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동물이 무리를 구성하여 그 무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는 개체간 상호 의사전달기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동물사회에서 수컷끼리의 경쟁, 암수간의 교미, 어미의 수유 등에 의미가 전달되는 표현수단으로는 소리와 행 동이 이용된다. 특히 무리를 이루어 원거리를 회유하는 해양포유동물에서는 이와 같은 의지전달이 무리 유지 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개는 자신의 새끼에게 수유할 때 무리 중의 새끼들 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새끼를 찾아내며, 이것은 어미 가 식별 가능한 자신의 새끼 소리가 다른 새끼들의 소 리와 다른 특징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Takemura et al., 1983; Phillips and Stirling, 2000; Trillmich, 1981; Insley, 2001; Page et al., 2001; Charrier et al., 2003). 혹등고래의 명음 연구에 있어서 대서양과 태평양의 혹 등고래 명음 구성이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스리랑카 주변과 오만해 혹등고래의 명음은 닮았다고 보고하였 다 (Whitehead, 1985). 이러한 명음의 지리적 변이에 대 하여 참고래의 20 Hz음에 있어서도 대서양과 태평양에 서 지리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Thompson et al., 1992). 동물이 발성하는 명음이 종에 따른 차이가 관찰되는 것은 서식환경의 차이에 의한 것 이라고 판단된다.
본 연구의 대상인 큰바다사자는 겨울에 월동지에서 생활한 소그룹이 여름에 번식장에 모여서 대그룹의 무 리를 형성한다. 번식장에서 서식하는 대그룹의 무리는 공통의 환경에서의 교류에 의하여 의사소통이 가능한 공통의 명음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겨울에 월동지에 서 생활한 소그룹의 무리도 무리의 유지나 회유에 있어 의지전달을 위한 공통의 명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만약 같은 개체동료가 소그룹을 형성하고, 매년 같은 월동지에서 생활한다면 월동지 특유의 환경에 필요한 명음이 생겨 소그룹 특유의 명음으로 발달할 것이다. 야생 큰바다사자는 매년 번식장에서 다른 소그룹과 교 류하기 때문에 그들은 대그룹 공통의 명음과 소그룹 특 유의 명음을 병행하여 가지게 된다. 그러나 만일 다른 소그룹과의 교류가 차단된다면 명음의 공통성이 적게 되면서 특유의 명음이 발달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교 류가 차단된 환경에서 세대교체가 진행된다면 명음의 특이성은 좀 더 빈번하게 될 것이다 (Van Parijs et al., 1999; Van Parijs et al., 2000).
본 연구에서는 홋카이도 서해안에 내유하는 야생 큰 바다사자의 명음과 4개 지역의 수족관에 사육되고 있 는 사육 큰바다사자 명음의 음향파라미터를 분석하여 개체간 변이와 개체군 (그룹)간 변이에 대해서 고찰하 였다.
실험 장치 및 방법
사육개체의 명음 수집
실험은 Table 1과 같이 일본 홋카이도 무로란시립수 족관, 오타루수족관, 서울수족관, 용인수족관의 4개소 의 수족관에 사육되고 있는 큰바다사자를 대상으로 실 시하였다. 명음의 수집은 2001년 11월1일부터 30일까 지 약 1개월간 무로란시립수족관에 사육되고 있는 3마 리 (Ran/23세/수컷, Sakura/18세/암컷, Kenta/5세/수컷), 2003년 11월22일에 오타루수족관의 5마리 (성숙 수컷 1마리, 성숙 암컷 3마리, 미성숙 1마리), 2004년 8월6일 에 서울수족관의 2마리 (성숙 수컷 1마리, 성숙 암컷 1 마리), 2004년 8월7일에 용인수족관에 2마리 (성숙 수 컷 1마리, 성숙 암컷 1마리)를 대상으로 명음의 데이터 수집을 실시하였다.
야생개체의 명음 수집
야생개체의 명음 수집은 2003년 4월12일~16일까지 5일간 (개체수 42~66마리), 2004년 3월6일~8일까지 3일간 (개체수 37~89마리), 일본 홋카이도 서해안의 하마마스마을 해안에서 월동중인 야생 큰바다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명음의 개체간 변이 해석을 위하 여 행동과 개체식별이 가능한 성숙 수컷과 성숙 암컷 각 1마리를 선택하여 각각 Ohuyu-M1, Ohuyu-F1이라 명명하였다.
야생 큰바다사자의 행동 및 명음은 Fig. 1과 같이 큰바 다사자가 상륙하는 암초에 비디오카메라 (TR-836WCP, Tokyo Meisan Co., Japan), 마이크로폰 (F-V30T, SONY Co., Japan) 및 이들 데이터를 원격 송신할 수 있는 송 신기를 설치하고, 큰바다사자 바위로부터 300 m 떨어 진 절벽에 비디오 데크, 모니터 (LCD TV VF-60S, CASIO Co., Japan) 및 데이터 원격 수신기를 설치하여 큰바다사자의 행동을 모니터하면서 영상과 명음을 수 록하였다. 동시에 관측지점에서는 망원렌즈 부착의 비 디오카메라 (TC-D5M, SONY Co., Japan)를 설치하여 큰바다사자의 행동을 30분 간격으로 5분간 녹화하여 그것을 5일간 연속적으로 실행하였다.
명음의 특징 분석
사육 큰바다사자 및 야생 큰바다사자의 명음과 행동 을 기록한 비디오테이프는 후일 재생하여 음성신호는 오실로스코프, FFT (fast Fourier transform)분석기 및 디지털소나그라프 (DSP-5500, KAY Co., USA)를 이용 하여 우선 명음을 노이즈로부터 식별한 후 진폭파형, 주파수 스펙트럼 및 소나그람을 구하였다. 소나그람은 가로축에 시간을 가져 진폭을 농담 또는 칼라로 표시되 고 세로축에 음향신호의 주파수성분으로 명음의 주파 수 스펙트럼의 시계열적인 변화를 해석할 수 있다.
큰바다사자의 명음은 기본음과 몇 개의 고조파를 동 반한 주파수와 음압이 변화하면서 일정한 시간을 유지 하는 FM (frequency modulation)파이며, 소나그람 상에 서는 층상의 패턴으로 기록된다. 오실로스코프 및 FFT 분석기로 큰바다사자 명음의 진폭파형 및 주파수 스펙 트럼을 분석하여 대부분 명음의 길이는 4.0 sec 이하, 주파수 성분은 4 kHz 이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래서 디지털 소나그라프의 해석 주파수 범위는 0~16 kHz, 해석 시간은 1.0~4.0 sec로 하였다.
우선, 큰바다사자 명음의 특징을 수치화하기 위하여 Fig. 2와 같이 포르만트 주파수 F1, 기본 주파수 F0, 음 장 T, 펄스 반복률PRR(pulse repetition rate)을 음향파 라미터로 명음의 개체간 변이와 개체군 (그룹)간 변이 에 대해서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큰바다사자 명음의 개체간 변이
명음의 개체간 변이를 파악하기 위하여 개체식별이 가능한 야생 큰바다사자의 성숙 수컷 Ohuyu-M1, 성숙 암컷 Ohuyu-F1, 사육 큰바다사자의 성숙 수컷 Ran 및 성숙 암컷 Sakura의 명음 음향파라미터를 정리한 결과 는 Table 2와 같고, 이들 4마리의 명음 포르만트 주파 수 F1의 빈도분포 비교는 Fig. 3, 음장 T의 빈도분포의 비교는 Fig. 4와 같다.
Fig. 3과 Table 2에서 명음의 포르만트 주파수 F1은 야생 큰바다사자와 사육 큰바다사자 모두 수컷 (Ohuyu-M1, Ran)이 암컷 (Ohuyu-F1, Sakura)보다 평균 약 112.4 Hz 낮았고, 야생개체 (Ohuyu-M1, Ohuyu-F1) 가 사육개체 (Ran, Sakura)보다 평균 약 120.0 Hz 낮게 나타났다.
수컷과 암컷 큰바다사자 사이의 포르만트 주파수 F1 차이를 t-test를 이용하여 검정한 결과, t값 –15.773, 자 유도 (df) 309, 유의확률 0.001로 0.05보다 작으므로 암 수 큰바다사자 사이에 유의한 차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 였고, 동일한 방법으로 야생과 사육 큰바다사자의 포르 만트 주파수 F1 차이를 검정한 결과, t값 –17.877, 자유 도 (df) 309, 유의확률 0.001로 나타나 야생과 사육 큰바 다사자 사이에도 유의한 차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Fig. 4와 Table 2에서 명음의 음장 T는 야생 큰 바다사자와 사육 큰바다사자 모두 암수간의 차이는 보 이지 않았으나, 야생개체 (Ohuyu-M1, Ohuyu-F1)는 사 육개체 (Ran, Sakura)보다 0.7 sec 짧은 것으로 나타났 다. 야생과 사육 큰바다사자의 음장 T 차이를 검정한 결과, t값 –11.107, 자유도 (df) 303, 유의확률 0.001로 나타나 야생과 사육 큰바다사자 사이에 음장 T의 차이 에 유의한 차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5는 4마리의 음장 T와 포르만트 주파수 F1의 관 계를 나타낸 것이다. Table 2와 Fig. 3에서도 기술한 것 과 같이 야생개체의 수컷 Ohuyu-M1과 암컷 Ohuyu-F1 은 사육개체의 Ran과 Sakura에 비해서 평균 음장 T가 짧고, 평균 포르만트 주파수 F1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 다. 이에 대하여 사육개체의 Ran과 Sakura의 명음은 음 장 T의 불규칙성이 크고, 포르만트 주파수 F1의 변화도 컸다. 한편, Fig. 5에서와 같이 야생개체는 F1과 T의 범 위가 좁고, 항상 같은 명음을 발성하고 있으며, 사육개 체는 F1과 T의 변화를 가진 다양성이 풍부한 명음을 내 었다. 이것은 야생 큰바다사자가 개체 특유의 F1과 T를 이용하여 상호간 개체식별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 었고, 사육개체는 서식밀도가 낮고 개체식별의 필요성 이 약하기 때문에 F1과 T가 분산되고 오히려 그것을 변 화시키면서 의지전달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되 었다.
큰바다사자 명음의 그룹간 변이
큰바다사자의 명음의 개체군간 변이를 파악하기 위 하여, 오후유의 야생 큰바다사자, 무로란수족관, 오타루 수족관, 용인수족관, 서울수족관의 사육 큰바다사자의 5개 그룹의 명음 특징, 즉 5개 그룹간의 명음 포르만트 주파수 F1과 음장 T를 비교한 결과는 Fig. 6과 같다.
Fig. 6의 (a) 포르만트 주파수 F1은 서울수족관 큰바 다사자가 228.5±62.4 Hz로 가장 낮았고, 다음이 오후유 의 야생 큰바다사자 (302.0±41.6 Hz), 용인 큰바다사자 (371.2±68.6 Hz),무로란 큰바다사자 (439.7±82.8 H z),오타루 큰바다사자 (455.9±160.0 Hz)의 사육 큰바 다사자 순으로 높아졌다.
한편, Fig. 6의 (b) 음장 T는 오타루 큰바다사자가 0.4±0.2 sec로 가장 짧았고, 다음이 용인의 사육 큰바다사 자 (0.60±0.5 sec),오후유의 야생 큰바다사자 (0.7±0.4 sec),무로란 큰바다사자 (1.5±0.6 sec),서울의 큰바다 사자 (2.0±1.2 sec)의 순서로 길게 나타났다. 특히, 서울 의 그룹은 음장 T의 퍼짐이 현저하여 4 sec 이상의 긴 음장 T를 가진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6의 (c)는 이들 각 그룹의 포르만트 주파수 F1과 음장 T의 관계를 비교한 것이다. 각 그룹을 비교하면 용인 그룹은 F1, T 모두 그 분산이 작게 나타났고, 이에 비해 오후유의 야생 그룹과 서울의 사육 그룹은 F1이 집중되어 있지만, T의 분산이 크고, 반대로 오타루의 그룹은 T가 집중되어있지만, F1의 분산이 크다. 무로란 의 그룹은 F1 및 T 모두의 분산이 크게 나타났다. 더욱이 Fig. 6의 (c)를 포르만트 주파수 F1과 음장 T 로부터 5개 그룹을 3분류로 나타낸 결과는 Fig. 7과 같다.
Fig. 7에서 F1, T 모두 분산이 작은 용인 그룹, F1의 분산이 작고 T의 분산이 큰 오후유의 야생 그룹과 서울 그룹, T의 분산이 작고, F1의 분산이 큰 오타루 그룹이 다. 오히려 무로란 그룹은 F1 및 T 모두 분산이 크고, 양쪽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사육 큰바다사자가 다른 그룹과의 교류가 차단되고 세대교체가 진행되어 그룹에 고유의 명음이 형성되고 있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판 단되고, 오후유의 야생 그룹은 매년 같은 개체가 내유 한다고 생각되어지기 때문에 그들도 그룹 간에 고유한 특징을 가진 명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와 같은 연구는 향후 큰바다사자와 같은 해양포유류 에 의한 어장교란 및 인간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 론
서식환경이 다른 개체간의 명음 변이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개체가 식별된 야생 수컷과 암컷, 사육 수컷과 암컷의 명음 음향파라미터를 비교하고, 더욱이 야생 큰 바다사자를 포함한 환경이 다른 5개 그룹간의 공통성 과 특이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명음의 포르만트 주파수 F1에서 암수 큰바다사자 사이에는 수 컷이 암컷 보다 약 112.4 Hz 낮았고, 야생과 사육 큰바 다사자 사이에서는 야생개체가 사육개체보다 120.0 Hz 낮게 나타났다. 음장 T는 야생 큰바다사자와 사육 큰바 다사자 모두 암수간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으나, 야생개 체는 사육개체보다 0.7 sec 짧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 었다. 큰바다사자 명음의 개체군간 변이를 파악하기 위 한 5개 그룹간의 명음 특성의 비교에서는 포르만트 주 파수 F1, 음장 T의 분산이 모두 작은 그룹, 포르만트 주 파수 F1의 분산은 작고 음장 T의 분산은 큰 그룹, 모든 분산이 큰 그룹과 같이 3그룹으로 대별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큰바다사자와 같은 해양포유류에 의 한 어장교란 및 인간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 템 개발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