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남극 크릴 (Antarctic krill, Euphausia superba)은 남극 생태계에 중요한 매개체이자 수산자원이다. 1970년 이후 어업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남극해 내 남쉐틀랜드 군도 (South Shetlands Islands)와 남오크니섬 (South Orkneys Islands) 인근해역에서 상업적인 어획이 진행되고 있어, 1982년부터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 (CCAMLR, Commission for the Conservation of Antarctic Marine Living Resources)에서 남극 크릴 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Watkins et al., 2016). 이러한 관 리를 위해서 CCAMLR에서는 연구 조사선 (scientific research vessel) 및 크릴 조업선 (krill fishing boat)을 이 용하여 남극 크릴의 시․공간적인 분포, 현존량 및 변동량 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고 있다 (Krafft et al., 2011; Godø et al., 2014). 하지만 조사선을 이용한 남극 크릴 자원 조사 시 많은 인력과 예산 확보의 한계 때문 에 최근에는 크릴 조업선의 획득 자료 활용에 대한 중요 성이 대두되고 있다 (ICES, 2007).
크릴 조업선은 목적 상 남극해역에서 장기간에 걸쳐 크릴 어장에 위치하여 연구 조사선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연속적인 자료를 획득할 수 있고, CCAMLR의 국제 관측에 일환으로 과학옵서버 프로그램 (scientific observer system)을 통해서 교육된 옵서버 (observer)가 승선하여 과학적인 어획 및 음향자료를 획득하고 있다. 국내 크릴 조업선은 총 3척으로 2013년 이후 지속적으 로 조업을 진행중이고, 동시에 옵서버가 승선하여 수집 한 자료를 CCAMLR에 제출하고 있다 (Lee et al., 2015).
크릴 조업선은 효율적인 어획을 위해서 상업어군탐지 기 (이하 상업어탐)가 필수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조업선에 설치된 음향 시스템은 연구 조사선에서 크릴의 정량적인 현존량을 추정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과학어군 탐지기 (이하 과학어탐)와 매우 유사하다. 과학어탐의 경우 크릴 자원량 산정에 필수 조건인 센서 보정을 위해서 보 정구 (calibration sphere)를 이용한다 (Foote et al., 1987). 하지만 조업선에 설치된 상업어탐은 최초 구입시 보정을 한 상태로 판매를 하여 장기적으로 사용시 물리적인 특성 및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센서의 성능이 변화된다 (Brierley et al., 1998; Demer and Renfree, 2008). 하지만 상업어탐 은 시스템 내 보정에 관련된 파라미터를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상업어탐의 보정을 위해서 보정구 신호 획득 후 후처리를 통한 보정 (Krafft et al., 2015; Niklitschek et al., 2016), 동일한 정선 조사 후 해저면 신호 레벨의 차이 비교 (Demer, 2004; Everson et al., 2013) 등의 상대적인 방법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 CCAMLR 에서는 조업선의 특성을 고려하여 조업 전 특정 정선에 대한 음향 자료를 획득하여 해저면 신호의 차이를 통한 보정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 (Watkins et al., 2016).
본 연구는 남극해에서 조업선에 설치된 상업어탐과 보정된 과학어탐을 이용하여 동일한 조사 정선에 대해 서 다중 주파수의 음향 신호를 획득 후, 해저면 신호의 레벨 차이를 이용하여 상업어탐을 보정하였다. 또한 상 업어탐의 보정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다중 주파수를 이용한 크릴 군체 신호를 통한 음향 신호 차이를 비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조사는 CCAMLR 지정 음향 정선 중 남쉐틀랜드 군도 인근해역에서 한국의 크릴 조업선인 광자호 (3,012 tonnage)를 이용하여 2016년 4월 14일, 16일, 24일에 실 시하였다 (Fig. 1, Table 1). 음향 조사는 상업어탐인 ES70 (Simrad, Kongsberg Company, Norway)과 과학어 탐인 EK60 (Simrad, Kongsberg Company, Norway)를 이용하여 2개의 정선에 대해서 음향자료를 획득하였다. 본 음향 정선은 CCAMLR에서 해저면을 이용한 음향신 호 보정을 설정한 정선 중 2개이다 (SC-CAMLR. 2015).
조사 순서는 EK60을 이용하여 음향 정선 조사를 실시 한 후, ES70을 이용하여 EK60과 동일한 정선에 대해서 음향 신호를 획득하였다. 조사에 사용된 주파수는 크릴 조사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38 kHz와 120 kHz 다중 주 파수이고, ES70과 EK60 모두 pulse length와 ping interval은 각각 1 ms와 0.5 pings·s-1로 동일하게 설정하 여 약 11 knot의 선속을 유지하며 음향 자료를 획득하였 다 (Table 2). 정선 조사 전 EK60에 대해서 음향정선 인 근해역 (62° 28.7´S, 59° 42.4´W)에서 보정구를 이용하여 보정을 실시하였다.
음향 정선에서 획득한 ES70과 EK60에 대한 음향 자 료는 상용화된 후처리 소프트웨어(Echoview ver. 7.0; Myriax Pty Ltd, Australia)를 이용하여 가상 에코그램 기 법을 통해 동일한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순서는 수 심에 따른 배경 잡음 (background noise)의 제거를 위해 TVT (time varied threshold)를 보상한 후, 수직적인 분석 구간인 수심 20 m부터 300 m에 대해서 수평과 수직 각 각 0.1 n·mi과 1 m 간격으로 압축하였다. 압축한 신호는 ES70과 EK60의 해저면 신호 비교 및 보정을 위해서 추 출 후 MATLAB (R2009A)을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ES70과 EK60의 해저면 신호에 대한 비교는 수평과 수직 각각 0.1 n·mi과 1 m 간격으로 추출된 신호 중 해 저면 부근에서 가장 강한 레벨을 해저면 신호로 가정하 였다. ES70과 EK60의 각각의 두 주파수 모두 해저면 신 호를 추출하여 비교하였고, 주파수 별 레벨 차이를 ES70 신호에 보정하였다. 또한 ES70의 보정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서 음향 정선 내 크릴 군체의 신호를 추출하여 ES70으로 획득한 신호의 보정 전과 후를 비교하였다.
결과 및 고찰
음향 신호의 검증 및 남극 크릴의 유·무 확인을 위해 서 EK60의 음향 정선 T1-1에서 크릴 군체로 판단되는 신호에 대한 어획 조사 (63° 03.20´S, 58° 36.40´W~63° 01.60´S, 58° 31.05´W)를 실시하였다 (Fig. 1). 어획 조사 는 2016년 4월 14일 15시 34분부터 16시 56분까지 약 82분간 진행하였고, 음향 신호를 통해 크릴 군체로 판단 되는 수심 60~90 m에 대해서 트롤어구를 이용하여 채집 하였다. 채집에 사용한 어구는 그물 전장이 167.7 m이 고, 망고와 망목이 각각 40 m와 72 m이다. 그리고 망목 은 내부와 외부 각각 15 mm와 100 mm이다. 어획 결과 남극 크릴 (Antarctic krill, E. superba)이 10 kg 이상 (10.15 kg)이 어획되어 약 94.86%로 최우점하였고, 가시 빙어 (Spiny icefish, Chaenodraco wilson, 0.52 kg)와 긴지느러미빙어 (Long-fingered icefish, Cryodraco antarcticus, 0.03 kg)가 일부 어획되었다. 어획된 남극 크릴 중 200마리에 대해서 길이를 측정하였고, 남극 크릴의 평균길이 (±표준편차)는 약 49.2 mm (± 4.6 mm)였다.
Fig. 2(a)와 Fig. 2(b)는 남쉐틀랜드 군도 인근해역에서 각각 ES70과 EK60으로 획득한 음향 정선의 120 kHz에코그램이다. ES70과 EK60으로 조사한 음향 정선은 약 8일 이상의 시간적 차이가 있으나 (Table 1), 해저면의 수심 분포를 통해서 거의 동일한 지역에서 조사가 이루진 것 으로 확인된다. ES70와 EK60으로 조사한 음향 정선에 서 남극 크릴로 판단되는 신호가 간헐적으로 군체를 이 루며 나타났다 (Fig. 2).
음향 정선 T1과 T2에서 ES70과 EK60에서 획득한 해 저면 신호의 레벨은 120 kHz 주파수는 각각 –11.72 dB (n = 177)와 –15.31 dB (n = 167)로 약 3.59 dB의 차이 를 보였고, 38 kHz 주파수는 –12.46 dB (n = 177)와 –11.61 dB (n = 167)로 ES70이 EK60보다 해저면 신호 가 0.85 dB 약하게 나타났다 (Fig. 3). 본 결과를 이용하 여 ES70 신호에 대해서 120 kHz는 3.59 dB 낮게, 38 kHz는 0.85 dB 높게 후처리를 통해서 보정하였다.
해저면 신호를 이용한 ES70 센서의 보정결과에 대한 검증을 위해서 ES70과 EK60로 획득한 음향 정선 내 크 릴 군체 신호를 비교하였다 (Fig. 4). ES70를 이용한 조 사 시 T1에서 30~35 n·mi 부근 수심 100~240 m 범위에 크릴 군체가 나타나 이 군체 신호를 추출하였다 (Fig. 2(a)). 반면 EK60을 이용한 T1과 T2 음향 정선에서는 뚜렷한 크릴 군체가 탐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T1 인근의 T1-1 정선에서 획득한 크릴 군체에 대한 신호를 분석하였다 (Fig. 2(b)). T1-1 정선의 크릴 군체 신호는 트롤을 이용하여 채집한 해역이다 (Fig. 1).
38 kHz와 120 kHz 다중 주파수를 이용하여 남극 크 릴과 타 생물체와의 분리시 두 주파수 차이의 범위는 일 반적으로 2 dB < SV 120 kHz–38 kHz < 12 dB로 설정한다 (Watkins and Brierley, 2002). EK60으로 획득한 음향 신 호 중 크릴 군체에 대한 음향 신호를 추출한 결과 2~12 dB 범위 안에 전체의 신호 중 56.70%가 포함되었고, 38 kHz와 120 kHz의 평균 SV는 각각 –78.32 dB (SD = 10.76)와 –69.95 dB (SD = 12.50)이었다 (Fig. 4(a)). 반면 해저면을 이용한 신호 보정 전의 ES70으로 획득 한 크릴 군체 음향 신호는 26.95%만 2~12 dB 범위 안 에 들어왔고, 나머지 신호 차이는 모두 12 dB 이상의 범 위로 나타났다 (Fig. 4(b)). 하지만 EK60과 ES70으로 획득한 해저면 신호 차이를 ES70 신호에 보정한 결과, 38 kHz와 120 kHz의 평균 SV는 각각 –70.21 dB (SD = 13.11)와 –60.82 dB (SD = 13.46)이고, 2~12 dB 범위 내 92.04%가 포함되어 대부분의 신호가 크릴 신호로 판단 되었다 (Fig. 4(c)).
본 연구에서 진행된 ES70과 EK60의 음향 정선은 각 각 138.4 n·mi과 119.2 n·mi이고, 정선 내 해저면 수심은 91 ~ 972 m 범위로 나타났다. 하지만 본 연구의 특성상 120 kHz로 분석할 수 있는 수심 범위 내인 300 m 이내 를 기준으로 해저면 신호만을 추출하였기 때문에 ES70 과 EK60 정선 내 해저면은 전체의 음향 정선 중 약 13% 에 대한 신호만 비교할 수 있었다.
조업선의 특성상 상업어탐의 음향 신호에는 다양한 잡음이 혼재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음향자료의 분석을 위한 후처리 기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잡음 제거를 통해 자원량 산정의 정확도 향 상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Kang et al., 2015; Lee et al., 2015). 본 조사 시 안정된 해상 상태와 적은 조업 횟수로 인하여 배경 잡음제거 외에 다른 후처리 방법을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잡음 존재 시 후처리 방법 또 한 상업어탐 센서 보정을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 일 것으로 판단된다.
다중 주파수를 이용하여 획득한 크릴 음향신호의 레 벨과 그 차이의 범위는 분포하는 크릴의 길이 분포 및 해상상태에 의한 자세각 등에 의해서 변경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McGehee et al., 1998). 하지만 조업선의 특성 상 장기간 동안 획득한 음향자료이고, 어획 지역과 해상 상태에 따라 계속적으로 크릴 신호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CCAMLR에서 자 료처리에 대한 반복적인 회의를 통한 규정 설정 및 정립 이 필요하다.
과학어탐 및 상업어탐에 대한 보정시 시간 및 공간의 제한을 최소화하고 합리적으로 보정하는 방법은 해저면 을 이용한 방법이다 (De Robert et al., 2008). 특히 남극 해역에서 상업어탐을 이용하여 크릴을 조업하는 어선이 특정 정선을 조사 후 어획을 하는 것을 CCAMLR에서 권고하고 있다. Norwegian fjord. 해역에서는 RV G.O.를 이용, South Orkney Islands에서는 크릴 조업선 Juvel을 이용하여 해저면을 이용하여 2012년과 2015년 2회에 걸 쳐 보정을 실시하였다. 하지만 해저면 신호는 38 kHz와 120 kHz 모두 동일한 정선에 대해서 음향 조사를 실시 하였으나, 약 3 dB 이내에서 편차를 보였다. 본 정선은 CCAMLR 지정 정선에서 조사가 진행되었으나, 추출한 해저면의 지형이 평탄하지 않고 굴곡이 존재하였기 때문 에 해저면 신호를 획득 시 낮은 수심의 지역과 해저면 상태까지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판단된다.
CCAMLR에서는 크릴 조업선 자료를 이용한 자원량 산정을 위해서 정량화된 음향 자료 획득 및 분석 프로토 콜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남극 크릴 조업선에서 사용한 음향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특정회사 제품인 SIMRAD 사의 ES70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대부분 과학어탐 장 비인 EK60과 비교 시 센서는 동일하나, 센서 감도의 보 정 기능이 제거되어 있어, 음향 자료 획득 시 오류를 범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해저면 신호를 이용한 조 업선 내 상업어탐의 보정과 음향자료처리의 정량화가 동 시에 진행될 경우 조업선은 크릴 자원량 조사에 큰 역할 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 론
남극해역에서 장기간으로 음향자료를 획득할 수 있는 크릴 조업선 음향 자료에 대한 보정 가능성을 확인하였 다. 본 연구는 크릴 주요 어획 지역 중 하나인 남쉐틀랜 드 군도 인근해역에서 CCAMLR에서 설정한 조사정선 에서 상업어탐인 ES70과 보정된 과학어탐인 EK60의 해 저면 신호 차이로 보정을 실시하였다. 자료 처리는 일반 적인 후처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였고, 다중주파수를 이 용한 크릴 군체 신호 차이를 통해서 보정 결과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크릴 군체의 신호가 보정 전과 후 큰 차이를 보였다. 보정 전 ES70으로 획득한 크 릴 군체의 음향 신호는 27.95 %만 유의한 결과를 보였 으나, 보정된 과학어탐 (EK60)과의 해저면 신호 차이인 ES70의 38 kHz와 120 kHz 주파수 각각 0.85 dB, –3.59 dB씩 보정 후 90% 이상 (92.04 %)의 신호가 크릴 군체 의 신호로 판단되어 보정 결과를 검증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본 조업선의 음향자료를 분석할 경우, 조업한 해역 내의 크릴 분포 및 현존량 조사는 지 속적인 CCAMLR 크릴 자원 및 생태계 관리의 정책방향 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