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가덕도와 인접한 진해만 동부해역은 해수 교류량이 많고 낙동강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며(Yun and Paik, 2001), 기초 생산력이 높아 패류, 해조류 양식을 비롯하 여 통발, 저층자망과 같은 연안 어업이 활발히 이루어져 경제적 가치가 높은 해역이다. 이와 같이 자원학적 가치 가 높은 진해만 동부해역에서 부산신항만 건설, 거가대 교 건설 등으로 인한 다양한 인간활동에 의한 해양 환경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곳에 분포하는 수산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진해만 동부해역인 가덕도에서 수행된 연구로 성어를 대상으로 한 종조성 연구Huh and An, 2000; Jeong et al., 2013), 동물플랑크톤의 조성과 분포에 관한 연구 (Moon et al., 1998)와 해양환경에 관한 연구(Kim and Kim, 2009) 등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수산자원의 초기 가입에 영향을 주는 자치어와 관련된 연구는 극히 적은 실정이었다. 자원 생물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인 진해만 동부해역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자치 어에 관한 연구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자치어 분포에 관한 연구는 초기 성장단계에서의 해양 환경 영향과 수 산자원의 가입변동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 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Park et al., 2005). 하지 만, 수산 자원 분야에 있어서 자치어 연구에 대한 중요성 이 높아지고 있지만 진해만 동부해역에서 의 자치어 연 구는 다른 연구들에 비해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경제학적으로나 자원생태학적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진해만 동부해역 을 대상으로 해양 환경에 따른 자치어의 출현양상, 군집 구조 등을 알아보고, 이후 진해만 동부해역의 효율적인 자원관리와 생태계 보전 프로그램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진해만 동부해역에 분포하는 자치어의 종조성을 파악 하기 위하여 10개 정점에서 2010년 10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매월 1회, RN80네트(망구 0.8 m, 망목 330 ㎛) 를 이용하여 시료를 채집하였다(Fig. 1). 시료 채집은 네 트를 약 1 m 수심에서 수평채집으로 실시하였으며, 정 량채집을 위하여 망구에 유량계(hydrobios, 2031H)를 장착하여 단위부피당 개체수(ind./1,000 m3)로 표준화시 켰다. 또한 매월 표층의 수온, 염분을 측정하였다. 채집 된 시료는 현장에서 5% 중성해수포르말린에 고정한 뒤 실험실로 운반한 후 해부현미경을 이용하여 가능한 종 수준까지 동정하였다. 종 동정은 Okiyama(1988), Kim and Han(1990), Kim et al.(1993), Lee and Go(2003) 등을 이용 하였고, 분류체계 및 학명은 Kim et al.(2005)을 따랐다.
월별 종조성은 출현한 어종별 개체수를 이용하였으 며, 생태학적 특성치는 Shannon and Weaver(1949)의 종 다양도지수 (H′)를 이용하였다.
정점별, 월별 자치어의 군집간의 유사도를 분석하기 위하여 어종의 개체수를 이용하여 similarity matrix 후 Bray-Curtis 유사도지수를 이용하였으며(Somerfield, 2008; Bray and curtis, 1957), 분리된 군집간의 유의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ANOSIM test를 실시하였다. 이러한 군집간의 유사도는 Primer v5 statistical package(Clarke and Gorley, 2006)를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월별 환경변화를 살펴보기 위하여 표층 수온과 표층 염분을 측정한 결과(Fig. 2), 표층 수온은 8월에 25.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1월에 7.3℃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Fig. 2A). 표층 염분은 2월에 33.3 psu로 가장 높게 나타났 으며, 8월에 21.8 psu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Fig. 2B).
본 연구 기간 동안 조사된 환경적 특성을 살펴본 결 과, 수온은 통영 해역, 마산만, 낙동강 등과 같은 남해 해역에서 수행된 결과와 매우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Park et al., 2005; Kwak and Park, 2014; Choi et al., 2015), 염분의 경우는 8월의 높은 강우량으로 인하여 담수의 유입량 증가로 인해 8월에 21.8 psu로 낮게 나타 나 담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이나 하구역의 경우와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었다(Cha and Park, 1994; Kwak and Park, 2014).
진해만 동부해역에 출현한 자치어는 총 9목 26과 45 종으로 나타났다(Table 1). 농어목(Perciformes)이 12과 로 가장 많이 출현하였으며, 가자미목(Pleuronectiformes), 쏨 뱅이목(Scorpaeniformes)이 각각 3과, 복어목(Tetraodontiformes), 청어목(Clupeiformes)이 각각 2과가 출현하였다. 이 외 뱀장어목(Anguilliformes), 샛줄멸목(Atheriniformes), 큰가시고기목(Gasterosteiformes), 첨치목(Ophidiiformes)이 출현하였다. 과별로 출현한 종수는 망둑어과 (Gobiidae), 양볼락과 (Scorpaenidae)가 5종으로 가장 많이 출현하였 으며, 참복과(Tetraodontidae), 청어과(Clupeidae), 실고 기과(Syngnathidae)가 각각 3종이 출현하였다. 또한 청 베도라치과(Blenniidae), 황줄베도라치과(Pholididae), 참서대과 (Cynoglossidae), 쥐노래미과(Hexagrammidae)가 각각 2종이 출현하였으며, 그 외 과(Family)에서는 각각 1종이 출현하였다.
출현 자치어의 종조성 및 현존량(ind./1,000 m3)을 알 아보면, 청어(Clupea pallasii)가 전체 현존량 중 28.3% 를 차지하여 가장 우점하였으며, 쥐노래미(Hexagrammos otakii)는 20.1%를 차지하여 두 번째로 우점하였다. 그 외 흰베도라치(Pholis fangi) 11.7%, 멸치(Engraulis japonicus) 7.7%, 문절망둑속(Acanthogobius sp.) 3.8%, 두줄망둑(Tridentiger trigonocephalus) 3.6%, 청베도라 치(Parablennius yatabei) 2.7%의 순으로 우점도를 나타 내었다.
월별 출현량을 알아보면, 2010년 10월 청베도라치가 95(ind./1,000 m3) 개체로 가장 높은 출현량을 보였고, 2010년 11월에는 청어가 5,199(ind./1,000 m3) 개체로 가장 높았으며, 2010년 12월, 2011년 1월에는 쥐노래미 가 각각 435(ind./1,000 m3), 8,775(ind./1,000 m3)개체가 출현하여 가장 높은 출현량을 보였다. 또한 2011년 2월 에는 흰베도라치가 5,109(ind./1,000 m3) 개체로 가장 많 이 출현하였으며, 2011년 3월 새줄베도라치(Ernogrammus hexagrammus)가 726(ind./1,000 m3) 개체, 4월에는 볼락 (Sebasts inermis)이 9(ind./1,000 m3) 개체로 가장 높은 출현량을 보였다. 2011년 5월에는 자치어가 출현하지 않았으며, 6월에는 문절망둑속이 1,539(ind./1,000 m3) 개체, 7월에는 멸치가 2,915(ind./1,000 m3)개체, 8월, 9 월에는 두줄망둑이 각각 1,366(ind./1,000 m3), 161(ind./1,000 m3) 개체로 가장 높은 출현량을 나타내었다.
본 연구 결과 겨울철 높은 출현율을 나타낸 쥐노래미 와 청어 자치어는 약 10~12℃, 약 10℃에서 높은 부화 율, 성장률, 생존율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Taylor, 1971; Kang et al., 2002). 본 연구에서 쥐노래미와 청어 자치어가 많이 출현한 1월 전후의 수온은 평균 약 9.2℃ 로 두 종의 자치어가 부화, 성장, 생존하기에 적합한 수 온으로 나타났으며, 7월, 8월 전 후의 수온은 멸치의 산 란에 적합했기 때문에(Lee et al., 2009) 안정적인 산란을 통해 높은 출현율을 나타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낮은 염분을 보인 8월에는 대표적인 광염성 어종인 두줄 망둑을 비롯한 망둑류가 높은 출현율을 보였다.
본 연구지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남해 해역과 우점 종을 비교해 본 결과, 광양만에서는 멸치, 망둑어류, 전 어(Konosirus punctatus)(Cha and Park, 1994), 통영 연안 에서는 멸치, 날돛양태류(Repomucenus sp.), 청베도라 치 등(Park et al., 2005), 진해만 서부 해역에서는 청어, 쥐노래미, 전어, 멸치 등(Huh et al., 2011). 낙동강 하구 해역에서는 망둑어류, 청어, 멸치, 전어 등(Choi et al., 201), 대부분의 해역에서 우점종이 비교적 비슷한 양상 으로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 가운데 멸치는 대부분의 해역에서 가장 우점한 종으로 나타났다. 멸치 가 대부분의 해역에서 가장 우점한 종으로 나타난 것은 남해연안에서 연중 분포하고, 안정된 자원량을 보이며 높은 자원량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크기가 작고, 많은 수의 분리부성란을 다회 산란하는 종이기 때문인 것으 로 생각된다(Chyung, 1977; Han et al., 2011).
본 연구기간 동안 출현한 자치어의 출현 시기와 남해 지역에서 이전에 이루어진 연구 결과(Cha and Park, 1994; Park et al., 2005; Huh et al., 2011; Kwak and Park, 2014; Choi et al., 2015)의 성어 산란시기와 비교해 보면, 청어의 산란기와 출현시기는 12월에서 4월 가량, 쥐노 래미는 9월에서 2월 가량, 멸치는 4월에서 8월 가량으로 본 연구결과와 진해만 남서부해역과는 산란시기에 따라 우점종뿐만 아니라 출현 시기가 매우 유사한 경향을 확 인해 볼 수 있었으며, 대부분의 종에서 지역에 관계없이 산란시기에 따라 비슷한 출현 시기를 나타내었다.
이와 같이 남해에서 자치어의 출현 시기는 지역적 특 성보다는 산란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 된다.
Bray-Curtis 유사도지수를 통해 자치어의 월별 분포양 상을 알아본 결과(Fig. 3), 4월, 5월의 춘계 그룹, 11월, 12월, 1월, 2월의 동계 그룹, 6월, 7월, 8월, 9월, 10월의 하계 3개 그룹으로 구분지을 수 있었으며, 그룹간의 유 의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ANOSIM, P>0.05).
이러한 결과로 살펴보면 계절별 출현종의 분포양상을 알 수 있는데, 계절에 따라 청어, 쥐노래미, 흰베도라치 는 겨울에 주로 출현하였고, 멸치, 청베도라치, 두줄망둑 은 주로 여름에 출현하였다. 이렇듯 출현하는 자치어들 이 계절별로 주 우점종이 다르게 나타나 자치어의 연중 집중적으로 출현하는 시기가 계절에 따라 구분되었는 데, 진해만 동부해역이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 계절별 우점종을 달리하여 출현 시기를 달리하여 동일 지역에 서 공간과 먹이에 대한 경쟁을 피하고 공존할 수 있는 생존전략을 보이는 것이라 생각된다(Thorman and Wiederholm, 1983).
자치어의 월별 출현양상을 살펴본 결과(Fig. 3), 종 수는 자치어가 출현하지 않았던 5월을 제외하면, 8월에 20종으로 가장 많았고 4월이 1종으로 가장 적었다(Fig. 3A). 월별 개체수의 경우, 1월에 14,392 ind./1,000 m3 개체로 가장 많았으며, 9월에 259 ind./1,000 m3 개체로 가장 적었다(Fig. 3B). 종다양도지수는 0.10~2.08의 범 위로 6월에 2.0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12월 0.10로 가 장 낮게 나타났다(Fig. 3C).
높은 종 수를 보인 여름철의 다양도 역시 높게 나타 나, 여름철에는 다양한 종이 출현했으며, 높은 개체수를 보인 겨울철은 여름철에 비해 낮은 종 수와 다양도를 보였다.
자치어의 정점별 분포양상을 알아보기 위하여 Bray-Curtis 유사도지수를 알아본 결과(Fig. 4), 정점 1, 2, 3, 4, 5의 그룹, 정점 7, 8, 9의 그룹, 정점 6, 10의 3개 그룹으로 구분지을 수 있었으며, 그룹 간의 유의성 을 찾아볼 수 없었다(ANOSIM, P>0.05). 위치적으로 보 았을 때, 유사한 위치에 있는 정점들이 그룹으로 채택된 것이 아니라 남쪽과 북쪽 정점이 하나의 그룹으로 구분 되어진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본 연구가 수행된 지역의 범위가 넓지 않아 정점간 거리가 가까워 해수유 동 등에 따른 규칙성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위치적 차이가 있는 정점들이 같은 그룹으로 채택되고 그룹 간 의 유의성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를 수행 중이었던 시기에 개발과 건설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고, 앞으로도 이 해역뿐만 아니라 인접 수역에서도 인위적인 해양개발과 건설 사업이 지속적으 로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진해만 동부해역 에서의 자치어 연구는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