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영일만은 우리나라의 동해남부에 위치한 반폐쇄형 해역으로 해양환경은 연안성 수질을 형성하지만 심해성 또는 원양성 해수의 영향으로 미묘한 변화가 생성・소멸 되는 곳으로 이곳의 염분은 강우량 또는 담수에 따른 영향을 받으며 수질은 수괴의 수직적 분포가 좌우된다(Gong and Park, 1982; Gong and Son, 1982). 또한 수온약층대나 염분약층대가 뚜렷하게 분포되어 수괴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Kim, 1983; Lee, 1999). 지형적 특징은 해안선에 의해 둘러싸인 만 (Bay)의 형태로 형산강의 담수가 유입되므로 영양염류가 풍부하여 수산생물의 종조성이 다양하고 생산성도 높아 자치어의 생육장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다 (Han et al., 2003). 그로 인해 영일만 해역은 연안정착성 어류와 회유성 어종 등 다양한 어류상이 분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ee et al., 2012).
형망은 해저의 모래나 펄에 서식하는 패류를 주 어획대상으로 하며, 어구 형태는 갈퀴가 부착된 고정틀에 자루그물이 부착되어 있으며, 바닥을 긁어서 어획 대상물을 잡는 어구어법이다 (NFRDI, 2008). 동해안에서 조업하는 형망어업은 이동성 구획어업에 속하며 패류와 저서생물이 어획된다 (An et al., 2014).
형망어구의 선행연구로는 북방대합, 개량조개의 갈퀴에 의한 어획선택성에 관한 연구 (Nashimoto et al.,1983; Nashimato, 1984, 1985), 피조개 형망의 어획선택성에 관한 연구 (Cho, 1997) 등이 이루어졌으며, 형망어구에 어획된 이매패류의 생태학적 연구는 진해만의 아기반투명조개 (Lim et al., 1995), 목포연안의 종밋 (Limand Park, 1998), 광양만의 바지락 (Shin and Shin,1999), 강원도와 경상북도 일원의 이매패류 군집분포(NFRDI, 2002) 등이 보고되었다. 영일만해역에서 어구에 따른 종조성 연구는 오터트롤을 이용한 저어류 종조성 (Lee, 1999), 정치망을 이용한 어류의 종조성과 계절변동 (Han et al., 1997), 부유성 난자치어 종조성과 계절변동 (Han et al., 2003), 자망을 이용한 어류의 종조성(Hong et al., 2008) 등 어류 및 난치자어의 군집구조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An et al. (2015)의 영일만 형망어업의 어획 및 혼획 실태연구는 단기간의 결과로영일만 형망어업의 종조성을 파악하기 어려울 것으로 사료됨에 따라 영일만의 형망어업에 따른 저서생물의 종조성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동해남부에 위치한 영일만에서 형망어구에 어획된 수산생물의 종조성과 분포특성을 파악함으로써 이 해역의 형망어업의 어획실태를 이해하는데 활용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는 경상북도 포항시 영일만 내에서 이루어졌으며, 조사정점은 만 (Bay)의 남동쪽 연안이고, 조사기간은2015년에 계절별로 총 4회로 하여 각 계절별로 겨울(2월), 봄 (6월), 여름 (10월), 가을 (11월)로 구분하였다.여름철 조사는 당초 9월에 실시하려고 하였으나 계속된기상악화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해 10월 초에 조사하였으며, 계절적 구분을 위해 11월 조사는 11월 중순에 실시하였다. 시험 조업은 형망어선 1척 (영신호 4.94톤)을이용하여, 어선의 좌・우현에 각 1틀씩의 형망어구를 투망하여 40분 내외로 예인하였으며, 예인 속도는 3~4노트 로 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계절별로 4회씩 예망하여 얻은시험조업 자료를 분석하였다 (Fig. 1).
시험 조업에서 어획된 생물은 종별로 분류 및 동정하였으며, 동정에는 Kim and Son (2006), Min et al.(2004), Son et al. (2008), Hong et al. (2006), Choi etal. (2002) 등을 이용하였다. 어획된 종에 대하여 종별개체수 및 습중량을 구하였다
생물군집 구조를 파악하기 위하여 출현종수 및 개체수 자료를 이용하여 종풍부도 지수 (R: richness index) (Margalef, 1963), 종균등도 지수 (E: evenness index) (Pielou, 1966), 종다양도 지수 (H′: diversity index) (Pielou, 1977)를 가지고 생태계 내에서 역할을 추정할 수 있다. 여기서 각 지수에 대한 계산식을 식 (1), (2),(3)에 각각 나타내었으며, 여기서 Pi: i번째 종의 점유율,S: 출현종수, N: 출현개체수를 나타냈다.
시험조건별 유사도분석 (Similarity analysis)은 출현한 개체수를 바탕으로 분석하였으며, 유사도 분석시 생물자료 간의 편중을 피하기 위해 모든 자료는 fourth root로 변환하였다. 또한, Bray-Curtis 지수 (Bray and Curtis,1957)를 사용하여 시험조건 간 유사도를 표현하였다.
시험조건별 유사도를 바탕으로 하여 군집분석을 실시할 때 그룹 간의 연결방식에는 complete linkage를 사용하였으며, 그룹 간 유사도를 바탕으로 수지도 (dendrogram)를 작성하여 집괴분석 (cluster analysis)을 하였다. 또한 시험조건별로 분리된 그룹 간의 공간적 분포 특성과 유사성 차이는 다차원척도분석 (MDS, multi dimensional scaling)을 실시하여 2차원 공간에서 군집구조 차이를 파악하였다.
결과 및 고찰
종조성의 계절변동
조사기간 동안에 영일만에서 형망에 어획된 생물은총 35과 44종으로 10개 분류군으로 나누었다. 종조성은 어류 (Pisces) 10과 13종, 갑각류 (Crustacea) 6과 10종,극피동물 (Echinodermata) 5과 5종, 복족류 (Gastropoda) 4과 5종, 두족류 (Cephalopoda) 3과 4종, 이매패류(Bivalvia) 3과 3종 등이 출현하였다. 동일해역에서 자망에 어획된 생물은 총 58과 80종, 통발에 어획된 생물은 37과 57종이었으며 (Lee et al., 2012), 오터트롤은 59종(Lee, 1999), 정치망에는 1993년 57종, 1994년 52종, 1995년에는 82종이 어획되었다 (Han et al., 1997). Lee etal. (2012)의 보고에서 자망에 어획된 종은 갑각류 13종,극피동물 4종, 두족류 4종, 복족류 5종, 어류가 52종, 통발에 어획된 종은 갑각류 15종, 극피동물류 5종, 두족류 4종, 복족류 11종, 어류가 20종으로 자망, 오터트롤, 정치망 등은 어류를 어획 대상생물로 하면서 어류의 출현종이 많았다. 그러나 형망어업은 해저를 끌면서 어획하는 형태로 저서생물이 주어획 대상생물이지만 13종의 어류가출현하였으며, 형망어구와 타어구의 비교에서 어류를 제외한 기타생물의 출현종수는 차이를 볼 수 없었다.
계절별 출현종은 봄에 28종으로 가장 많은 종수를 보였으며, 가을에 16종으로 가장 적은 종수를 보였다.출현종을 보면 겨울에 어류가 9종 (34.6%), 갑각류는 4종 (15.4%), 복족류 4종 (15.4%), 이매패류 3종 (11.5%)등으로 나타났으며, 봄에는 어류가 9종 (32.1%), 갑각류6종 (21.4%), 극피동물과 복족류가 4종 (14.3%), 이매패류 2종 (7.1%)을 차지하였다. 여름에는 어류가 6종(31.6%), 극피동물 3종 (15.8%), 이매패류, 두족류, 갑각류, 복족류가 각 2종 (10.5%)을 보였으며, 가을에는 갑각류, 극피동물, 복족류, 어류가 각 3종 (18.8%), 이매패류 는 2종 (12.5%)이 출현하였다 (Table 1).
계절별 출현 개체수는 여름에 6,664개체로 가장 많았으며, 가을에 651개체로 가장 적었다. 분류군별 개체수를 보면, 여름에 이매패류가 6,496개체로 가장 많았으며, 가을에는 503개체로 가장 적었다. 극피동물은 봄에 422개체로 가장 많은 반면 여름에는 30개체로 가장 적었다. 복족류는 봄에 358개체로 가장 많았으며, 겨울에18개체로 적게 나타났다. 어류는 겨울에 70개체로 나타났으며, 가을에 10개체로 가장 적었다. 계절별 어획량은 여름에 가장 많은 363,265 g이었으며, 가을에 42,330g으로 가장 적었다. 분류군별 어획량을 보면, 여름에 이매패류가 357,143 g으로 가장 많았으며, 가을에 38,097 g으로 가장 적었다. 어류는 겨울에 19,804 g으로 가장 높은 반면에 가을에 615 g으로 가장 적었다. 극피동물은 봄에 가장 많은 13,538 g이었으며, 여름에 794 g으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Fig. 2).
우점종의 계절변동
계절별 우점종은 겨울에 피조개 (Scapharca broughtonii)가 915개체, 153,985 g으로 가장 많은 어획량을 보였으며,다음으로 아담스백합 (Callithaca adamsi)은 485개체,28,200 g이 어획되었고 극피동물의 별불가사리 (Asterinapectinifera)가 153개체, 6,132 g으로 나타났다. 봄에는피조개 (S. broughtonii) 620개체, 93,614 g, 별불가사리 (A. pectinifera)는 338개체, 10,929 g, 갈색고리돼지고둥(Siphonalia spadicea fuscolineata)이 296개체, 1,071 g순으로 나타났다. 여름에는 아담스백합 (C. adamsi)이 6,234개체, 321,683 g으로 가장 많은 어획량을 보였다. 반면에 피조개 (S. broughtonii)는 262개체, 35,460 g으로 이전 계절에 비해 어획량이 많이 줄어들었다. 가을에는 아담스백합 (C. adamsi)이 378개체, 22,051 g으로 가장많은 어획량을 보였으며, 피조개 (S. broughtonii)는 125개체, 16,046 g으로 나타났으며, 여름에 어획량이 적었던 극피동물의 별불가사리 (A. pectinifera)가 82개체, 2,104 g으로 많아졌다. 형망어구에 있어 주어획 생물인 패류의계절변동은 겨울과 봄에 피조개 (S. broughtonii)의 어획량이 증가한 반면 아담스백합 (C. adamsi)은 여름에 어획량이 증가하여 가을로 가면서 어획량이 감소하였으며, 복족류는 봄에 어획량이 증가하다 여름부터 어획량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Table 2).
Cha et al. (2012)의 보고에서 영일만에서 분포하는 이매패류는 피조개 (S. broughtonii), 떡조개 (Dostinorbisjaponicus)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피조개 (S. broughtonii),아담스백합 (C. adamsi), 키조개 (Atrina pectinata)가 관찰되었다. Cha et al. (2012)는 떡조개 (D. japonicus)로 동정하였으나, 본 연구에서 각정 뒤의 인대와 뒤쪽 등선 등 외형적인 특징을 통해 아담스백합 (C. adamsi)으로 동정하였다. 동해안해역의 이매패류는 동해 8종, 울진 9종, 경주 13종 등이 출현하였다 (NFRDI, 2010). 제주도 7개 지역의 이매패류는 4~13종이 출현하였으며 (NFRDI,2002), 제주남부의 출현종은 37종으로 이 중 이매패류가 17종을 차지하였다 (Ko et al., 2012). 본 조사에서 이매패류는 3종으로 영일만에 서식하는 피조개 (S. broughtonii)는 동해안의 경주시 연안에서 남해안의 진해만, 거제만 및 고성만과 같이 니질이 많은 환경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NFRDI, 2010; Chung et al., 1994) 지역적으로 이매패류의 출현종의 차이는 서식지의 기질과 입도 및 유기물함량 등의 서식환경 요인에 의해 종조성의 차이를볼 수 있다.
생태지수
형망어구에 어획된 출현종과 개체수를 바탕으로 생태지수를 구한 결과, 종풍부도 지수 (R)는 봄에 3.59로 가장 높았으며, 여름에 2.04로 가장 낮은 값을 보였고 여름에 아담스백합 (C. adamsi)이 극우점하면서 종풍부도 지수 (R)가 낮게 나타났으며, 봄에는 피조개 (S.broughtonii)와 아담스백합 (C. adamsi)이 여름에 비해 극우점 경향이 적으면서 다른 생물이 다양하게 출현하면서 종풍부도가 높게 나타났다. 종다양도 지수 (H‘)는 겨울과 봄에 각각 1.27, 1.99로 피조개 (S. broughtonii)와 아담스백합 (C. adamsi)이 우점하여도 다른 생물이고루 분포하면서 종다양도 지수 (H‘)가 높았으며, 여름은 0.34로 아담스백합 (C. adamsi)이 극우점하면서 가장 낮은 값을 보였다. 가을에는 우점종의 어획량이 적으면서 다른 출현종이 고루 분포하여 종다양도 지수(H‘)가 1.32로 나타났다 (Fig. 3). 안면도해역의 종다양도는 1.1~1.6으로 보고하였으며 (Jung et al., 2013), 제주남부해역의 종다양도는 1.56~2.50으로 나타났다 (Ko et al., 2012). 본 연구는 종다양도 지수가 봄에 1.99로 가장 높았으며, 여름에 0.34로 가장 낮아 이는 저서동물은 환경변화에 따른 계절적인 영향과 서식환경의 적합여부에 의해 종조성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되어진다. 동일해역에서 자망과 통발에 의한 종다양도지수 (H‘)는 겨울에 2.11로 가장 낮게 나타났고, 가을에 2.6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Lee et al., 2012). 이는 어구에 의한 차이로 어획대상종이 다르고 수환경적으로 영양염류가 높아 어류의 종조성이 다양하여 형망어구에 비해 종다양도 지수 (H‘)가 높게 나온 것으로 사료된다.
군집분석
형망어구의 출현한 종수를 바탕으로 유사도를 구하여 집괴분석과 다차원척도분석을 통해 생물군집의 변화의 유사성을 분석한 결과, A Group (겨울, 봄)과 BGroup (여름, 가을)의 2개 그룹으로 나뉘었다. 계절별로 피조개 (S. broughtonii), 아담스백합 (C. adamsi), 별불가사리 (A. pectinifera)와 어류 (Pisces)에서 A Group (겨울, 봄)은 겨울에는 출현종수는 25종, 1,671개체,210,369 g, 봄에는 28종, 1,829개체, 127,289 g을 보였으며, B Group (여름, 가을)은 여름에는 19종, 6,664개체, 363,265 g, 가을에는 16종 651개체, 42,330 g으로 보이며, 출현종수와 어획량에서 나누어진 것으로 사료된다(Fig. 4).
결 론
본 연구는 우리나라 동해남부에 위치한 영일만에서 형망어구에 어획된 수산생물의 종조성과 계절변동을 통해 이 해역의 형망어업에 어획되는 생물의 분포특성을 이해하기 위하여 조사하였다. 조사기간 동안에 형망에 어획된 생물은 총 35과 44종으로 10개 분류군이 출현하였으며, 어류 10과 13종, 갑각류 6과 10종, 극피동물 5과 5종, 복족류 4과 5종, 두족류 3과 4종, 이매패류 3과 3종 등이 출현하였다.
우점종은 피조개 (S. broughtonii), 아담스백합 (C. adamsi), 별불가사리 (A. pectinifera)으로 나타났으며, 형망어구의 주 어획생물인 패류의 계절변동은 겨울에서 봄까지 피조개 (S. broughtonii)의 어획량이 증가한 반면 아담스백합 (C. adamsi)은 여름에 어획량이 증가하여 가을에 어획량이 감소하였다. 복족류는 봄에 어획량이 증가하다가 여름에 어획량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 형망에 어획된 생물의 종조성과 군집분석을 보면 여름과 가을에 아담스백합이 극우점하면서 기타어종의 출현이 적어 종풍부도 지수와 종다양도 지수가 낮게 나타났으며, 겨울과 봄에 이매패류의 어획량 증가와 어류, 극피동물 그리고 복족류의 출현종이 늘어나면서 종풍부도 지수와 종다양도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영일만에서 형망어업에 의한 생물의 분포 특성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모니터링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