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 다랑어선망어업의 조업 초기인 1980년대 전반에는 파푸아뉴기니와 마이크로네시아 사이의 좁은 해역을 중심으로 2∼3척의 선박이 조업하였다. 그러나 선망어업의 경제성에 대한 원양 선사들의 관심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선단 규모 증가와 탐조 레이더 (bird radar), 위성 부이, 소나 등의 첨단 장비의 도입으로 어장 및 어군 탐색이 용이 (Bromhead et al., 2003)하게 됨에 따라 조업 효율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어탐으로 조업 어장 역시 확대되었다. 특히 1990년대말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된 어군유집장치 (fish aggregating device, FAD)는 육지에서 떠내려 온 대나무, 야자수 잎 및 해양 쓰레기 등의 자연 유목(log)에 비해 어군 유집 효율성이 높고 (Itano et al., 2004), 자연 유목물체의 발견이 어려운 먼 바다에서도 인위적 설치가 가능하여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FAD의 사용은 선망어업의 조업 방식뿐만 아니라 어획 효율, 어획물의 종조성 및 부수어획 문제에도 영향을 주었다 (Bromhead et al., 2003; Leroy et al., 2013).
다랑어선망어업은 열대·온대 수역의 표층과 혼합층에 서식하는 다랑어 및 다랑어 유사종을 대상으로 전 대양에서 조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업 수역에 따라 주대상어종이 다르다. 즉 인도양, 대서양, 동부태평양 열대수역에서는 다랑어선망어업의 주 대상어종이 가다랑어와 황다랑어인 것에 반하여 (Miyake et al., 2010), 중서부태평양은 선망어업의 전체 어획량 중 70∼75% 이상을 가다랑어가 차지하고 있다 (Lehodey, 2000). 따라서 중서부태평양 수역에서 조업하는 다랑어선망어업의 조업 어장은 가다랑어 어군의 이동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가다랑어는 서부태평양 수역의 28〬C 이상의 따뜻한 해수 (warm pool)를 중심으로 서식하기 때문에 (An et al., 2003), 가다랑어의 이동은 서부태평양의 따뜻한 해수와 동부태평양의 차가운 해수의 이동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엘니뇨 및 라니냐 현상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ehodey, 2000; Leroy et al., 2013). 또한 어군의 종조성과 밀도 등은 수역별(주로 경도별)로 혼합층 및 수온약층의 깊이 등과 같은 해양환경 조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조업 형태별 어획효율성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Lehodey, 2000; Leroy et al., 2013). 따라서 선망어업의 조업은 대상어종의 분포 특성과 어장의 해양환경 영향 등에 크게 좌우된다.
우리나라 다랑어선망어업에 관한 연구는 다랑어선망 어업의 역사와 발달과정 (Hyun et al., 1992), 유목군 조업 특성에 관한 연구 (Park, 1984; Kim, 1999; Moon et al., 1996), 헬기 사용에 따른 어획 효과 (Park et al., 1998), 엘니뇨 현상에 의한 다랑어선망어업의 어장 변동 (An et al., 2003), 다랑어선망어업의 조업 특성 (Moon et al., 2005; Lee et al., 2015), 어획물 종조성 분석 (Lee et al., 2011)과 선망어구의 구성 변화 (Ryu et al., 2015) 등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행 연구들이 단기 또는 특정 기간의 자료만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다랑어선망어업의 전반적인 조업 특성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원양어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태평양 수역 다랑어선망어업의 조업 특성을 파악하고, 시대별 어획물의 종조성과 조업 형태의 변화에 따른 어장 분포 특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엘니뇨 및 라니냐와 같은 해양환경의 변화가 우리나라 다랑어선망 선단의 어장 분포 및 조업 동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다.
재료 및 방법
조업 자료
우리나라 태평양 다랑어선망어업의 조업 동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1980년도부터 2014년까지 총 35년간의 어획통계자료와 선박에서 선장들이 직접 기록하여 제출한 조업일지 (logbook) 자료를 사용하였다. 연도별 어종별 어획량은 원양어업 생산 통계 자료를, 어획노력량과 조업형태별 특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Lee et al. (2015)의 방법을 이용하여 조업일지에 기록된 조업 정보를 연도별 자료 수집률에 따라 환산한 후 사용하였다.
어종별 체장 빈도를 분석하기 위하여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우리나라 과학 옵서버에 의해 수집된 생물학적 자료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선박에서 보고한 어체 측정 자료를 합산하여 조업 형태별로 분석하였다.
해양환경 자료
해양환경 변화가 어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하여 엘니뇨·라니냐를 나타내는 지표 중 Oceanic Nino Index (ONI)와 Multivariate ENSO Index (MEI)를 사용하였다. ONI는 미국국립해양대기청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에서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인 NINO 3.4 수역 (5°S∼5°N, 170∼120°W)의 해수면 온도 (sea surface temperature, SST) 편차를 3개월 이동 평균하여 산출한 지수이다. MEI는 열대 태평양에서 관측되는 6개의 주요 변수를 합산하여 분석한 지수이다. ONI의 정보는 NOAA 기후예측센터 (NOAA website), MEI는 미국기상연구대학연합 (UCAR website)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어획 동향 및 조업 형태별 특성 분석
조업 형태별 어획 동향을 분석하기 위해 부상군 조업 (부상군, 섭이군 포함)과 유목군 조업 (자연유목군, 인공유목군, 고래상어군 포함)으로 구분하여 연도별 조업 형태별 CPUE (mt/set)를 분석하였으며, 노력량은 투망하였으나 어획량이 없는 경우도 포함하였다. 조업형태별 어획물의 종조성 분석을 위하여 어획물이 단일 어군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를 각각 가다랑어군, 황다랑어군, 눈다랑어군으로 구분하였고, 두 종 이상의 주요 어종이 혼획된 경우는 혼합군 그리고 어획에 실패한 조업 (zero catch)으로 분류하였다. 조업 형태별 체장 조성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선박에서 보고한 어체 측정 자료와 우리나라 과학옵서버에 의해 수집된 체장 자료를 합산한 자료를 사용하였으며, 자료가 부족한 눈다랑어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가다랑어의 최대 체장이 111 cm (Bayliff, 1998)임을 고려하여 최대 체장 이상의 개체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시대별 어장 분포
다랑어선망어업의 어장 분포를 확인하기 위하여 1980년에서 2014년까지의 조업 자료를 5년 단위로 합산한 후 평균하여 경위도 1°×1°별로 나타내었다. 또한 어종별 평균 어획량 및 CPUE와 조업 형태별 평균 노력량을 시대별로 분석하여 경도별로 나타냈으며, 어종별 어획량과 조업 형태별 노력량의 경도별 분포를 분석하였다. 어장 분포 및 해양환경 영향 분석 시 조업 형태는 어장 위치에 따라 사용되는 유목 종류에 차이가 보인다는 선행 연구 결과 (Leroy et al., 2013)에 따라 자연유목군과 인공유목군으로 분리하였다.
해양환경 영향 분석
해황이 어종별 어획량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연도별 가다랑어와 황다랑어의 중심어장을 경도별로 분석하고 해양환경지수인 MEI의 동향과 비교하였으며, 이를 통계적으로 검증하였다. 경도별 중심어장 변화를 확인하기 위하여 Lehodey et al. (1997)의 방법을 사용하였으며, 식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는 월의 어종별 CPUE 중심 위치, 는 경도 1° 수역의 중심점, 는 월의 수역 구간에서 어획된 총 어획량, 는 월의 수역 구간에서의 총 조업 횟수를 나타낸다.
엘니뇨와 라니냐에 따른 어획 동향 및 조업 특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엘니뇨와 라니냐의 대표 시기를 선정하여 각 연도의 가다랑어와 황다랑어의 어획 비율 분포 및 조업 형태별 어획노력량 분포를 분석하였다. 엘니뇨와 라니냐의 대표 시기는 ONI, MEI와 우리나라 조업자료의 수집률을 고려하여 선정하였으며, 우리나라 조업 어장의 범위가 한정적이었던 1980년대를 제외하였다. 이에 따라 엘니뇨는 1997년, 2002년이, 라니냐는 1996년, 2011년이 선정되었다.
결 과
조업 형태별 어획노력량 비율
우리나라 선망어업의 조업 형태별 어획노력량은 1984년까지 약 10% 수준이었던 부상군 조업 비율이 이후 급속히 증가하여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평균 80% 이상의 높은 값을 보였다. 유목군 조업은 1980년대 전반까지 대부분의 조업을 차지하였으나 이후 감소하기 시작하여 1990~2000년대 초까지 평균 20%의 어획 비율을 보였으며, 37%의 최고치를 기록한 2004년 이후 2011년까지 평균 24%까지 증가하였다. 그러나 최근 3년간 17% 이하로 감소하였다 (Fig. 1).
조업 형태별 CPUE
조업 형태별 CPUE 분석 결과, 부상군 조업의 CPUE는 1980년대에 평균 37.9 (mt/set)에서 1990년대 평균 27.8 (mt/set), 2000년대 26.9 (mt/set)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2010년대 29.5 (mt/set)의 값을 기록하였으며, 2014년에는 34.4 (mt/set)로 1990년대 이후 미미하게 증가하 는 경향을 보였다. 유목군 조업의 CPUE는 1980년대 28.6 (mt/set), 1990년대 39.1 (mt/set), 2000년대에서 현재까지 50.6 (mt/set)의 평균값을 기록하며,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어종별로는 가다랑어의 경우, 부상군 조업의 CPUE는 1990년대 초 반까지 감소하다가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20~23 (mt/set)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반면, 유목군은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에 황다랑어는 부상군 조업 8 (mt/set), 유목군 조업 5 (mt/set)의 평균 CPUE를 보여, 부상군 조업에서 전체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눈다랑어의 경우, 부상군의 평균 CPUE는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0.05 (mt/set)의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으나, 유목군 조업은 2008년부터 증가하여 2010년에는 1.2 (mt/set)의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따라서 가다랑어와 눈다랑어가 유목군 조업에 의한 어획 비율이 높은 반면, 황다랑어는 부상군 조업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보인다 (Fig. 2).
조업 형태별 어획물 종조성
조업 형태별 어획물 종조성 분석 결과, 부상군 조업은 가다랑어군 32%, 황다랑어군 13%, 혼합군 10%, 어획에 실패한 조업 45%로 나타났다. 유목군 조업에서는 가다랑어군 50%, 황다랑어군 5%, 혼합군 35%, 어획에 실패한 조업 9%를 차지하였다. 눈다랑어군은 부상군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유목군에서 약 1%의 비율을 보였다. 부상군 조업은 어획에 실패한 조업과 황다랑어군의 비율이 높은 반면, 유목군에서는 조업의 절반 이상에서 가다랑어만 어획되었으며 특히 혼합군의 비율이 부상군의 3.5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Fig. 3).
조업 형태별 어종별 체장 조성
본 연구에서 사용된 가다랑어의 체장 (fork length; FL) 범위는 15∼100 cm이었으며, 부상군과 유목군 조업 모두 55∼60 cm에서 주 모드가 나타났다. 가다랑어의 평균 체장은 부상군 60 cm, 유목군 55 cm로 나타났으며, 최소성숙체장인 40.0 cm (Matsumoto et al., 1984)보다 작은 개체의 비율은 부상군 3%, 유목군 7%를 차지하였다. 황다랑어의 체장 범위는 부상군 조업에서 10∼165 cm이었고, 평균 체장은 104 cm로 80∼85 cm와 115∼130 cm에서 모드가 나타났다. 유목군 조업은 10∼160 cm의 체장 범위를 가지며 평균 체장은 59 cm였고, 40∼45 cm에서 주 모드를 보여 부상군 조업의 평균 체장이 유목군보다 월등히 크게 나타났다. 특히 최소성숙 체장인 50.0 cm (Schaefer, 1998)보다 작은 개체의 비율이 부상군 조업에서는 3%인 반면 유목군 조업에서는 54%로 나타나 유목군 조업에 의한 소형 개체의 어획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Fig. 4).
어장 분포
조업 초기인 1980년대 전반에는 대부분의 조업이 파푸아뉴기니 북부 5°S~5°N, 135°~160°E의 좁은 수역에서 발생하였으나, 후반에는 동일 수역에서 조업이 증가함과 동시에 동부로는 180°까지 어장이 확대되었다. 특히 1987~1989년에는 멕시코 남부 연안의 동부 태평양에서도 조업이 이루어졌다. 1990년대 전반에는 나우루 배타적경제수역 (Exclusive Economic Zone; EEZ)을 제외한 170°W까지 어장이 확장되었으며, 140°~165°E에서 중심어장이 나타났다. 후반에는 나우루 수역을 포함한 150°W까지 어장이 확대되었으며, 특히 160°~153°W의 키리바시 수역에서도 조업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높은 어획량을 보였다. 또한 남으로도 15°S까지 확대되어 솔로몬 제도 연안 수역에서도 조업이 이루어졌다.
2000년대 전반에는 우리나라 다랑어선망어업 역사상 조업 수역이 145°W로서 동부로 가장 크게 확대되었으며, 파푸아뉴기니 북부 135°~145°E 수역과 적도 부근에서 중심어장이 형성되었으나 2000년대 이전까지 어획량의 상당 부분을 생산했던 파푸아뉴기니 북동부 연안 수역에서 조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0년대 후반에는 조업어장의 동부 경계 범위는 다소 축소되었으나 140°E 이서 수역에서 조업이 사라지면서 0°~8°S, 160°~180E° 수역에서 중심어장이 나타나 어장이 전반적으로 동쪽으로 이동하였다. 특히 이전까지 조업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던 키리바시 수역 (180°E~165°W)에서 높은 어획고를 올렸다.
2010년대에는 주요 조업 어장이었던 155°~175°E 수역 일부에서 조업이 사라졌는데, 이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 (Western and Central Pacific Fisheries Commission; WCPFC)의 눈다랑어· 황다랑어 보존관리조치 (CMM2008-01) 중 서부포켓공해수역 내 조업금지 조항으로 인한 영향으로 보인다 (Fig. 5).
어종별 어획 및 CPUE 경도별 분포
Fig. 6은 조업 위치에 따른 어종별 어획량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하여 연대별 어종별 평균 어획량 및 CPUE를 경도별로 분석한 결과이다. 가다랑어의 어획 분포는 1980년대에 148°E에서 평균 2,800 톤의 가장 높은 어획량을 기록하였다. 1990년대에는 141°~163°E에서 각 3,000톤 이상의 어획량을 생산하였으며, 특히 155°~161°E에서 평균 5,600 톤의 높은 생산량을 보였다. 2000년대에는 152°~173°E에서 높은 어획량을 보이며 이전 연대보다 중심어장이 동부 로 이동하였고, 조업 어장 분포 역시 138°W까지 확장되었다. 2010년대의 중심어장은 2000년대와 유사하였으나, 170°E 이동 수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어획량이 나타남에 따라 이전에는 2,000톤 이상의 어획량이 생산된 수역이 180°E 이서에 한정되었다면 2010년대에는 176°W까지 확대되어 높은 어획고를 올렸다. 황다랑어는 전 연대에서 145°~165°E 수역을 중심으로 높은 어획량이 나타나 1980년대 332톤, 1990년대 1,510톤, 2000년대 994톤, 2010년대 1,157톤의 경도별 평균 어획량을 기록하였다. 2000년대에는 가다랑어와 마찬가지로 동부 수역으로 크게 확장되었으며, 170°E 이동 수역에서 11,500톤 이상의 높은 어획량을 보였다. 2010년대에는 170°E 이동 수역의 어획량이 더욱 증가하여 황다랑어 전체 어획량의 약 40%를 생산하였다. 눈다랑어는 1980~1990년대의 모든 어획량이 180°E 이서 수역에서 생산되었으며, 1980년대 5톤, 1990년대 11톤의 경도별 평균 어획량을 보였다. 2000년대에는 모든 수역에서 어획량이 낮았으나 어장은 170°E까지 확대되었다. 2010년대에는 평균 어획량이 전체적으로 증가하였으며, 153°~179°E 수역에서 1,300톤 이상을 생산하였고 어장 역시 158°W까지 확장되었다. CPUE 분포에서 가다랑어와 황다랑어는 모든 연대를 걸쳐 170°E 이서 수역에서 대체적으로 고른 CPUE를 보인 반면, 이동 수역에서는 경도별 편차가 큰 높은 CPUE가 나타났다. 특히 2000년대에 황다랑어는 가다랑어의 CPUE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150°~140°W 수역에서 평균 84.9 (mt/set)의 높은 CPUE를 보였다. 눈다랑어의 CPUE는 전 연대에서 낮았으며 특히 2000년대에는 0.1 (mt/set) 수준의 매우 낮은 값을 기록하였다. 2010년대에는 다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180°E 이서 수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CPUE 를 보였다.
해황에 의한 어종별 어장 변동
Fig. 7은 해황과 어종별 중심어장의 연도별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가다랑어와 황다랑어의 중심어장은 모두 MEI가 커질수록, 즉 엘니뇨가 강할수록 동부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강한 엘니뇨가 나타난 1997년과 2002년에는 동부로 크게 확장하였다. 또한 황다랑어의 중심어장은 가다랑어보다 더욱 동부로 이동한 수역에서 나타났다. Table 1은 MEI와 어종별 중심어장의 경도별 분포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이다. 가다랑어와 황다랑어 모두에서 경도별 중심어장 이동과 MEI 동향 간의 상관관계가 유의하였으며, 황다랑어의 경우 신뢰 수준 (P-value)이 98% 이상으로 매우 높은 유의성을 보였다.
Fig. 8은 엘니뇨와 라니냐에 따른 가다랑어와 황다랑어의 어획 비율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엘니뇨 대표 시기인 1997년과 2002년에는 라니냐가 발생한 1996년과 2008년에 비해 어획 범위가 동부로 크게 확장되었으며, 동부수역 어장에서 황다랑어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라니냐의 경우 대부분의 조업이 180° 이서 수역에서 이루어졌으며, 특히 1996년에는 파푸아뉴기니 북부 수역에서 매우 높은 가다랑어 어획량을 기록하였다.
해황에 의한 조업 형태별 어장 변동
Fig. 9는 엘니뇨와 라니냐에 대한 조업 형태별 어획 노력량 분포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엘니뇨의 경우, 부상군 조업의 어획노력량은 155°~145°W까지 동부로 크게 확장되었고, 유목군 조업 역시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자연유목군 조업 빈도가 높았으며 이들 대부분이 150°~175°E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라니냐에는 부상군과 유목군 조업 모두 대부분의 조업이 180°E 이서 수역에서 이루어졌다. 유목군 조업의 경우 엘니뇨에 비하여 인공유목군 조업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였다.
고 찰
현재 우리나라 원양어업 총 생산량의 73%를 다랑어 어업이 차지하고 있고, 이중에서 64%를 다랑어선망어업에서 생산하고 있어 (MOF, 2015), 우리나라 원양어업에 있어서 중요한 어업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다랑어선망어업의 조업 특성을 살펴보면 부상군 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선단의 부상군 조업 비율은 1980년대를 제외한 전 연대에서 평균 80% 이상으로, 중서부태평양 수역 주요 선망 조업국들이 평균 60% 이하 (Williams and Tarawasi, 2015)임을 감안할 때 높은 수치이다.
우리나라 선단이 부상군 조업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선박과 어구의 대형화를 들 수 있다. 조업 초기에 투입된 선박의 절반 이상은 1960~1970년대에 건조한 800 톤급 이하의 소형선으로 빠른 유영 속도의 다랑어군을 포획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노후된 소형선이 1,000 톤급 이상의 대형선으로 교체되면서 대부분의 선박에서 헬기 탑재가 가능하게 되어 보다 적극적인 어탐을 통한 부상군 조업이 용이하게 되었다. 또한 어구의 구성에서도 우리나라 선단은 다른 주요 선망조업국 선단에 비해 대형의 어구를 사용하고 있어 조업 당 포위 용적이 커짐에 따라 부상군 조업에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선박의 규모와 어구의 구성은 어획 효율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선망어업에 의한 자원량 지수인 CPUE 표준화 분석 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므로 향후 선박과 어구 규모의 변화가 조업에 미친 영향에 관한 세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부상군 조업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부상군 조업에 의한 어획물 크기가 유목군 조업에 비해 대형 개체이기 때문에 어획물의 경제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목군 조업에 의해 어획된 개체는 소형어의 비율이 높았으며, 특히 황다랑어는 성숙 체장 이하의 소형 개체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 였는데, 이와 같은 현상은 다른 조업국에서도 나타났다 (Leroy et al., 2013; Kumasi et al., 2010). 또한 유목군 조업은 대상 어종뿐만 아니라 유목에 유집된 소형의 표층성 어류들의 혼획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업 당 부수 어획종의 폐기량이 높아 조업 경제성을 떨어트리는 동 시에 자원 관리적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 일부 선사에서는 횟감용 다랑어인 PS (purse seiner special)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것은 상품가치가 높은 대형 개체를 선별하여 급속 냉동시키는 방법으로, 소형 개체와 부수어획종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유목군 조업보다는 대형 개체의 어획비율이 높은 부상군 조업이 더욱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가치가 높은 PS 제품은 다랑어선망어업의 부가가치 증대 기여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에도 부상군 조업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태평양 다랑어선망어업의 조업 어장은 어업 초기 5°N∼5°S, 165°E 이서의 파푸아뉴기니 북동부 수역에 집중되었으나, 정부 차원의 지원과 선사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선단의 규모를 확대하였으며, 조업 어장 역시 중동부 수역으로 크게 확장하였다. 이와 같은 시대별 조업 어장 확장의 원인으로는 어로 기술 및 조업 지원장비 도입 등에 따른 조업 효율성 증대와 해양환경 변화 등이 고려된다.
FAD는 대표적인 조업 지원 장비로써 1990년대 중반 이후 도입되었다.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자연 유목물체의 대부분은 연안국 수역 내에서 발견되므로 이를 위한 조업 수역은 한정된다. 그러나 어군유집장치는 설치 위치의 조정이 가능하고 위성 부이와 소나 등을 부착하여 장치의 위치 추적 및 어군의 유집 유무를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어 새로운 어장 개발에 용이하며 조업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 또 다른 조업 지원 수단인 운반선의 도입 역시 어장 확장의 원인으로 간주된다. 항구로부터 먼 바다에서 조업하는 것은 이동 거리가 길기 때문에 소요되는 시간과 조업 비용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운반선 도입 후, 운반선이 선단으로 조업하는 선박들에 접근하여 각 선박의 어창에 있는 어획물을 받아 옮겨 싣고 대신 양륙함으로써 조업선들은 조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어 보다 먼 거리까지 조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조업 수역 확장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해양환경 조건으로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 역시 조업 어장 형성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중서부태평양 선망어업의 대상 어종인 가다랑어는 해황의 변화에 민감하여 서부 태평양의 고온 저염의 해수 (warm pool)의 이동에 따라 어장이 형성되는 위치가 달라진다. 즉 엘니뇨가 발생하면 서부 태평양의 따뜻한 해수가 동부로 이동하면서 적수온을 따라 가다랑어 어군도 이동하기 때문에 이들을 목표로 하는 선망선단의 조업 어장 역시 동부로 확장되는 반면, 라니냐 시기에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Lehodey, 2000; An et al., 2003). 위와 같은 해황의 변화는 주요 조업 수역에 따른 어획 효율성에도 영향을 준다. Lehodey (2000)는 엘니뇨는 한국 선단에는 부정적으로, 미국 선단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각국 선단의 주요 조업 수역의 차이에 의한 것이라 하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원양 조업국들이 160°E 부근에서 집중적으로 조업하는 반면, 미국 선단은 미국령 제도와 인접한 동부 공해 수역에서 주로 조업 한다. 따라서 가다랑어 어군이 동부 수역으로 이동하는 엘니뇨 시기는 서부 수역을 중심으로 조업하는 선단에는 불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즉 엘니뇨가 발생한 2014년에 서부 해역에서 조업한 선단의 어획량은 낮은 반면 동부 해역으로 이동하여 조업한 선단의 어획량은 크게 높아 이때 역대 최고 어획량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Williams and Terawasi, 2015). 해황에 의한 조업 어장 변화는 어획물 종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동부 태평양은 황다랑어의 어획 비율이 높은데 (Miyake et al., 2010), 우리나라의 어획 자료에서도 황다랑어의 경우 150°W 이동 수역에서 높은 어획량과 CPUE를 기록하였다. 특히 동부 태평양 수역은 선망어업에서도 황다랑어의 성어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Lehodey, 2000; Williams and Terawasi, 2015), 이 수역에서 황다랑어의 어획 비율이 높은 것은 이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황의 변화는 수역별 조업 형태 비중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즉, 자연유목군 조업은 엘니뇨 발생 시 조업 수역이 동부로 확장되는 동시에 어획노력량도 증가하였으나 인공유목군 조업은 상대적으로 감소하였다. Leroy et al. (2013)은 엘니뇨가 발생하면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등 연안국의 강에서 떠내려 온 자연 유목물체들이 해류를 타고 이동하여 먼 바다에서도 자연 유목물체의 발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반면 라니냐 시기에는 자연 유목물체의 발견범위가 한정됨에 따라 이를 대체하기 위한 어군유집장치의 사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2010년대의 조업 어장 분포는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특히 5°N~12°S, 135°~175°E 내 일부 수역과 170°~160°W 내 동부 공해수역에서의 조업이 현저히 감소하였다. 이것은 WCPFC의 눈다랑어·황다랑어 보존관리조치 중 포켓공해수역 조업 금지와 공해상 선망노력 한도량 설정에 의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향후 새로운 보존관리조치의 신설 및 기존 조치 강화에 따라 어획 동향 및 어장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지역수산관리기구들은 관리자, 어업인, 과학자 및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는 합동 작업반을 설치·운영하여 수산자원 및 생태계 보존과 관리를 위한 정책적 사항들에 대한 공동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자국이익을 위하여 동 작업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적절한 대응을 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어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 원양어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선망어업의 조업 특성과 어장 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결 론
태평양 수역에서 조업한 우리나라 다랑어선망어업의 조업 특성과 어장 분포를 확인하기 위하여 1980년부터 2014년까지의 조업 자료와 원양통계자료를 사용하였다. 해양환경 영향이 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하여 해양환경 지수와 조업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엘리뇨와 라니냐에 따른 어장 변동을 확인하였다. 우리나라 다랑어선망어업은 부상군 조업의 비율이 높았으며, 부상군에서는 황다랑어의 비중이, 유목군에서는 가다랑어의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유목군은 2종 이상의 종이 섞인 혼합군의 비율이 높았으며 어획물의 개체가 부상군에 비해 소형이었다. 우리나라 선망 선단의 어장 분포 및 해황과 어업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주요 어장은 5°N~10°S, 140°~180E°의 서부 태평양 수역이었으며, 어장의 범위가 점차 동부 수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해양환경 영향으로 엘니뇨가 강할수록 어장이 동부로 확대되었고 중심어장 역시 동부로 이동하였다. 또한 황다랑어의 CPUE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특히 동부 수역에서 황다랑어의 어획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조업 형태별 특성으로는 유목군 조업 중 자연유목군 조업은 엘니뇨 시기에, 인공유목군 조업은 라니냐 시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조업 비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