전장 보다 작 은 개체의 비율 높은 경향을 보였다(Fig. 1).
생식소중량지수는 0.01~26.37의 범위로 월평균 0.25~5.99 로 나타났으며, 7월에 5.99로 가장 높았고, 9월부터 감소 하기 시작한 후 11월에 가장 낮은 값인 0.25을 보였다 (Fig. 2). 또한 1~2월, 9~11월에는 1 mm 전후의 난이 생식소 내에 다수 존재한 반면, 3월부터 10 mm 이상의 난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7월까지 20~23 mm 내외의 난으로 커진 후(Fig. 3), 월부터는 다시 1 mm 내외의 난이 관찰됨에 따라 3월부터 급격하게 난황이 축적되면 서 난의 크기가 커지고, 7월경 최성숙기에 이르면서 그 이후 산란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Nozaki et al. (2000)은 일본의 Sagami만에서 채집된 먹장어 난소 내 난은 9월에 가장 크고 10월에 가장 작았 다는 보고를 하였고, Shimane현 해역에 서식하는 먹장 어도 9월에 난의 크기가 가장 크고, 10월 이후에는 난소 내에 10 mm 이상의 난이 출현하지 않아 9월에 주로 산란이 이루어진다고 보고하였다(Yukki et al., 2003). 본 연구결과에서는 8월이 산란기로 추정되어 Nozaki et al. (2000)과 Yukki et al. (2003)이 보고한 9월보다 약 한달 차이를 보이지만, 그 차이는 수온 등 채집해역의 해양환경 특성 차이로 판단된다. 먹장어는 비교적 얕은 수심에서 서식하다가 산란시기가 되면 수심이 깊은 곳 으로 이동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는데(Tsuneki K et al., 1983; Nozaki et al., 2000; Kobayashi et al., 1972), 이는 서식처의 수온대 변화와 산란시기가 일치하면서 나타나 는 현상으로, Tsuneki et al. (1983)은 먹장어가 서식할 수 있는 최대 수온을 22℃ 내외로 보고 하여, 22℃ 내외 의 수온대가 형성되는 시기에 수온이 낮은 비교적 깊은 수심으로 이동하고, 이동 후 산란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일본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1982년에서 2010년까지의 Sagami만과 Shimane현 해역에서의 29년 간(1982~2010년) 평년치 수온 분포를 보면, 먹장어 산란 시기인 9~10월에 50 m에서 22℃ 주변온도를 보인 반면, 100 m정도의 깊은 수심에서는 16~20℃정도의 수온대 를 보여 이시기에 이동과 산란이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Fig. 4).
Yukii et al. (2003)의 과거 연구에 의하면 육안으로 성별이 확인 가능한 전장을 약 23 cm라고 보고하였으 나, 본 연구에서 수컷으로 확인되는 개체는 없었다. 또 한 Tsuneki et al. (1983)의 연구에서 보고된 자웅동체 개체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붕장어 암·수의 서식범 위가 계절 또는 연급군의 차이에 따라 상이한 것처럼 (Okamura et al., 2000), 어획위치가 어획된 먹장어의 성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육안 으로 확인 되지 않는 전장 약 23 cm 미만을 포함하여 먹장어의 정확한 어획위치와 어획된 먹장어의 생식소 조직관찰로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구명이 필요할 것으 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10 mm 이상의 난을 가진 최소크 기의 개체는 전장 34.2 cm로 난수 13개로 관찰되기 시작 하여, 전장 70.0 cm에서 최고 117개의 난이 관찰되었다 (Fig. 5). 전장과 난수와의 관계는 Batch fecundity = 2.585 × TL – 73.166의 선형관계를 보였다. Yukii et al. (2003)도 Simane현 먹장어의 최소성숙체장은 34 cm, 암 컷 한 마리가 난소내 가지고 있는 성숙난(난경 10 mm 이상)은 18~74(평균 37개)개로 상당히 적은 것으로 보고 하여, 먹장어의 최대 포란수는 100여개 내외로 암컷 1마 리당 산란수가 아주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측정에 사용된 모든 개체 중 59.3%가 최소성숙체장 미만의 개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먹장어는 붕장어 어획 시 부수 어획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붕장어를 주 로 어획하는 수심대가 거의 일정하다면, 산란기에 비교 적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성숙한 개체의 먹장어 는 채집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결과가 초 래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표본채집의 정도 향상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어획 되는 개체를 무작위로 구입하여 측정했다는 것을 고려 하면 실제로 어획되는 미성어의 비율이 큰 것으로 판단 된다. 향후 자원관리를 위해서는 월별·수심대별 어획상 황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축적해서 분석한다면 미성 어 또는 산란친어 보호구역 등 설정에 필요한 기초자료 가 마련될 것으로 판단된다.
먹장어는 산란 후 부화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5~7개 월(Ota et al., Nature 2007), 최소성숙크기까지 성장하는 데 4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산란 수도 100여개 내외로 적어, 한번 붕괴된 자원을 회복하 는 데에는 상당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먹장어 자원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한 어종으로 판단된다.
결 론
남해안에서 어획된 먹장어의 재생산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2014년 1∼11월까지 월별로 구득한 시료를 이용 하여 생식소중량지수 변화 및 난경 변화를 분석하였다. 생식소중량지수는 0.01∼26.37의 범위로 7월에 가장 높 고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난경은 3월부 터 10 mm 전후로 증가하기 시작하여 7월에 20∼23 mm 범위로 커진 후 산란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소성숙체장은 34.2 cm였으나, 측정에 사용된 모든 개 체 중 54.9%가 최소성숙체장 미만의 크기로 대부분을 차지하여 실제 어획상황을 고려하면 자원관리가 시급한 종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