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선박교통관제 (Vessel Traffic Service: VTS)는 선박교 통의 안전 및 효율성을 증진하고 해양환경과 해양시설 을 보호하기 위하여 선박의 위치를 탐지하고 선박과 통 신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운영함으로써 선박의 동정을 관찰하며 선박에 대하여 안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MPSS, 2017). 우리나라는 1993년 포항에 최초로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항만 위주로 운영되었으 나, 해상교통사고가 주로 연안 해역에서 발생함에 따라 서 관제구역을 연안 해역으로 확대하였다 (Moon et al., 2002; Baek et al., 2008). 현재 진도 (’06년), 여수 (’12 년), 통영 (’14년)에 3개의 연안VTS가 설치되어 있으며, 앞으로 경인, 태안 연안 (’17년), 군산, 목포 연안 (’20 년), 동해, 포항, 제주, 서귀포 연안 (’21년) 등 8개의 선 박교통관제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추가 설치․운영할 계 획이다 (MPSS, 2016).
해양안전심판원의 6년간의 해양사고통계 (2010~2015년) 에 따르면 국내 해양사고 중 약 86%가 연안 해역에서 발생하였다. 이 중 사고 선박을 종류별로 나타낸 결과 전체 선박 중 어선이 약 70%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 였다 (KMST, 2017). VTS 적용 대상 선박은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선박, 총톤수 300톤 이상인 선박, 위험화물운 반선으로서 어선은 제외되나, 연안 해역에서 어선의 사 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고, VTS 적용 대상 선박과 어선의 사이 충돌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관제 업무 수행 시 어선에 대한 주의를 철저히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최초의 연안VTS인 진도 해역에서 선박 운항자에 게 제공한 정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것은 바로 어선의 항행 및 조업에 대한 정보였다 (Jung, 2013).
해상교통 환경 위해 요소는 교통량, 교통흐름, 기상조 건, 해상조건 등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해상교통 전문가 집단의 설문 조사 결과, 선박종사자들이 상대적으로 가 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어선 통항량으로 나타났다 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Lee, 2014; Lee et al., 2016). 그만큼 어선이 해상교통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선박 운항자가 만족할 수 있는 관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사전에 항행 위해 요소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2020년에 구축 예정인 군산 연안 해역을 대상으로 상선의 주요 통항로와 조업 어선의 밀도 분포를 조사․분 석하였다. 이를 통해서 새로 구축될 군산 연안VTS에 근무하게 되는 관제사에게 항해 안전 정보를 제공하고 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연구대상 해역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해역은 군산 주변의 연안 해역 이다. 2017년에 구축 예정인 태안 연안VTS 관제 예정 구역 남방에서 2020년 구축 예정인 목포 연안VTS 관제 예정 구역 북방까지를 연구대상 해역으로 하였다 (Fig. 1). 특히 위치의 선정은 어선의 위치와 관련된 정보를 나타내는 해구도를 이용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해구는 173, 174, 183 및 184이며, 이를 다시 위․경도 10′간격의 소해구로 나누어 조사하였다. 총 30개의 소 해구를 연구 대상 해역으로 선정하였고, 이 중 174-3, 174-6, 174-9, 184-3, 184-6 및 184-9 해구는 보령VTS와 군산VTS 관제구역이지만 해안선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제외하였다.
연구 방법
군산 연안 해역의 항행 위해 요소를 분석하기 위하여 Fig. 2와 같은 방법으로 연구 대상 해역의 조업 어선과 통항 상선 간의 밀집 분포를 나타내었고, 각 해구별로 조업 어선 척수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14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의 선박패스 장치 (Vessel Pass: V-PASS)와 선박자동식별장치 (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 AIS)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V-PASS는 어선법에 따라 해양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 응을 위해 어선의 위치 및 긴급구조신호를 발신하며, 어선의 출·입항 신고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장치이다. V-PASS는 897.925 M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여 어 선의 위치, 속력, 침로, 시각 등의 정보를 발신한다. AIS는 156.025~162.025 M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여 선박 의 위치, 속력, 침로 및 선박명세 등 운항정보를 주변 선박 또는 육상에 실시간으로 자동 제공하는 장치이다.
먼저 V-PASS와 AIS 자료를 이용하여 월별 데이터베 이스를 구축하였다. 조업 어선을 추출하기 위하여 연구 대상 해역의 최강 조류를 고려하였다. 최강 조류를 조사 하기 위해 국립해양조사원 수치 조류도를 이용하였다.
Fig. 3은 북위 36.0도, 동경 126.0도 위치에서 본 연구 에서 활용한 데이터와 동일한 기간인 2014년 1년간의 조류 방향과 조류 속도를 나타낸 장미도이다.
조류 방향을 10도 간격으로 범주화한 결과, 최강 창조 류는 북동류로서 최대 2.0 knots였으며, 최강 낙조류는 남서류로서 최대 1.8 knots로 나타났다 (KHOA, 2014). 따라서 어선이 조업을 위해 정선할 경우 최대 2 knots로 이동할 수 있다고 가정하여 2 knots 미만을 기준으로 조업 어선을 추출하였다.
한편, AIS가 설치된 어선은 V-PASS 데이터와 중복될 수 있으므로 중앙전파관리소의 무선국 현황 자료를 이 용하여 AIS가 설치된 어선은 제외하여 상선 데이터만 추출하였다. 이렇게 추출된 조업 어선과 상선 데이터의 밀집 분포를 나타내기 위하여 0.1 NM 간격으로 격자를 설정하여 밀집 분포를 중첩시켜서 나타내었다.
결과 및 고찰
상선의 주요 항로
Fig. 4는 연구 대상 해역의 상선의 주요 항로를 조사 분석한 것이다. 2014년 4월의 AIS 데이터를 0.1 NM 간 격으로 격자를 구성하여 항적 수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 여 나타낸 것이다. 상선의 주요 항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났다.
첫 번째는 남북 방향으로 이동하는 흐름으로서 북으 로는 인천, 평택, 대산으로, 남으로는 부산, 울산, 광양으 로 이동하는 선박의 항로로 조사되었다. 이 흐름은 선박 이 남에서 북으로 항해한다고 가정한다면, 대흑산도와 칠발도 사이로 항해하다가 안마도와 어청도를 동측에 두고 태안반도 서측의 흑도 통항분리방식을 주로 이용 하는 흐름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항로는 173-3, 173-6, 173-8, 183-2, 183-5 및 183-8 해구를 주로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는 동서 방향으로 이동하는 흐름으로서 군산항을 입출항하는 항로이다.
이 흐름은 군산항으로 입항할 때, 십이동파도를 좌측 에 두고 군산항으로 진입하는 항로라고 판단된다. 따라 서 이 항로는 183-3, 184-1 및 184-2 해구를 통과하는 흐름으로 조사되었다.
조업 어선 현황
Fig. 5는 30개 소해구 중에서 조업 척수가 많은 상위 10개 해구를 대상으로 일평균 조업 척수를 월별로 나타 낸 것이다. 상위 10개 해구는 모두 경도 126.0°E 동측에 있는 해구로서 어청도와 외연도 주변으로 조사되었다.
전반적으로 3월부터 조업 어선이 점진적으로 증가하 면서 6월에 가장 많은 조업 척수를 보이다가 7월에 감소 한 후 8월부터 다시 많아지는 패턴을 볼 수 있다.
7월에 조업 척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이유는 2014년 7월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3개의 태풍 (제8호 너구리, 제10호 마트모, 제12호 나크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어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7월에도 최소 8월만큼 조 업 척수가 많았을 것으로 예상 된다 (KMA, 2017).
조업 척수가 가장 많은 곳은 174-5 해구로 연간 일평 균 46.5척이 조업하였으며, 특히 6월에는 일평균 86.6척 이 조업하였고, 8월부터 10월에는 일평균 60척 이상이 조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174-2, 184-2 해구 순으로 연간 일평균 조업척수가 높게 나타났다.
Fig. 6은 조업 어선과 항해하는 상선의 항적을 중첩시 켜 월별로 나타낸 것이다. 0.1 NM 간격으로 설정한 격 자의 항적 수에 따라 상선은 녹색 계열, 조업 어선은 적색 계열로 다섯 단계의 색깔 차이를 적용하였다. 174-2, 174-5, 174-8, 184-2 해구에서는 연중 어선이 분 포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일평균 30척 이상이 조업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6b-Fig. 6c
상선의 주 통항로인 173-3, 173-6, 173-8, 183-2, 183-5, 183-8 해구의 조업 어선 분포를 살펴보면, 3월부 터 점진적으로 많아지면서 4월에는 상선의 주 통항로 외해로 조업 범위를 넓혀 가고, 5월, 6월은 상선의 주 통항로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조업 분포가 확장된 양상을 볼 수 있다.
특히, 173-3과 173-6 해구에서는 4월부터 각각 일평 균 15척, 22척 이상이 조업하였고, 183-5와 183-8 해구 에서는 5월부터 일평균 17척 이상이 조업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상선의 주 통항 흐름에 조업 어선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상당한 위해 요소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 론
본 연구는 2020년까지 구축 예정인 군산 연안VTS 관 제구역 내 항행 위해 요소를 파악하기 위하여 실시하였 다. 현재 구축되어 있는 항만VTS와 향후 구축될 연안 VTS의 관제 구역을 파악하여 군산 연안VTS 관제 예정 구역을 대상으로 해상교통에 영향을 미치는 상선 교통 흐름과 어선의 조업 밀도를 조사 분석하였다.
군산 연안 해역에서 상선의 주요 교통 흐름은 인천, 평택, 대산, 여수, 부산, 울산으로 향하는 남북 방향과 군산항을 입출항하는 동서 방향으로 조사되었으며, 이 는 173-3, 173-6, 173-8, 183-2, 183-5, 183-8, 183-3, 184-1 및 184-2 해구였다. 조업 어선 척수를 조사 분석한 결과, 174-5, 174-2, 184-2, 174-8 해구 순으로 많았으며, 이들 해구는 일평균 30척 이상이 조업하는 것으로 나타 났다. 한편, 상선의 주요 교통흐름과 조업 어선 분포를 살펴보면, 3월부터는 항적이 계속 중첩되므로 군산 연안 VTS 관제 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항행 위해 요소 중 상선의 교통 흐름과 조업 어선 척수만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어업 형태 에 따른 어선의 다양한 조업 속도를 고려하면 실제 조업 어선으로 분류된 어선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어업 형태에 따른 교통 조건, 기상 등 자연 조건, 양식장 분포 등 항로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군산 연안 해역의 항행 위해 요소 분석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